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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 남성들이 책 제목만 본다면 왜 이렇게 남자들만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 난 것일까 싶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여성을 대상으로해 흉흉한 일이 많이 벌어지니 평범한 남자들까지도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 불쾌한 일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저자의 배경을 확인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미국인 런디 밴크로프는 17년 동안 가정폭력과 학대하는 남자의 행동을 연구해온 최고의 전문가다. 미국에서는 매년 200만~400만 명의 여성들이 배우자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으며 최소한 3명 중 1명의 여성이 언젠가 남편 또는 남자친구가 가하는 폭력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10년 전의 책을 번역한 것이 이러한 수치는 더 올라갔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체급에 따라서 차이야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신체적 조건에서 남자는 여성보다 근력이 좋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약자다. 올림픽 최고기록이나 헬스를 하는 경우 중량표를 확인하면 남녀차이가 확연하단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여성이 힘이 약해서 학대를 당하는가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것은 학대의 정의가 넓기 때문인데, 구타와 같은 폭력행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협은 물론이고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여기서 나아가 위협이 될 수는 없더라도 수시로 모욕하거나 무시하면서 여성을 이용하려드는 남성까지, 건강한 일반적인 이성관계를 해치는 대개의 요소를 아우르기에 그 폭은 더 넓어진다.
연애서적의 성격은 아니지만 누군가 그러지 않던가? 남자를 엄선해서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기 위해 굳이 깐깐해지자면 나쁜 부분을 가진 사람은 일단 제외하라고. 어떤 남자를 골라라! 이런 게 아니라 이런 남자는 제외하라!라고 외치는 서적이다. 물론 책에서는 기혼과 미혼을 모두 대상으로 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애정관계 상담시에 많은 미혼여성들이 결혼을 고민하면서 제 남자는 이러저러하게 모두 다 좋은데 '다만 한 가지' 이런 점이 나쁘다는 단서를 단다는 것이다. 사실 그 '단 한 가지' 사실 때문에 중대한 결정을 망설이면서 말이다.
총4부로 구성 되어있다. 1부에서는 학대하는 남자의 심리 및 유형을 살핀 후 2부에서 학대가 시작되는 모습과 이들의 일상 및 섹스와 중독의 학대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며 여기에서 여자들이 어떻게 벗어날지 알려준다. 3부에서는 가정에서 학대하는 남자가 부모로서 어떤 양상을 띄는지 그리고 그들의 친구, 친척, 가족들과의 역학관계를 확인한다. 4부에서는 학대하는 남자를 떠날 수 있도록 마련된 절차를 어떻게 밟을 수 있는지 안내해준며 남자의 변화를 위한 방안들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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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가학적 사고의 본질 1장. 그들이 그토록 노력해서 만들어낸 미스터리 남자들의 학대가 불러오는 비극│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 다섯 개의 퍼즐│학대하는 남자는 반드시 혼란을 만들어낸다
2장. 학대하는 남자에 대한 잘못된 믿음들 그들에 대한 오해가 많았음을 아는 간단한 실험│학대하는 남자들에 관한 근거 없는 믿음들
3장. 학대하는 남자의 심리 현실 1 : 그는 통제하고 있다│현실 2 : 그는 특권이 있다고 생각한다│현실 3 : 그는 상황을 정반대로 왜곡한다│현실 4 : 그는 그녀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현실 5 : 그는 사랑과 학대를 혼동한다│현실 6 : 그는 연인을 조종하려 한다│현실 7 : 그는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얻으려 한다│학대하는 남자는 이중인격자인가?│현실 8 : 그는 정당하다고 느낀다│현실 9 : 자신의 학대를 부인하거나 축소한다│현실 10 : 학대하는 사람들은 집착이 심하다
4장. 학대하는 남자들의 대표적인 유형 학대의 유형 1 : 요구하는 남자│학대의 유형 2 : 미스터 라이트│학대의 유형 3 : 물고문하는 남자│학대의 유형 4 : 훈련 담당 부사관│학대의 유형 5 : 미스터 예민│학대의 유형 6 : 선수│학대의 유형 7 : 람보│학대의 유형 8 : 피해자│학대의 유형 9 : 테러리스트│학대의 유형 10 : 정신질환이나 중독증이 있는 남자
2부. 남녀관계에서 학대하는 남자
5장. 학대는 어떻게 시작되나 첫 만남 몇 달의 아름다운 기억의 힘│학대하는 남자는 괴물도 피해자도 아니다│학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초기의 경고 표시들│언제부터 학대라고 할 수 있는가?│그가 정말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면?
