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늦추면 행복이 보인다 - 30대에 시작하는 인생의 다운시프트
코사카 마사루 지음, 안미라 옮김 / 이스퀘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속도를 늦추면 행복이 보인다>는 대부분의 사람이 더 빨리, 더 많이 갖고 싶어 하는 세상에서 적게 갖고 느리게 걸어도 괜찮다고, 그러면 오히려 더 행복하다고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인 ‘코사카 마사루’는 서른에 그때까지 다니던 대기업에서 나와, 마흔인 지금 혼자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직장에 다닐 때보다 수입은 줄었지만 일과 생활에 만족하며 즐겁게 살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회사에 다닐 때는 높은 연봉을 받았지만 하루에 12시간을 일했고 미래가 불안하고 행복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퇴사 후,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 위해 1년 가까이 일본 안팎을 여행한다. 그리고 여행을 하던 어느 날, 바닷가에서 생전 처음으로 달이 지는 것을 본 뒤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다. 많은 사람이 감동을 받거나 즐거운 일에는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돈 버는 일에 몰두하는데, 달이 지는 광경처럼 감동적인 장면은 날마다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한 저자는 이후 <가끔은 달이라도 쳐다봅시다>라는 음식점을 낸다.

 

 

저자는 작은 음식점을 하루에 6시간 운영하며 가게의 모든 일을 혼자 한다. 가게 인테리어도 돈 대신 시간과 정성을 들여 직접 했다. 그리고 소농에게 친환경 농산물을 사서 음식을 만들어 손님에게 내며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일한다.

 

 

손님들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한가한 가게를 추구하므로 큰돈은 벌지 못하지만 그래도 가게는 흑자다. 저자는 정말 갖고 싶은 것과 그렇게까지 갖고 싶지 않은 물건에 대해 명확한 가치 기준과 자신감이 있다면, 필요 이상으로 벌지 않을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과로하지 않으므로 여유로운 시간 덕에 돈은 별로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드는 즐거움을 추구하면 지출이 줄고, 지출이 줄면 수입이 줄어도 괜찮으니 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럼 정성을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 늘어 즐겁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시간 여유가 있어 오랜만에 색연필을 꺼내 친구들에게 보낼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었는데, 정성을 기울여 마음이 담긴 카드를 만들며 행복했다.

 

 

가게 휴일을 주 1일에서 2일로 늘린 저자는 논농사를 지어 쌀 자급에 성공한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삶에 필수적인 먹을 것을 어느 정도 자급한다면 돈이 없어도 걱정이 없다. 일본에서도 농부는 인구의 3%뿐이고 대부분 고령이란다. 우리나라도 인구의 6% 이내만이 농부다. 즉 여섯 명의 나이 든 농부가 백 명을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 나도 아직 서울에 살고 있지만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농사를 지어야겠다. ‘가정의 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안전과 안심, 자유와 자립을 향한 길’이라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경제 성장만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이 세계 경제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렇기에 경제 성장 없이도 적당한 돈을 벌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가게를 통해 보여준다. 이러한 개개인의 변화가 모여 사회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말로만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저자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나무 우거진 마을 작은 집에서 텃밭을 가꾸며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글을 쓰는 나를 그려본다. 별 맑은 밤이면 수많은 별 사이 우주 한 자리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에 매번 놀라워하며 이 소중한 삶을 어떻게 가꾸어갈지 생각하리라. 그날을 미루지 않고, 그날이 올 때까지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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