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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는 지은이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학원 강사 생활을 하면서 중고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진정한 영어를 발견하는 기회를 가졌다 한다. 많이 안다는 것과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다르다. 배움을 주려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르침 받는 이들의 심정을 잘 알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문에 EBS의 문법 설명을 보면서 공교육 개그라고 표현했는데 일부 수긍하는 부분도 있다. 실제 영어권 사람들이나 영어를 외국어로 구사하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정확하게 문법에 들어 맞지 않아도 충분하게 의사전달이 가능하니까.
그렇다고 지은이가 문법에 들어맞는 문장들을 평가 절하한 것은 아닐 것이다. 예전에 미대사관 직원이 표현이 이상하지만 눈이 부신 한국어 문장으로 인터뷰하는 장면을 티브이에서 본 것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미리 암기한 것인지 평소 본인 실력인지 모르겠지만 교과서롤 옮겨온 듯 줄줄 읊는 게 아닌가. 언어란 것이 여러 기능이 있는데 구사하는 언어가 세련되고 표준어에 가까우면 대화하는 상대방은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보여준다. 내 한국어 실력보다 월등한 그의 문장 속에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었다. 좋은 문법 실력이 흠이 되진 않는다는 것.
문제는 한국어 정서적인 특성이나 초심자들의 외국어 공포가 많은 경우에 문법엥서 기인했다는 점이다. 책에는 아예 이런 독자가 읽어주었으면 한다면서 영문법을 힘들어하는 다양한 들을 나열해놨는데 개념 이해 없이 암기가 전혀 안되는 스타일과 현재완료는have+p.p와 같은 문법 공식만 암기하고 응용 안되는 사람의 유형인 경우, 그리고 기존에 목차가 꽉 잡힌 책에 노이로제 새길 것 같은 사람에게 가장 적합할 것 같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정형적인 문법서적은 버리지 말고 이 서적을 다 읽고서 다시 읽으면 새로운 느낌일 것이니 일독 후 펼쳐보길 추천한다. 같은 책이지만 새롭게 보일 것이다.
총 4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수십년간 영어서적들이 독자들의 구미에 맞게 표지만 세련되게 바꾸고 물가상승률에 상응하게 책 값만 올려놧을 뿐, 문법 자체를 설명하는데 다양한 시도를 하지 않았음에 안타까워 하면 이 책을 집필했다 한다. 정확한 목차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언어의 흐름을 깨지 않는 선에서 나눠놓았고 처음에는 차례로 읽지만 나중에는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기존 영문법 책들의 설명서나 가이드격 서적이라고 생각하며 읽으면 될 듯.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시제부분과 가정법을 친절하게 설명했으니 이 부분만 유독 어려워서 절절매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유용할 것이다. 나도 해당 문법 내용을 다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설명을 따라 읽으니 새로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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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존의 영문법 책들에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이유 시작 01 나는 영어를 못한다 시작 02 이 책에 대해 시작 03 영어 공부에 대해
초보의 심정을 모르는 기존 영문법 책들에 대한 불만 46가지