6장. 학대하는 남자의 일상생활 언쟁할 때의 가학적인 남자│이 언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가학적인 언쟁의 4가지 주요 특징│학대하는 남자의 주기│좋은 시기를 자세히 살펴보기│항상 똑같은 자리에 머물게 되는 이유│그는 폭력을 행사할까?│학대의 인종적·문화적 차이│이성 학대자 못지 않은 동성 학대자
7장. 학대하는 남자와 섹스 학대하는 남자들이 섹스를 바라보는 시각│‘미스터 어메이징’에게 돌아가기│섹스에 관심이 없는 학대하는 남자│만병통치약으로서의 섹스│여자들을 분열시키는 방법으로서의 섹스│반복되는 일상을 어떻게 멈출 것인가?│포르노 영상이 그들에게 미친 영향│물리적 힘이나 폭력이 관련된 섹스는 어떤가?│섹스에 대한 그들의 고질적인 이중 잣대│여자들에게 감정적으로 취약한 영역인 섹스
8장. 학대하는 남자와 중독 학대하는 남자의 중독에 대한 허구│학대와 중독은 어떻게 비슷한가?│학대와 중독은 어떻게 다른가?│중독에서 회복되어도 학대는 사라지지 않는다│술은 생물학적으로 학대나 폭력과 관련이 없다│술에 취했을 때만 학대하는 남자는 어떤가?│약물이나 술에 취했어도 의식적인 선택을 한다│학대의 무기로서의 약물│중독과 배우자 학대의 상호 강화 작용
9장. 학대하는 남자와 헤어지기 헤어지려고 할 때 그 남자가 하는 행동│학대하는 남자들이 이별을 바라보는 시각│가해자에게 감정적으로 의존하는 외상성 애착│잠시 헤어지자는 요구를 거절하는 이유│헤어지기를 원하는 학대하는 남자│학대하는 남자와 안전하게 헤어지기│학대하는 남자의 잠재적 폭력성 평가하기│이별에 성공하기 위한 안전 조치들
3부. 학대하는 남자의 세계
10장. 부모로서 학대하는 남자 학대 장면 목격이 아동학대의 시작이다│그의 학대가 부모 역할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학적인 사고방식이 부모 역할에 미치는 영향│아동학대자로서의 학대하는 남자│롤모델로서의 학대하는 남자│학대하는 남자가 엄마와 자녀 관계에 미치는 영향│학대하는 남자들이 가정에서 이간질을 하는 방법│엄마와 자녀, 그리고 형제간 관계의 회복력│학대하는 아빠를 보는 아이들의 시각│결별 후 부모로서 학대하는 남자│그 남자가 결별 후 아이들을 무기로 삼는 이유│결별 후 아이들을 무기로 삼지 않는 남자의 성향│가정법원에 선 학대하는 남자│양육권 분쟁에서 학대하는 남자가 쓰는 전술│학대받는 엄마들에 대한 엇갈린 사회 메시지
11장. 학대하는 남자들과 그들의 조력자들 왜 학대하는 남자는 협력자를 찾는가?│학대하는 남자의 친척들│학대받는 여자의 친척들과 친구들│심리치료사들과 평가원들│그 남자의 제1협력자가 된 그의 새 여자친구│학대하는 남자들을 지지하는 또 다른 학대자들│학대하는 남자들을 위한 변호사들│중립에 대한 잘못된 생각│학대하는 남자의 시각을 사회가 취하는 방식
12장. 학대하는 남자와 사법제도 사법제도에 존재하는 학대 동조자들│학대하는 남자가 법에 대해서 생각하는 방식│경찰이 문 앞에 나타났을 때 그들의 변명│그들이 접근금지명령을 위반했을 때의 변명│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해야 할까?│경찰이 그를 체포한다면, 그다음엔?│관대한 법원 판결 덕에 대담해지는 그들│집행유예중인 학대하는 남자│사법제도와 결탁하려는 그들의 노력│그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서 사법제도 이용하기│사법제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침들
4부. 학대하는 남자를 변화시키기
13장. 학대하는 남자의 구조 소년이 학대를 배우는 방식│학대하는 남자는 비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책임을 회피하는 세련된 새로운 방식│탄압 형태로서의 학대
14장. 오랜 시간이 필요한 변화의 과정 진심으로 책임을 인정하는 절차│책임 인정의 절차를 학대하는 남자에게 적용하기│변화에 대한 학대하는 남자의 태도│변했다고 말하는 그의 주장을 평가하는 방법│그가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표시들│당신이 스스로를 속이는 것에 주의하라│학대하는 남자와의 커플상담치료│학대하는 남자에 대한 개인 심리치료│학대자 프로그램과 심리치료의 차이│학대자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판단하는 방법│그 남자의 변화를 위한 환경 만들기│변화 모색의 방법으로 그와 헤어지기│가장 변할 가능성이 큰 학대자는 누구인가?
