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 2022.봄호 : 교차성X비거니즘
물결 편집부 지음 / 두루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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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운동, 여성·장애인·퀴어·노동자 등 소수자들의 해방운동, 동물권 운동

이 색색의 물결은 모여 파도가 될 수 있을까?

비거니즘 잡지 물결은 그렇게 되자고 말한다.

 

페미니즘×비거니즘

김은비 님은 축산업에서 젖, , 후대를 얻으려고 여성 동물을 착취한다는 점을 지적한다이는 비거니즘과 페미니즘이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소의 경우 젖을 얻으려고 계속 강제 임신당하고, 아기 소가 태어나면 곧 엄마 소와 분리된다는 사실을 나도 비거니즘 관련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축산업에서 남성 동물은 다른 상황에 처한다. 예를 들어 수평아리는 태어나자마자 산 채로 갈아 비료로 쓴다. 비인간 동물에 대한 이러한 폭력적 시스템을 멈추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장애해방×비거니즘

현희진 님은 사람들이 동물 산업에 이용되는 동물을 장애화한 사실을 밝힌다. ‘고기’, ‘계란’, ‘우유를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하는 동물 품종을 만든 결과, 닭은 골다공증과 골절에 취약해졌고, 많은 젖소는 유방염을 앓게 되었다(10).

 

글쓴이는 장애화된 동물이 당하는 억압은 장애인이 당하는 억압과 이어져 있음을 이야기한다. 물리적으로 더 강하다고 해서 상대적 약자를 차별하고 억압할 권리는 없는데도, 비장애 중심적 사회는 강자의 입장에서 누가 더 가치 있는 존재인가를 판단해왔다. 이제는 우리가 다른 생명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가 아닐까?

 

기후운동×비거니즘

부산 가덕도에 방문한 홍성환 님은 그곳에 공항이 건설되면 사라질 생태계에 절망하며, 기후운동과 동물권 운동의 연결성을 말한다. 기후위기는 인간이 초래했지만, 이 위기에 가장 고통받을 존재는 비인간 동물이란 것이다. 그리고 기후위기로 피해를 받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에서 나아가 비인간 동물에 대한 부정의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후정의 운동은 모든 운동과의 연대를 도모하며 모두의 생명권을 위한 운동이다(29).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그 섬의 산을 깎아 바다를 메워 지을 계획이다. 나는 그곳에 사는 오래된 동백나무와 수달과 돌고래를 비롯해 수많은 생명을 떠올린다. 우리와 똑같이, 살고 싶어 하는 그들을.

 

분열을 넘어 연대로

전범선 님은 진보 진영은 각자 다른 정체성만을 내세울 때 분열되지만, 인권을 넘어 동물권과 생명권으로 나아갈 때 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모든 사람은 소득, 성 정체성, 성적 지향, 장애 여부 등 다양한 면에서 다르지만, 모두 행복을 원하는 생명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가장 밑바닥에 비인간 동물이 있다. 동물해방을 말하면서 모든 인간의 해방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97~98) 비건은 사회적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이니, 다른 소수자들이 받는 차별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삶의 어떤 면에서는 자신이 소수자라고 느낄 것이다. 다수의 사회적 소수자들은 연대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억압받는 모든 존재가 자유롭게 자신답게 살 수 있도록, 뿔뿔이 흩어져 있는 많은 사람이 힘을 모아 사회를 바꾸도록, 비거니즘(글쓴이의 번역에 따르면 살림’)이 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조한진희 님은 가난하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돈과 시간의 제약 때문에 채식이나 친환경적 생활을 하기가 더 어렵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비거니즘은 개인만 노력해 될 문제가 아니라, 누구든 실천할 선택권이 있도록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데 동감했다나 역시 지금까지의 생태계 파괴의 문명에서 살림의 문명으로 나아가는 운동에 함께하며, 원하는 누구나 이에 동참할 수 있게 사회 체계를 바꿔가고 싶다


물결은 다채로운 필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삶을 더 넓고 깊게 보도록 도와준다. 책을 덮으며, 다양한 해방운동이 만날 때 열릴 새로운 세상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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