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나쁘다 - 원래 그 모양으로 태어난 ‘남자’ 파헤치기
브렌다 쇼샤나 지음, 정지현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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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서평인 <그 남자는 도대체 왜 그럴까>에 이어서 이번에는 제목이 '남자는 나쁘다'이다. 두 서적 모두 남자라는 단어를 타이틀에 포함하는데다 부정적인 분위기의 문장이라 책의 배경이 되는 사정을 모르는 남자라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것 같다. 당연히 남자를 비난하려는 책은 아니고 막상 읽으면 여자들에게도 균형잡인 이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는 지극히 양성을 두루 배려한 책임을 확인할 수 있다. 쭈트린 여자가 표지 전면에 있어서 감성적이거나 여성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서적은 아니다. 

 

그 남자는 도대체 왜 그럴까 - 런디 밴크로프트

http://blog.naver.com/lawnrule/120193201596

 

 책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상황을 가진 남자들이 나온다. 이들이 독신주의자거나 자기 일만 기계적으로 처리하고 산다면 이런 책이 나오기 힘들었겠지만 인간이란 것이 본래 혼자 살기가 어려운 사회적 동물이 아닌가. 헷세가 인생이란 원래 고독하며 아무도 타인을 모르기에 모두가 외톨이라 했다지만 그래도 하나보단 둘이 낫기에 모두 제짝을 찾으려 발버둥치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서로 영원할 것처럼 불이 붙어서 한창 지내다가 시간이 지나면 권태로워지고 바람을 피며 종교갈등 과거연인의 문제나 정서적 물리적 학대를 가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등장한다.

 

 프롤로그 - 우리 사이엔 낮은 담이 있어

1장. 세상에 예쁜 여자는 많고, 시간은 없다
남자가 한눈을 파는 진짜 이유 | 오랜 연인이 극복해야 할 과제 | 천사와 짐승의 착실한 동거
2장. 사랑은 좋지만 책임지긴 싫다는 남자들
남자도 때로는 눈물을 흘린다 | 남자가 꿈꾸는 단 하나의 가치, 자유
3장. 여전히 ‘환상’을 꿈꾸는 남자들
가질 수 없기에 아름다운 환상의 여인 |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판타지의 힘
4장. 첫사랑, 그 빛나는 마법
과거의 연인에 사로잡힌 남자 | 현재를 지배하는 불안한 과거의 그림자
5장. 돈과 사랑, 그 아찔한 경계
돈이 빚어낸 정서적 거세 | 차라리 솔로가 낫다는 남자들 | 여자들이 원하는 건 결국 돈?
6장. 가족, 어디까지 이해해야 할까
부모님과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 | 새로운 구성원을 거부하는 가족
7장. 소년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중년들
사춘기보다 무서운 중년의 위기 | 나이 들기를 거부하는 자유로운 영혼
8장. 완벽한 여자와의 완벽한 사랑
여자를 자신의 가치로 생각하는 남자들 | 결국 그가 사랑하는 건 거울 속 자신이다
9장. 모험의 부름에 따르는 남자들
오랜 분노의 조각들 떨쳐버리기 | 평범한 일상도 모험이 될 수 있다 | 머무르기 위해 택한 자유
10장. 흑기사를 자처한 남자들의 최후
‘구원’은 사랑이 될 수 없다 | 당신이 올라탄 것은 구명보트인가 닻인가
11장.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학대
질투와 집착, 학대의 다른 이름 | 완벽할 의무는 없지만 행복할 권리는 있다
12장. 운명과 현실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사랑에 ‘빠지는’ 것과 사랑을 ‘하는’ 것은 다르다 | 서로가 침범할 수 없는 각자의 공간 
13장. 종교적 갈등에 숨어 있는 힘겨루기
결혼,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영적 수행 | 배우자는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스승
14장. 다른 남자 때문에 떠나는 남자
결코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 내 안엔 많은 것이 담겨 있네
15장. 꺼진 불꽃을 다시 타오르게 할 사랑의 묘약
에필로그 -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총 1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장을 제외하면 주위에서 그야말로 흔하디 흔하게 볼 수 있는 남자들의 문제점, 어찌보면 여성에게서도 목격할 수 있는 원활한 이성관계에서 벗어난 경우들이 개별 챕터에 나온다. 갈등이 있는 남녀 주인공을 등장시켜 설명하고자 하는 상황을 드라마 첯럼 묘사하고 이 사건에 대한 분석과 해결책을 코멘트 해준다. 더불어 중요한 문장은 보라색으로 강조처리 되어있다. 챕터 말미에는 남자와 여자가 어떤 마음가짐과 처신을 해야할지를 한 페이지에 정리해서 너댓개의 지침을 가이드해주는 란이 따로 있다.  