15장. 학대 없는 세상 만들기 학대받는 여자가 할 수 있는 일│학대받는 여자를 진심으로 돕는 방법│당신 자신의 절망감에 대처하라│그녀가 학대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학대하는 남자에게 다가가기│또 다른 피해자인 아이들을 기억하라│학대에 대한 지역사회의 대처에 영향 미치기│연대해서 문화를 변화시키기 |
드라마에서 사랑한다며 강제로 키스하거나 치정살인에 대해 미화하는 듯한 기사는 이 책에서 철저히 비판 받는다. 마치 사랑에 동반되는 열정의 부산물로서의 폭력이 굉장히 당연하고 좋은 것처럼 포장되는 것이 저자는 잘못된 것이라 지적한다. 이 책이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학대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물리적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는 것이며 남자가 일상생활에서도 겉으로 보기엔 너무나 멀쩡한 사람임에도 학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점을 학대 받는 여성이 자신이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을 쏟아면 마법처럼 남자가 변하리란 환상을 깨준다는 것이다.
학대 성향을 보이는 남자가 자기 스스로 변하는 일은 거의 없는데 더욱 문제인 것은 이러한 성향을 변명과 왜곡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묘해 빠져나가서 여자라 헤어날 수 없는 늪으로 만든다는 것. 강력한 외부요인 없이는 남자는 변할 수 없으며 그 강력한 동기는 여자가 떠나거나 법원 같은 강제력을 가진 기관이 개입하는 것이다. 해당 서적은 학대 당하는 여성 본인을 각성시키는 것은 물론 가학자인 남성을 조력하는 이들이 스스로 돌아볼 수 있게 하며 초기에는 몰랐지만 가학적인 모습이 나타난 경우에 미리 여성들이 징후를 파악해 대처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20년간 아마존 초장기 베스트 셀러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케이스마다 남녀 주인공이 등장해 구체적인 대화로 실제 학대 상황을 그대로 묘사했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더불어 단순히 대처하는 방법만이 아니라 가학자의 내면을 분석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기 때문에 애정관계로 얽힌 사람들이 이성을 가지고 냉정하게 그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죽이고 때리고 감정적으로 할퀴는 것은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다. 읽다보면 강압적 성향을 가진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며 이러한 것에 절대 휘둘려서는 안되는 귀한 존재인지 자존감을 확보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혹시 연애나 애정관계에 얽힌 사람이 이성이 아닌 가족이더라도 그 사람과의 관계가 나를 무기력하게하고 괴롭게 만드는데다 스스로 끊임 없이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다면 학대가 아닐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권한다. 또 모르지 않는가? 내가 그 학대자일지도.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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