불평불만 01 우리말과 영어는 어순이 ‘완전’ 반대라고? 불평불만 02 ‘명사’에 무슨 종류가 그리 많아! 불평불만 03 난 솔직히 ‘be 동사’를 모르겠어 불평불만 04 be 동사와 형용사를 왜 따로 배워야 하는데? 불평불만 05 동사의 ‘3단 변화’, 왜 하필 3단이야? 불평불만 06 동사의 ‘현재형’도 엄연히 원형이 ‘변화’한 거다 불평불만 07 동사의 ‘과거형’은 그냥 무작정 외우는 거라고? 불평불만 08 동사의 ‘미래형’을 이해했다면, 이제 ‘조동사’를 이해해야 할 시점 불평불만 09 도대체 ‘분사’는 어디에 쓰는 거야 불평불만 10 ‘현재분사는 능동 형용사다’를 백날 외운들 말이 나올까? 불평불만 11 그놈의 지긋지긋한 과거분사(p.p.) 불평불만 12 be -ing, be p.p.는 기계처럼 외우고 있는데… 불평불만 13 수동태는 능동태를 뒤집은 거라고? 불평불만 14 1형식 ~ 5형식, 이거 모르면 말 못해? 불평불만 15 보어, 몰라도 말만 할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냐? 불평불만 16 문장 형식에 집착하는 헛짓거리를 그만두자 불평불만 17 ‘5형식 문장’은 좀 이상한 것 같아! 불평불만 18 전치사는 너무 많아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어 불평불만 19 동명사! 동사가 명사로 변한 거니까 명사랑 같다고? 불평불만 20 to 부정사, 무책임하게 이걸로 때우자는 거네? 불평불만 21 하나의 문장에는 동사가 한 개만 있어야 한다? 불평불만 22 무슨 구, 무슨 절은 왜 그렇게 많은지! 불평불만 23 관계대명사, 지겹도록 외웠건만 써먹은 적이 없다 불평불만 24 “관계대명사를 이용해 두 문장을 합치시오”좀 그만하면 안 돼? 불평불만 25 관계대명사의 생략? 원래 없었던 거 아냐? 불평불만 26 what도 관계대명사야? 불평불만 27 12시제? 정말 그걸 다 사용하기나 해? 불평불만 28 완료시제에 또 세 가지? 불평불만 29 일단 ‘현재완료’나 제대로 알자 불평불만 30 이놈의 공식 have p.p. 정말 미쳐버리겠어! 불평불만 31 과거완료는 현재완료를 한 칸 뒤로 옮기면 되나? 불평불만 32 명사절을 이끄는 접속사 that? 좀 쉽게 말하면 안 돼? 불평불만 33 가주어-진주어, 이런 건 왜 만들었을까? 불평불만 34 동격의 that? 그냥 ‘있으나 마나 한 that’이라 하자! 불평불만 35 테이크아웃, 체크인… 구동사 모르고도 잘 쓰고 있었네 불평불만 36 구동사, 외우려니까 끝이 없는데… 불평불만 37 관계부사, 이 이름도 싫어! 관계대명사랑 비슷한 건가? 불평불만 38 when, where가 관계부사? 의문사 아냐? 불평불만 39 how, why는 관계부사야, 아니야? 불평불만 40 관사? 골치 아프게 이딴 걸 왜 쓰는 거야? 불평불만 41 관사는 a나 the 중에서 고르는 거 아냐? 불평불만 42 가정법, 짜증 유발 금메달! 불평불만 43 시제랑 뜻이 맞질 않아. 도대체 가정법의 원리가 뭐야? 불평불만 44 영문법을 통틀어 가장 싫은 게 ‘가정법 공식’이다 불평불만 45 가정법 공식 중 얄미운 삼총사 would, could, should 불평불만 46 ‘새라면 날아갈 텐데.’ 말고 진짜로 쓸 만한 예문을 달라고!
그밖에 알면 영어가 쉬워지는 것들
마무리 01 긴 문장을 쉽게 해석하는 방법 마무리 02 진짜 평범한 구문이 힘이다 |
친구 중에서 영어가 징그럽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었다. 외국어 자체도 낯설은데 배우는 와중에 관계대명사니 집합명사니 하는 단어들까지 이중고를 겪어야 해서 학습 자체에 흥미를 잃었는데 이게 점수를 내야하고 취업을 위해서는 필요불가결한 영역이라 그 친구의 목을 조르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토익서에 부사적 용법이 어쩌고 써있으면 그 걸 한참이나 들여다 보면서 샤프로 신경질적이게 그 부분을 몇 번이고 계속 긋던 그 친구가 이 책을 봤다면 영어를 새롭게 보지 않았을까. 다른 영문법 책들처럼 도표가 나오지만 공부의지를 흔들리게 할 정도로 딱딱하거나 양이 많지 않으니 소설 읽듯이 천천히 음미해나가면 되겠다. 여러모로 유연하게 설명하는 책이라 편하게 읽힌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내 경우에 언어는 경험이고 반복 학습의 산물이며 절박함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 본다. 미국의 거지도 영어는 하니까. 누군가 문법에서 좌절하고 눈물 흘리고 있다면 해당 문법 챕터의 한문장씩만이라도 무식하게 외워보라 추천하고 싶다. 실상 영어대화시에 문법을 따로 생각할 시간은 없다. 그저 문장 자체가 입에 붙고 머리에 박히면 이후에 시간 날때마다 살을 붙여 더듬거리다가 이야기 하는 실력도 갖추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영어가 입밖으로 나오는 게 정말 미치도록 힘들고 부끄럽다면 너댓살 아이들이 한국말 하는 것에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크게 위로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에겐 더듬거리고 말이 안되는 문장으로 의사절달하던 시절을 거쳐 지금에 이른 것이니 모든 학습에 첫머리에 선 사람들은 모두 어린 아이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포기하지 말자.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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