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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연장통 - 당신을 지키고 버티게 하는 힘
신인철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2월
평점 :
일단 책 표지에 대한 내 느낌은 ‘헉! 중용이잖아. 내가 읽을 수 있을까?’ 였다. 그런데 책의 표지에 대한 첫인상과는 달리 주인공의 삶을 통해 중용을 풀이해 줘서 재미있게 읽어 나갔다. 중간중간 한글 해석이지만 어떤 의미인지 생각을 해야 하니(사실 한자를 잘 모르니 한자 보느라 시간이 더 걸렸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다. 중용의 연장통이라는 제목이 낯설었지만 저자의 글 부분에 소개된 나는 목수가 연장통에서 비장의 도구를 꺼내 수리하고, 연마하고, 손질하듯이 『중용』을 통해 내 삶을 다듬고, 바로잡고, 바꿔 나갔다. 라는 부분을 읽고 나니 쉽게 와 닿았다.
한 부분을 읽다가 신랑과 연애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연애를 하던 그 시절에 3살 많은 선배는 의지하고 싶고 힘들 때 기대고 싶은 나무 같은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도 배울 점이 많은 좋은 사람이다. 연애하면서 공자의 말 중에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면서 이야기 해 주던 날. 나는 그 말 그대로 그냥 받아들였다. 삼인행이면 필유아사라.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내가 아는 전부였다. 그리고 그 뒷이야기는 논어라는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하지만 그냥 스치듯... 이 책을 읽으면서야 제대로 알게 됐다. p. 79 “擇基善者而從之(택기선자이종지) 基不善者而改之(기불선자이개지)라 하였습니다. 즉, ‘그 좋은 것, 훌륭한 것은 택하여 따르거나 배우고, 그 좋지 않은 것, 나쁜 것은 반면교사로 삼아 나 자신을 고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무엇을 받을지는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나에게 달렸다라는 제목과 딱 맞는 예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아이를 양육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다. 분명 모든 사람이 나랑 다 맞는 것은 아니었다. 자주 부딪히게 되면 상대의 단점을 보면서 거리두기도 했었고, 아이들이 잘 맞지 않는다면서 뜸하게 보기도 했다. 늘 좋은 사람들만 만나고 싶고, 아이에게도 더 좋은 아이와 어울리게 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곳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변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내가 변해야 내가 행복해 질 수 있고, 내 행복이 아이들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는지에 따라 삶이 풍요로울 수 있다는 것! 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이 책은 내 책상 한 켠에 꽂아 놓고, 목차의 소제목 옆에 붙은 아이콘(아이콘에는 망치: 낡은 사고를 깨트리는 지혜가 필요할 때, 톱: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자르고 삶을 정돈할 때, 드라이버: 느슨해진 자신을 다잡고 싶을 때, 줄자: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앞일을 준비할 때)들을 보면서 상황마다 찾아서 두고두고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