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삶의 기쁨 - 내 인생의 무게를 지혜롭게 내려놓는 법
앤 라모트 지음, 김선하 옮김, 강미덕 그림 / 나무의철학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당신의 삶은 하루만 지나도 불필요한 것들로 채워져 있진 않은가? 

저자인 베스트 셀러 작가 앤 라모트가 묻는 질문이다. 하루를 되돌아 보기 위해서 일기를 쓰면 아마 대개 자신에게 큰 의미가 되는 것들 보다는 불필요하고 사소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잼을 퍼서 빵으로 옮기다가 셔츠를 버렸다든가, 친구와 대화 의도가 어긋나서 오해를 사는 바람에 하루종일 기분이 엉망이거나. 생을 아울러서 크게 보면 너무나도 작고 하루만 지나도 잊혀질 무의미한 사건들임에도 하루를 채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한 것들에 마음이 휘둘리면 정작 크고 중요한 일에 기운을 내고 열정을 쏟을 에너지가 고갈되곤 한다. 저자의 질문은 바로 그러한 것에 있다.

 

 사실 우리 인생에 있어 대개의 스트레스는 우주 만큼이나 미지스러운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생을 걸고 앞만 보고 나가야 한다는 막막함에서 온다. 대중가요 가사 중에서도 '다 안다면 재미 없지~'라는 구절은 삶을 어느 정도 살아 본 산전수전 다 겪은 이에게나 가능한 일이지 대개는 다 안다면 얼마나 좋을가란 생각을 해보지 않는가. 그래서 저자가 서문에서 풀어 놓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우리는 양질의 삶을 위해서 기도하는데 주로 예방을 위한 것들이다. 책에서 나온대로 남편이 암에 걸리지 않게 해달라거나 아들이 교통사고 당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 그렇다. 

 

 행복은 그저 불행의 반대인 소극적 의미가 아니라 행복에 겨운 삶으로 여기서에 불행은 그저 살다 보면 언제든 생길 수 있는 일일 뿐이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들은 당장 닥친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기도의 내용이 다르다. "남편이 암을 이기게 도와주세요.", "교통사고를 당한 우리 아들이 이렇게 웃을 수도 있다니!"와 같은 식이다. 신을 믿는다면 그것이 알라신이든 예수든 가리지 않고 그들이 곤란하게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관한 생각을 끈 뒤에 일어난 일에서 뭔가 배우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하느님도 그 응답이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신을 난처하게 만들지 않는 삶. 그것이 행복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신은 포르쉐 백만대도 원한다면 내 앞으로 당장 뽑아주시겠지만 내가 그럴 인물이 아니라 주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감당할 만큼의 선물을 주실 뿐이며 그래서 인생은 우리의 신이 우리에게 미리 알고 주신 선물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신에 관한 것이라면 할 말이 조금 있다. 큰 일이 아니었음에도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일화인데 예닐곱살 되었던 시기에 열쇠를 늘 찾던 곳에서 찾을 수 없어 가족이 돌아올 때까지 추운 겨울에 대문 앞에서 엄청 떨었다. 

 

 교회에 부속된 유치원에 다녔기 때문에 기도가 익숙했는데 상황이 그러니 당장 기도를 했다. 그 기도가 처음에는 추위와 굶주림에의 분노였다가 나중에는 통사정으로 변해서 제가 걸어서 2시간 걸리는 엄마의 일터로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빌기 시작했다. 그래놓고 나는 2시간 걸려서 기를써서 결국 엄마에게 도착해 같이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물론 가는 와중에 다리가 얼마나 아픈지 어린 마음에 신이 있는 한거냐며 엄청 투덜거리긴 했지만.

 

 저자도 엄마가 치매로 인해 요양시설에 가셔야 하는 상황에서 기르는 고양이 때문에 못가신다는 것을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적대적 방식으로 기도하다 간청으로 바뀌더니 이내 고양이를 엄마에게서 떼어놓고 일은 진행한다. 저자는 93프로의 기도는 굉장히 정직해서 기도하는 이들의 분노와 슬픔, 복수, 증오와 같은 것을 표출하는 상황에서 하게 되며 기도를 하면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알게 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하며 행동으로 옮기도록 돕는다고 한다. 

 

 위에 적은대로 유치원생이었던 내가 기도를 통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찾아낸 것이다. 종교인이라면 응답받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고. 내가 기도고 뭐고 추위 속에 아무 생각 없이 대문 앞에서 종일 서성댔다면 오히려 위험한 맘을 먹은 범죄자의 표적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기도가 나를 행동하게 하는데 크게 일조한 것은 분명하다. 작가도 그 점을 말하는 것일테고 말이다. 읽다가 익숙한 단어인 갓 박스(God box)도 보였는데 신에게 구구절절 자신의 상황을 호소하는 글을 쪽지에 적고 접어서 넣는 것이다.

 

  일전에 서평한 책에도 등장하는 물건인데 확실히 나중에 상자를 개봉해서 쪽지들을 펼쳐보면 추억도 되고 당시에 괴로웠던 것들이 그저 스쳐지나간 것들이며 지나가고 나서 얼마나 소중했던 것들인지 깨닫도록 하는데 돕는 것 같다. 나는 블로그가 있어서 비공개로 열심히 미주알 고주알 일기처럼 적으니 이게 갓 박스 비슷한 구실을 하는 것 같다. 하단은 그 책이다.

