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세상을 훔친다고!

책, 세상을 훔치다 - 우리시대 프로메테우스 18인의 행복한 책 이야기
반칠환 지음, 홍승진 사진 / 평단(평단문화사) / 2006년 9월

제목부터 읽는 이의 관심을 끄는 책이다. 세상을 품친다니 그거도 무생물인 책이 세상을 어떻게 훔칠까? 훔친다면 무엇을 훔칠까?

우리시대 프로메테우스 18인의 행복한 책읽기라는 부제도 독특하다. 프로메테우스라면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줘 코카서스 산에서 바위에 묶여 간을 쪼이는 죄를 받은 인물이 아닌가?

책속에 소개되는 사람들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위즈덤하우스의<공부의 즐거움>이라는 책과 비슷하게 엮여져 나온 책이다. 다른 것은 <공부의 즐거움>의 책 속에서 소개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자(교수,연구원)이거나 종교인등,,학문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며 <책, 세상을 훔치다>에서 소개된 사람들은 훨씬 다양한 부류(영화인, 여행가. 코미디언.가수 등등)이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 책 속에서 첨부된 사진들 속의 인물들은 좀 더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며 칼라로 되어 시각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 속에 소개된 인물들은 하나같이 책을 손에 쥐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리고 그들의 서재를 찍은 사진이 책을 좋아하는 독자의 부러움을 유도한다. 나또한 책을 읽으며 사진 속에 소개된 그들의 서재가 너무 부러웠다. 나도 그런 책방이 있거나 아니면 커다란 책장이 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책장에 잔뜩 꽂아두고 그것의 향기를 맡으며 잠들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난 책을 읽는 내내 사진 속의 책장을 보면서 감탄을 했다. 나중에 나에게도 저런 커다란 책장이 생기면 어떻게 분류해서 책을 정리할까하면서서 달콤한 상상에 빠져보기도 했다.

책 속에 소개된 사람 중에 앵커 백지연의 글이 인상깊었다. 그녀가 평정심을 뒤흔드는 어려움에 빠졌을 때 어떻게 빠져나오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성경>을 읽는다는 말이 눈에 쏙 들어왔다. <여호수와>나 <신명기>를 읽으며 마음의 평정을 얻는다는 그녀..어려움을 극복하는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그녀의 비밀무기가 <성경>이라니 그녀가 좋아질 것 같다.

성경책을 읽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나는 작년에야 깨닫게 되었다. 대학 도서관에 공부를 하러갔다가 열람실에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 성경책을 두고 읽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심을 갖고 보니까 성경책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나또한 작년에 우연히 아는 사람의 소개도 성경모임에 참석하게 되면서 성경책을 조금씩 읽게되었다. 그러면서 성경책 속에 나온 참 진리를 조금이나마 맛보게 되었다. 마음이 혼란스럽고 괴로울 때 성경책의 아무곳이나 펴놓고 읽기 시작하면 어느덧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현재의 나의 혼란스러움을 잠재울 수 있는 관련 성경구절이 눈에 들어올 때가 많았다. 그녀와 공감대가 생긴 것 같아서 왠지 전보다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이 책은 18명의 유명인들의 책과 관련된 경험을 서술하여 그들이 인생에 크게 영향을 끼친 책들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하는 것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깊어져가는 가을에 책을 읽고 싶은 욕구를 유발시키고 있다. 그리고 책의 첫 장에 소개되는 '책이 없는 방은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라는 명언이 퍽어니 멋지다.

아름다운 순수한 영혼을 갖기 위해서라도 독서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야시 -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야시 -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9월

' 바람의 도시, 야시' 등 2편으로 구성된 책입니다. 호러소설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개글로 인해 조심스럽게 읽기 시작한 책인데 예상과는 다르게 그리 무섭지 않았다. 늦은 밤에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공포를 느끼지는 못했다.

책 속에 나온 죽은 자의 모습(목이 잘려서 구더기가 부끌부끌 끓는 상태도 어둠의 공간을 헤매는 부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떄도 그리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상상력이 바닥이 나서 일까? 아니면 다른 요소 떄문일까? 고민해보았다. 분명 무섭게 느끼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다. 일본 대표 공포소설 상도 받은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무섭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이래저래 나름대로 생각해보았다.