 

 저자인 브렌다 쇼샤나(BRENDA SHOSHANNA)는 세계적인 치유심리학자라고 한다. 30여 년간 임상 연구에 참여했고 ‘인간관계’ 분야에선 세계 최고의 권위자다. 수십 년간 진행된 수만 건의 상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사랑에서 오는 문제도 크지만 이들이 관계 자체에 서툴고 이를 어렵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한다. 실제 연애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 들어가면 무수한 상담 사례들이 있고 유사한 패턴을 갖고 있지만 나오는 답변들은 가지각색이다. 그만큼 많은 질문자나 답변자나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어려워한다는 반증이다. 

 

 게다가 남녀간의 사랑의 특성상 객관적으로 스스로 돌아보기 힘들고 인정하기가 어렵다. 특히나 여자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상대가 떠나느 것인데 작가는 너무나 쿨하게도 이 책이 불합리한 상대를 보내는데도 일조하기를 바라는 듯이 구제불가능한 경우에는 과감하게 헤어지라 말한다. 지은이의 시원스런 태도를 반영한 듯 제시된 실천적 답안들은 상당히 결단력 있고 군더더기 없으며 실용적이다. 그런만큼 어려운 전문 용어나 과학적 분석은 등장하지 않으며 다분히 정서심리에 집중된 설명들이 이어진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누구나 가능한 것 같다. 그것이 하루이거나 단 몇시간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말이다. 20세와 80세 사이일 수도 있고 동성일 수도 있고 황당하지만 죽부인처럼 물건에게도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니까. 하지만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실로 복잡하며 많은 에너지와 성숙한 인격이 요구된다. 그래서 나는 지은이가사랑에 있어 탈선이 잦은 남자를 저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가장 굼금했다. 작가가 말하는 남자는 이렇다.  

 

 한눈팔고 자신은 관리가 안되도 여자에겐 엄격하며 돋보이려 여자를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하며 결혼할라 치면 쓸데 없는 자존심을 부리고 결혼 해서도 가족문제의 중재가 아니라 일을 오히려 크게 만들고 나이 먹으면 더 사춘기 소년이 되어간다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자유를 달라며 소리친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가정이란 울타리를 위해 책임감도 떠맡으며 나도 모르던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랑스러운 존재, 그게 남자란다.

 

 그래서 필요하고 뇌구조부터 다른 인종이기에 서로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그녀는 남자를 생물학적 특성에서 이해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의 개인적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데서 출발하라 조언한다. 그녀도 연구자로서 한 사람의 일생이 단순히 생물학적 성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위와 학벌 및 배경에 따라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띈다는 것을 알기에 책을 더욱 더 간명하고 명쾌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책이었다.

 

 특히 내 남자가 한눈을 팔 때 남자가 자신의 억압되고 허락되지 않을 것만 같아 숨기는 부분을 표출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말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여성들에게도 남자라고해서 어떤 특정 행동을 계속 반복해주리란 무모한 기대나 어떤 유형의 남자라 단정 지어버리지 말 것, 그리고 모든 것을 받아주지 않는 여자이길 주문한다. 재밌는 것은 밀당이 진정한 사랑에 필요한지 인터넷에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신비감을 위한 밀당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더 슬픈 것은 전문가인 그녀가 앞으로도 바람피울 가능성이 높으니 계속 머물지는 우리의 선택이라 하는 것. 한눈파는 남자들에게는 새로운 이성은 깊은 친밀감에서 영원히 멀어지는 일이란 것을 상기하라 말한다. 그리고 여러 여자가 만나고 싶으면 파트너에게 알리고 만일 여성이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면 남자도 그래야 하며 행동을 판단하지 말고 그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녀 모두 이성관을 정립하지 않고 만나는 것은 큰 실수라는 것이 책 전체에 걸친 모토인 것 같다.

 

사랑에 빠져 남자가 자신의 전부가 되어버린 반 장님 여자들을 수렁에 빠졌을 때 건져줄 책이라 본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을 파악하기 힘들고 만나는 이성들과 트러블이 생기는 남자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기본적인 것을 넘어서는 욕망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순간부터 불행한 관계가 시작되는 것 같다. 지나친 절제나 금전 같은 것 말이다. 욕망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순간에 사랑은 지속되기 어려울테니. 사랑에는 피상적으로 떠드는 영원에의 약속이 아닌 영원히 반복할 사랑의 습관과 노력에 대한 약속이 필요하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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