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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 시즈코상 - 가장 미워하고 가장 사랑했던 이름
사노 요코 지음, 윤성원 옮김 / 이레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는 아예 미화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써내려갔다. 어찌나 적나라한 글인지 당혹감 마저 든다.... 읽는 이의 마음도 저려온다.> 옮긴이의 말이다.
길지 않은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작가와 함께 힘든 한 세상을 살아온 듯한 피로감이 든다. 책의 거의 3분의 2까지는 요코(작가)의 엄마(시즈코)에 대한 섭섭했던 응어리, 여러 사건들에 나의 감정이 실리면서 같이 섭섭해하고 있는 나를 본다.
아마도 시즈코는 소양인인듯하다. 현실적이면서도 허영심이 가득하고, 명랑하고 사교적인 성격이었고, 손재주가 좋아 자신과 자녀들의 옷도 잘 만들어 입히고, 없는 재료로 요리도 잘 해낸 능력자였다.
그러나 그런 엄마의 큰 딸(저자)에 대한 미움과 학대, 정답게 대해주지도 않았고, 전과목 모두 수를 받은 뛰어난 학업성적과 그림을 그려 지사 상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한번도 인정해주지 않았던 엄마에 대한 섭섭함을 작가는 마치 어제의 일처럼 기억력 좋게 잘도 써내려간다. 요코(작가)는 어찌 이리도 기억력이 좋을까?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어린 시절에 대해 저 정도의 상세한 기억이 없는 나는 어린 시절을 겪지 않고 지나온 것은 아닌가 하는 멍청한 의심마저 든다.
그러나 아들러식으로 보는 '감정에 의한 기억의 왜곡'은 작가가 언급하듯 그녀에게도, 그녀의 12살 밑의 막내여동생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모두 그리운 것만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억울하고 섭섭한 것들로만 채워져있을 리는 없지 않은가?
작가가 이제는 늙어버린 엄마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어느 시절이 엄마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을까 생각해보는 장면에서, 나는 나의 엄마, 나의 장인, 장모님에게도 여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코는 행복한 사람이다. 치매에 걸린 엄마와 완전히 화해하고 감사를 나누고 난 후에 헤어지게 된 것은 축하할 일이다. 이미 작가도 고인이 되었지만, 사는 동안에 부모와 화해를 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 아닌가? 요코에게 축하를 보낸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넘쳐나는 호사스러운 요리를 보면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p.212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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