# 과연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주인공이 고도라는 죽은 자들이 사는 공간과 그가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부족해서인 것 같다. 독자들이 좀 더 상상력의 세계에 흠뻑 빠질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외양묘사가 이루어졌다면 좀 더 무섭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은 요즘 소설 혹은 영상물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그런 흔한 모습들이다. 물론 실제로 소설 주인공처럼 괴기스런 분위기의 그들과 대면한 상태라면 무섭긴 하겠지만 우리는 그런 인물들에게 너무 익숙해져있기때문에 내용의 계속되는 극적반전을 사용하거나 혹은 실제로 곧 일어날 것 같은 위기감과 함꼐 실재성 측면을 부각시킨다면 공포를 배가시키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책 속에서 아주 우연하게 고도라는 공간을 주인공이 친구 혹은 형제와 들어가야 되고 그로 인해 비극적인 대가(친구가 죽게 된다거나, 형이 자신의 동생을 팔아야하는 상황)를 치르게 된다는 점에서 내용은 비교적 참신하게 다루고 있긴 하다. 그런데 소설 전개면과 시점선택면에서 작가가 신선한 소재를 통해 제시된 내용이 주는 장점을 반감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전개면에서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켜 인과관계를 설정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가가 제시하는 근거들이 짜맞춘 것 같은 느낌이 다분하다. 우리나라 고전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우연성의 남발이라고 표현하면 적당할 것 같다.

고도라는 공간을 작가는 분명 한 번 길을 잃으면 본래의 길을 찾기 힘들정도로 미로같은 공간이라고 설명을 해놓고 등장인물들을 너무 쉽게 만나서 갈등을 일으키고 가고자하는 곳도 비교적 잘 찾아서 가는 편이다. 목적지에 가는 과정에서 여러 고통스런 경험과 모험으로 채워넣어서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좀 더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전개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물론 단편소설이라는 특지응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라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아직 미숙한 점이 부분들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차리리 주인공의 심리적인 측면을 부각시켜서 내용을 전개했다면 좀 더 공포스런 분위기를 표현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소설처럼 환타지 세계 속 공포를 다룬 것은 아니지만 포우 단편소설 <검은 고양이>를 읽으면서 어릴 적 공포에 전율했던 경험을 되살려보면 알 수 있다.

나의 스타일을 찾아 떠나는 여행

스타일 북 - 서은영과 장윤주의 스타일리시한 이야기
서은영.장윤주 지음 / 시공사 / 2006년 8월

** 스타일리시한 이야기라?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다.

  책을 조심스럽게 열어보았다. 멋쟁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쓴 책 과연 무슨 내용일까?작가부터 흥비롭다. 스타일리스트와 패션모델의 결합이라 여성이라면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책일 것이다.

  역시나 실제적인 노하우가 제시된 책이다. 잡지처럼 휘황찬란하 칼라사진으로 도배된 책은 아니지만 실제 생활에서 우리가 자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제시한 책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스타일 팁이라는 부분이다.  거기에는  옷 고르는 방식이나 소품(악세사리)의 수납방식과 블랙미니 드레스 연출법 등등 우리가 생활 속에 실천할 수 있는 지식을 귀여운 그림과 함께 제시하였다. 책 속에 제시된 방식 데로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리고 속옷 사이즈 부분도 알아두면 좋은 정보일 것 같았다. 각 나라별로 사이즈를 제시하거나 그것의 종류 혹은 사이즈 측정방법 등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섬세하게 제시하였다.

  또 요즘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에스라인 몸매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도 즐겁게 읽었다. 어떻게 하면 에스라인 포즈를 취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설명들.....결국 작가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했다.

  또 영화와 관련된 '영화 속 의상이야기' 부분에서는 연대별로 나누어 관련 의상에 대해서 참고할 만한 영화를 제시하였다.  우리들에게 많이 알려진 영화를 소개하여 읽는 이의 흥미를 끌고 있다. 특히나 빅토리아 시대의 의상부분에 관심을 갖고 읽었다.  대학 때 복수전공 과목으로 '복식과 문화'라는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그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들과 관련된 영화가 소개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복식사를 공부하고 싶다면 <엠마>,<센스 앤드 센서빌러티>를 보라고 작가는 독자에게 권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의 의상에 대한 배경지식의 수준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제인오스틴의 작품들이다. 제인 오스틴이 살던 시대가 18세기이다. 그때의 의상을 보고 싶다면 이 두 작품을 보면 좋을 듯 싶다. 제인오스틴의 소설을 읽으면서 옷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머리 속으로 상상만 했는데 작가의 충고처럼 관련된 영화를 보면 그 상상력에 좀 더 실재성을 보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추가로 제인 오스틴의 작품 <오만과 편견>을 콜린퍼스와 제니퍼엘 주연으로 BBC 방송 시리즈물을 통해서도 당시의 의상을 살펴볼 수 있다. <오만과 편견> 속에서 제인이 병에 걸리게 된 것도 그녀의 의상과 관련이 이 있다.  그 당시의 여성들은 옷을 상당히 얇게 입고 다니는 편이었다.  물론 흐린 날씨와도 관련이 있지만 그녀가 착용한 의상과 작품의 스토리가 서로 어느 정도 개연성을 가지며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의상은 당시의 시대적인 분위기나 문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당시 시대와 관련된 의상을 눈여겨 관찰하라는 작가의 조언이 아주 마음에 든다. 영화 속에 제시된 의상을 보면서 우리는 옷을 입을 때의 노하우의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대의 패션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일 때나 가벼운 마음으로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멋지게 연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를 습득할 수 있으며 그리고 어떻게 해야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을 지에 대한 방법을 작가는 다정하게 우리에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소중한 사람의 놓치지 않는 힘의 정체

