기노시타 쇼조, 천황에게 폭탄을 던지다 - 인간 이봉창 이야기
배경식 지음 / 너머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자 강유원씨가 추천하는 책"이라는 주제의 유튜브 동영상을 구해보고 그 동영상에서 강유원씨가 적극 추천해서 다른 몇가지 책들과 함께 구매해서 읽은 책. 강유원씨 추천이라면 좀 어렵기는 해도 항상 읽을만 했으니..역사 전공자가 아니라면 아무리 학교에서 국사에 큰 관심이 있었다고 해도 "기노시타 쇼조" 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것 같다. 하지만 기노시타 쇼조 대신 이봉창이라고 하면 웬만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 알지 않을까? (참 요즘 고등학생들은 국사가 필수가 아니라니 모를 수도 있겠다. 얼마전에 KBS에서 방송한 프로그램 보니 시험문제 답안에 독도를 못적어낸 학생이 절반이 넘었다니..세상에!!)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봉창 이라고 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일본 군국주의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천황을 향해 폭탄을 던진 독립 운동가...정도일테고 좀더 덧붙인다고 해도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어쩌고..식민지 백성으로써 차별과 핍박을 견디지 못해..어쩌고..독립운동에 목숨을 걸기로 하여 김구를 만나 독립운동에 목숨을 건 의혈청년 정도가 아닐까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익히 보아온 이봉창의 사진-수류탄 2개를 양손에 들고 가슴에는 선언문을 걸고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이 놀랍게도 합성(그시절에도 합성이!)이며 실제 이봉창이 거사를 앞에 두고 찍은 사진과는 다르다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한 이 책은 실제 사료들을 넘나들며 독립운동가 이봉창으로부터 신화화된 겉모습들을 하나씩 걷어나가고 있다. 즉 이봉창은 위에 말한 전형적인 스테레오 타입의 삶과 달리 황국신민이 되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이 '기노시타 쇼조'라는 일본 이름을 가지고 일본인 행세를 하기도 했으며 술과 친구와 유흥을 좋아했던 "모던보이"로써의 삶을 재구성하고 있다.

거사를 앞에 두고도 술집에 들러서 술을 마신다던가, 천황의 이동경로에 대해 미리 답사한번 안해 보고, 심지어 천황의 얼굴도 몰랐을 정도로 의거 당일의 행적도 생각과는 많이 달랐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이봉창의 의기와 독립운동의 가치가 조금이라도 훼손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평범한 젊은이가 사회적 모순을 체감하며 어떻게 변해가는가 하는 과정들이 더욱 감동으로 다가오며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김구를 비롯한 상해 임시 정부의 독립 운동가들의 모습 또한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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