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
유영규 지음 / 알마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해당 서적은 서울 신문에서 국내 최초로 법의학 리포트를 연재했던 것을 책으로 묶어서낸 것이다. 과학수사에 관해 다루고 있지만 이를 포장하여 예찬하거나 사건에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픽션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현실에 대해 되짚어 보는 시간을 되길 바라며 집필된 것이라 한다. 과학수사라고 해서 미국 드라마인 CSI처럼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현란한 전개를 통해 독자의 흥미를 돋우려는 시도는 없다. 저자도 예상과는 달리 유쾌하지 않아서 범죄수사류의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다고 소개글에 적고 있다. 죽음을 단순 이야깃거리로 삼는 것이 아니라 실제 발생한 사건들을 가지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억울한 이들을 방지하고 범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한 것이 책의 전반적인 의도다. 

 

 서울 신문에 연재되던 와중에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서 링크까지 걸어두었었고 실제 자주 들리며 찾아보던 내용이라 책을 손에 쥐는 순간 정말 기뻤다. 누적 조회 수 4000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던 연재물이다. 저자 유영규는 13년차 기자이며 법의학 전문가와 일선 형사들의 자문을 얻어 완성한 것이다. 수사 정보에 접근하기 용이하지 않고 연관된 관계자들과 피해자들도 있어서 작가는 이에 대해 서두에 양해를 구하고 있다. 일단은 스릴러나 범죄물 혹은 과학수사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목차만 봐도 굉장한 흥미를 느낄 것이다. 총 36개의 사건이 등장한다. 자살은 물론이며 다양한 범죄의 동기들과 이에 맞춘 여러 수사방식이 등장하는 것을 하나씩 마주하는 것이 가장 큰 이 책의 묘미였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http://blog.naver.com/lawnrule/120145161133

 

데이트 강간 약물

성도착증 ‘자기색정사’
보험금 노린 살인 혹은 자살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인
성전환 여성, 7년 만에 한을 풀다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정관수술한 연쇄성폭행범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지능적 칼잡이는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급성 수분중독
자살 같았던 사건의 진실
불탄 그녀의 마지막 호흡, 아들을 지목하다
20대 얼짱 여성, 죽은 뒤에 성형수술한 덕을 보다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 여성, 6년 만의 대반전
피살 20대 여성, 전날 쓴 데스노트에 범인 이름이…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 살인자를 가리키다
헤어드라이어로 부인을 살해하다
두려움이 만든 ‘복합자살’ 누명을 벗겨준 거짓말탐지기
청장년 급사 증후군
억울한 죽음의 단서가 된 치아
별무늬 자국의 비밀
살인 진실 밝혀낸 토양감정
살인현장에 남은 ‘그’의 립스틱
‘파란 옷’을 입었던 살인마
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다발성 손상이 남긴 진실
강릉 40대 여인 살인사건
살해돼 물속으로 던져진 시신들
첫 여성 연쇄살인범 김선자
살인사건의 유일한 증거
억울한 소녀의 죽음
토막 시신 전철역 화장실 유기사건
마약에 눈먼 그녀의 엽기적 살인
죽음의 순간을 담고 싶은 사진사
30대 애주가의 죽음, 그리고 친구의 고백

 

 기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마치 인기 고발물인 '그것이 알고싶다'를 영상으로 만나는 것마냥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많이 않은 분량과 길지 않은 문장, 빠른 전개로 페이지가 쉽게 넘어갔다. 모든 편들이 흥미로웠지만 물중독사와 파란옷 살인마이야기였다. 웰빙이 열풍이라 물을 많이 마셔야만 피부도 좋아지고 독소도 씻겨나간다는 이야기를 많이해서 많은 이들이 물을 의식적으로 많이 마시려 노력한다. 한 연예인은 다양한 종류의 음용수를 4리터나 복용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이는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물 마시고 소변 참기 대회에서 아이의 엄마가 물 중독으로 인해 사망하기도 했다.


 책에서는 정신병자의 사망사건이 나오는데 정신질환자들에게 발생하는 다음증 때문에 체내 염분이 차사량 만큼 낮아져서 사망한 사건이었다. 더욱이 개인마다 체질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치사량에 이르는 물 섭취량은 다양하다고 말한다. 민물과 바닷물 둘 중에서 빠졌을 때 물중독은 민물에서 10분 내외에서 발생하나 바닷물은 혈액이 농축되어 그 이상을 버틸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로 알게 되었다. 파란옷 사건의 경우는 섬유가 수사에 큰 도움이 되는 케이스다. 개인적으로 범행 현장에서 천연섬유여야 더 좋은 수사단서일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수사관들은 이것이 인조섬유이길 바란다고 한다. 천연섬유는 같은 옷이더라도 부위별로 섬유의 굵기나 염색 정도 및 꼬임의 양이 천차만별이라 능거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 이외에도 다양한 사건들이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최근에 신문기사를 보면 너무 흉흉한 사건들이 많이 나온다. 사람들은 세상에 각박해져서 이런 사건들이 과거에 비해 더욱 활개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소위 말하는 엽기적인 사건들은 과거에도 있어왔지만 미디어가 지금과 같지 않아서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았을 뿐이다. 또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경악할만한 사건이 모두 기사화 되어 대중을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콜드 케이스Cold case’라 불리는 미해결 사건도 국민들의 정서적 안위를 위해서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범죄사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을 보면 입을 다물지 못할 대단한 사건들도 많다. 


 책을 통해서 범죄가 이뤄지는 방식이나 트릭을 통해서 우리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는 점을 다시금 확인 할 수 있었고 죽음이란 극단적인 결과가 발생하기까지 형제자매나 부모자식간, 어린 아이, 노인 및 가까운 이웃과 같은 인간군상들이 삐뚤어진 애정관계나 금전욕 혹은 무모함에 사료잡혀 보여주는 어두운 모습을 모습을 한눈에 보는 시간을 가져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었다. 책을 읽으면 여타 범죄가 수사되는 과정도 앞으로 이해하기 훨 수월할 것이다. 연재되었던 기사에 관심있던 이들이라면 반가울 책이고 주제와 관련하여 흥미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는 바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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