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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소년 그리고… 여우
매튜 스위니 지음, 박미낭 옮김 / 아리솔(중앙교육진흥연구소)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미성숙한 상태의 소년이 슬픈 경험을 통해서 정신적 성숙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한 소년이 있었고 그가 새롭게 이사간 곳에서 소년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노숙자 친구 한 명을 사귀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소설의 스토리 구성면에서 다양한 소설을 차용하여 쓴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신선한 내용은 아니라는 말이다. 소설의 여러 부분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와 내용이 전개된다. 그래서 독자는 이야기의 흐름으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된다.
소설의 어느 부분들이 우리에게 친숙한 내용과 소재로 구성되어있는지는 세부적으로 따지는 과정을 거며 책을 읽어나갔다. 우선 성장 소설이라는 장르부분에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이 소설의 주인공도 자기보다 나이가 월등히 많은 친구와 사귀면서 그에게 정신적으로 의지를 하며 그의 조언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는 과정을 거치며 결국에 나이든 친구의 죽음을 통한 정신적 아픔을 겪은 후 내적 성장을 겪게 된다.
이 소설 속의 경우도 제임스라는 소년이 좋아하는 노숙자친구가 폐렴으로 죽는 장면에서 눈물 몇 방울 흘릴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소년과 여우를 남겨두고 그가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죽는 장면에서는 너무나 비극적이다. 자신의 임종을 함께 해주는 사람 한명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더 슬픈 죽음이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인해 읽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정신적 성숙을 거치기 위해서는 소설에서 일반적으로 주인공의 주변 그가 아끼는 사람 혹은 동물들의 죽음을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소설쓰기 방법을 매번 접하면서도 볼 때 마다 슬픈 감정이 드는 것을 통해 아직 나의 감수성이 그리 메마르지 않았구나하는 안도감과 함께 내 나이또래의 사람들에 비해 너무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스런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매번 다른 사람들의 슬픔을 보둠어 안아줄 수 있을 정도로 강인한 마음을 갖고자 다짐을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 이 소설은 왠지 <어린 왕자>와 소재와 내용전개 부분에서 비슷한 점들이 많다라는 사실을 읽는 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나 책에 대한 비평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조심스러워하는 편인데 이번 책은 작가가 쉽게 소설을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여러 개의 상을 받는 작가의 작품치고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작품들과 비슷한 부분들이 확연히 보여서 식상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소재면에서 여우가 등장한다거나 내용 전개면에서 어린왕자가 별나라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이 소설 속 주인공도 친구를 찾기 위해서 거리를 배회하며 상징성을 띤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물론 소년이 거리를 배회하면서 만난 여러 사람들을 통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노숙자의 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을 통해 독자에게 그들의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칭찬을 받을만하다. 작가는 이 부분에서는 자신이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얻는 소재라는 책의 뒷부분에서 밝히고 있다. 노숙자를 위한 자원봉사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을 작가 나름대로 책 속에서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한 아이들의 순수함을 그리고자 하였다.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의 아이들이 읽으면 지루하지 않게 계속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도 같이 읽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