 

하늘에 보내는 상자 - 메리 로우 퀸란

http://blog.naver.com/lawnrule/120162684755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볼드체와 다른 색상으로 강조하였다. 책을 모두 읽고 나만을 위한 기도문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들었다. 아니면 유명 기도문을 외우거나. 책 자체는 부담 없는 스타일이고 시종일관 편안하고 유쾌하다.

 

서문

인생은 신이 우리에게 미리 알고 주신 선물

Part 1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와우!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존재를 찾아라
모든 것엔 금이 가 있다, 빛은 거기로 들어온다
먹고 마시고 기도하라

Part 2 내 인생의 무게를 지혜롭게 내려놓는 법
견딜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기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보내기
사랑할 수 없는 것들을 사랑하기
더 좋은 삶을 상상하기
증거를 찾는 데 골몰하지 않기
지금 당장 고백을 시작하기
나만의 기도문 만들기

Part 3 순간순간 행복하게 사는 법
작은 축복에 답례하기
천 피스짜리 퍼즐을 완성하라
삶이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행복 찾기
생의 모든 순간, 행복을 남기는 법
날마다 읽고 쓰고 커피 마시기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산다는 것

Part 4 와우! 감탄이 절로 나는 삶을 위하여
“와우!”와 열애하라
와우는 모든 아름다움의 입구
결코 잊을 수 없는 와우의 힘
삶은 늘 폭발하고 경련을 일으킨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새로움이 삶이다

Part 5 내려놓고, 맡기고, 이루어라
더 기도하면 보이는 것들
삶은 결국 올바른 방향으로 진보한다

감사의 글

 

 혹시 '기도'라니까 종교적인 색이 강한 것일까봐 망설이거나 선입견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걱정 없이 일독하라고 권하고 싶다. 여기서 말하는 기도란 것은 종교를 가진 이들에게는 그들이 가진 의미대로 기능하는 것일테고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감사하고 반성하게 하여 생을 풍부하게 하는 도구일 뿐이다. 우리가 따뜻하게 차려진 저녁식탁 앞에서 잘 먹겠다고 인사의 말을 나누는 것과 식사를 마치고 잘 먹었다고 예를 차리는 것이 그러하다. 이런 사소한 행동이 한끼 식사의 진정한 의미를 가족 구성원에게 상기시키 듯이, 당연한 것도 감사하고 고맙게 하여 순간을 빛나게 돕는 작은 의식이 되게 만드는 것이다.

 

 

 일전에 서평한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 티베트 불교의 가르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들은 시시때때로 수많은 감정을 품는데 이렇게 우리 안에 출몰하는 생각들을 마치 어린아이들이 노는 광경을 구경하듯 바라보라고 가르친다. 하루가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사람들에게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감정들을 곧장 없애라고 하기보다는 이렇게 지켜보는 기회를 통해서 평정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기도와 명상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해당 서적과 같이 음미하면 좋을 것이다.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 알렉상드리 졸리앙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8991680

 

 

 너무 뻔하게 원리원칙을 확인하는 글이었으면 지루했을텐데 작가가 너무나 소탈하고 재밌어서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글씨도 크고 자간도 넓직한 편집덕에 가독성도 좋고 너무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눈을 즐겁게 한다. 차분한 원색을 사용한 것들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종류의 그림들이라 기쁘게 감상했다. 하단의 링크에도 비슷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나와서 덧붙여 본다. 

 

 

걱정 말고 기도하라 - 법안

http://blog.naver.com/lawnrule/120157854591

 

 

 기존에 힐링서적이 다양한 사례를 들어서 설득하고 독려하는 스타일이라면 기도를 통해 스스로 답을 구하게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매력이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무언가 간절한데 막연하게만 바라는 사람, 혹은 삶에 무겁기만 한 사람이라면 읽기를 권한다. 나도 나만의 아주 짧은 기도가 있다. 행복한 척하면 행복해진다고 해서 내가 만든 짧은 문구다. 매일 외출하기 전에 주문처럼 외운다.

 

'건강한 육신과 마음의 여유 긍정의 기운이 함께여서 오늘도 기쁨니다.'

 

 끝으로 책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기도문과 아이들의 천진무구한 기도에 관한 링크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하나님도 웃어버린 기도

http://blog.naver.com/lawnrule/120144621079

 

 

평온함을 청하는 기도 -

 

 

레인홀드 니이버(Reinhold Niebuhr)

 

하느님

어찌 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주시고

어찌 할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주시고

그리고 이를 구별하는 지혜도 주소서.

 

우리가 딱 오늘 하루만을 살아가게 인도하시고

고난을 평화로 가는 통로로 받아들이며

우리가 과거에 행한 것과 현재의 상태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그리고 제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포기한다면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올바로 고쳐주신다는 것과

이런 삶에서만이 진정한 행복이 있고

오직 하느님과 살아갈 때만이

영원한 행복이 찾아옴을 믿게 하소서.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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