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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2023년 여름호 - 통권 182호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3년 6월
평점 :
세상에는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해결하기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있다. 내게는 그런 사람들이 멋있어 보인다. 어떤 일이 때로는 불가능해 보이더라도 결과에 상관없이 이 세상에 필요한 일, 우리가 할 일이기 때문에 묵묵히 하는 사람들.
“<녹색평론>이 일관되게 관심을 가져온 주제는 지속가능한 문명, 즉 좋은 삶과 사람살이의 근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142쪽). 많은 사람이 더 많은 돈을 좇아 달리는 이 시대에, 삶에 본질적인 질문을 놓지 않고 다른 삶도 있다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간다면 다른 세상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있어 고맙다.
나는 여러 해 동안 <녹색평론>을 읽으며 다른 생명들과 조화롭게 살아가기, 민주주의, 기본소득, 탈핵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번 복간호는 기후위기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전쟁이 민중의 삶과 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도 악화시킴을 지적한다.
이번 호에서 특히 좋았던 글은 ‘자치의 회복에 모든 것이 달렸다’였다. 인간 삶의 토대인 농사에 대한 이야기인데, 도시인의 편리한 삶은 농촌의 희생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이 숨겨져 있고, 농촌을 파괴하는 것을 막으려면 정치제도를 개혁해 자치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조화로움 속에 몸을 맡기다’란 글도 좋았다. 이 글을 시작으로, ‘자급’을 주제로 다양한 필자의 글을 소개할 예정이라니 반갑다. 이 글의 필자는 토종씨앗을 지키고 전통농법으로 농사짓는 농부로, 자급하는 삶의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을 나눈다.
“지금 자연의 순환에 직접 참여해 농사를 짓고 생활용품을 만들고 최소한의 소비를 한다면 어떤 미래도 두렵지 않다.”(193쪽)
앞으로도 <녹색평론>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길’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주길, 그 길을 같이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 세상이 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