뜨거운 관심 - 소중한 사람을 놓치지 않는 1%의 힘
하우석 지음 / 다산북스 / 2006년 8월

  당신의 관심의 온도는 어떤가요? 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지는 책이다. 관심을 어떻게 뜨거운 관심과 차가운 관심으로 나눌 수 있을까? 과연 그것을 나눈다면 어떤 기준으로 구분해야할까에 대한 고민을 빠지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주인공(선우)는 가정적인 문제(아내의 병)와 회사에서 자기가 속한 팀의 해체라는 두 가지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딸이 다니는 유치원의 원장수녀님과 만남을 통해 얻은 깨달음에 대한 내용을 다룬 책이다.

  테레사 수녀님이 아이들의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심리를 추측하는 내용이 인상깊었다. 최근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술치료에 관한 홍보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그와 연관있는 내용이라 더 관심이 갔다. 그림을 통해 수녀님은 어린 시절의 아이들에게 상처받을만한 충격적인 일에 노출시키지 말라는 조언을 한다. 어린 시절의 충격은 아이들의 삶에 특히나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떄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아이들의 억압된 의식이 그림을 통해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 과연 뜨거운 관심이란 어떤 것일까?

  책속에서는 뜨거운 관심의 조건으로 '1. 존중의 마음이 있어야한다. 2.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야한다. 3. 지속적이어야한다.' 고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뜨거운 관심과 차가운 관심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바로 "상대의 존중성 여부"라고 말한다. 흔히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주관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하는 관심은 차가운 관심이라는 것이다. 상대가 진정 원하는 것을 세심한 관찰을 통해 해주어야지만 그것이 따뜻한 관심이 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과연 어떤 관심을 보였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내 스스로를 반성해보았다. 나 또한 차가운 관심을 상대에게 쏟은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저 좋아하는 마음만 앞세워 상대에게 적극적인 애정만을 보였지 상대의 상황을 배려하지 않고 내 입장만 내세워 불편함을 준 것 같은 생각에 무척이나 미안해지기도 했다. 상대가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려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뜨거운 관심을 만드는 비결로  ' 그 사람 자체를 감사해라'고 제시하였다. 그래도 다행하게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실천을 한 것 같아 무거웠던 마음이 한 시름 놓였다. 난 그 사람 자체에 대해서는 항상 감사했으니까 말이다.  내가 아끼는 사람의 존재에 대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살아온 편이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의식적으로 내가 뜨거운 관심을 어느 정도는 실천하며 살아왔구나하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또 부부간에 서로 유언장을 주고 받은 것도 기억에 남는다. 유언장을 쓰는 과정을 통해서 서로의 마음에 깊은 부분까지 돌아볼 수 있어서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수녀님의 이야기에 나도 나중에 시간을 내서 늦음 밤 모두 잠든 후 고요한 정적이 흐르는 시간에 유언장을 한번 써봐야겠다는 결심을 해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자기 치유의 다른 방식으로 끊임없이 기도를 하거나 명상 혹은 일기를 쓰는 일도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소중한 사람을 놓치지 않는 1%의 힘' 이라는 문구를 보고 읽기 시작한 책을 통해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 같아서 책을 다 읽고 나서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또 상대를 대할 때 차가운 관심이 아닌 뜨거운 관심으로 대할 수 있는 그 노하우를 어느 정도 알게 된 것 같은 생각에 흐뭇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다만 앞으로 나의 뜨거운 관심으로 상대의 마음 속 깊은 어둠의 공간까지 뜨겁게 데워 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