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부를 참 좋아한다. 특유의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도 그렇지만 값싸며 조리가 쉽고 응용 가능한 요리예가 많아서도 그러한 것도 있다. 특히나 보통 두부가 가진 하얀 색상과 군더더기 없는 맛은 생각만 해도 건강에 좋을 것 같고 실제도 그러해서 인기가 많은 찬거리 중에 하나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요즘, 건강도 챙기고 날씬해지기 위해 포장용 두부를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광고까지 나왔으니 말이다. 아마도 두부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라면 두부를 두고 건강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이런 두부의 원재료는 누구나 알듯이 바로 콩이다.
하루는 학교에서 조간 신문을 펼치니 유전자 변형 콩에 관해서 우려하는 기사가 있었다. 우리집은 십여가지의 잡곡을 현미와 섞어 먹기 때문에 집에 도착해서는 앞으로 콩의 원산지와 유전자 변형된 콩인지 여부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엄마께 말씀드렸다. 그러자 엄마께서는 확실히 주부라 그러신지 앞으로 곡물 사료 먹이는 소에서 나온 소고기나 다른 가축들의 가공육도 문제고 당장 두부가 제일 걱정이라 말씀하셔서 기초식량에 대한 유전자 변형이 생각보다 큰 일이란 것을 느꼈었다. 건강 다이어트 식품에서 재료의 문제로 순식간에 위험주의 대상이 되니 말이다.
97년 당시 복제양 돌비가 화제였는데, 암수교배가 아닌 6살 짜리 암양의 유전자만을 물려받은 최초의 복제양이 탄생했었다. 누군가 우스개 소리로 21세기가 되면 날으는 자동차가 나올 줄 알았다고 했었는데 사실 저런 획기적인 연구 결과물이 나온지 상당히 긴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많은 동식물과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는 그 염기서열이 밝혀지지도 않았다 한다. 사람의 유전정보는 30억개에 달하며 책6000권에 실린 글자 수보다 많은 양이고 이를 유전 암호라 하며 제한효소를 이용해 하나의 유전자에 들어 있는 수천 개의 염기 배열을 분석하여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유전공학이라 한다면 역시나 유익한 부분이 많기에 연구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세균전을 대비해 천연두 바이러에 조작을 가하여 적절한 백신을 개발해 테러에 대비할 수도 있으며 미리 유전자 검진을 통해 유방암이 발현되기 전, 절제술을 시행하여 질병을 예방할 수도 있다. 또한 살충제에 견디는 작물을 개발하여 생산 비용을 절감해 식량자원 확보를 유리하게 할 수도 있으며, 지뢰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에 붉은 색을 띄도록 변형시킨 애기장대의 경우 군에 안전한 지뢰 제거를 돕는다. 나아가 전지구적인 식량문제도 해결하는데 일조하도록 할 것이다.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전공학이 사용되는 분야별로 이를 살피고 있다. 모든 파트가 흥미롭지만 매번 비슷하게 제기되는 문제는 안전과 윤리문제다. 먹거리의 경우 대표적인 것이 앞서 언급한 GM작물인데, 인체에 유해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여전히 논쟁 중이다. 그리고 실제 살충 유전자를 가진 작물이 주변 지역의 곤충 수를 줄이고 있다 하며 이들의 상위 먹이 사슬에 위치한 새나 여타 동물들 개체 수를 줄일 것이기 때문에 우려는 피해갈 수 없다. 생태계가 가진 유기성과 연쇄성 때문에 결과물에 대한 영향력을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감수자의 말 들어가며 : 유전 공학의 현재
1. 유전자의 발견 2. 농업 분야에서의 유전 공학 3. 의학 분야에서의 유전 공학 4. 배아 선별과 복제 5. 과학 수사와 유전 공학 6. 유전 공학의 광범위한 활용 7. 유전 공학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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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드러내어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측면 때문에 인간이 신처럼 구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유전적 결함이 있는 배아를 체외에서 감별하여 수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보험 회사 같이 영리를 추구하는 곳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를 요구하기 시작한다면 기존에 유전자에 문제가 있는 유전자 소외층이 생기는 것도 문제다. 유전적 질병에 시달리는 아이를 위해 부모가 이 아이의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애초에 계획에 없던 둘째를 낳는다면 이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아이의 행복면에서 문제제기를 하기도 한다.
세더잘 시리즈는 청소년을 위한 교양시리즈로 교과 과정의 심화이해를 돕는 한편 성인이 읽어도 좋을 정도로 콘텐츠가 중립적이며 알차다. 길지 않은 시간에 기본적인 상식을 쌓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하단은 지금까지 서평한 세더잘 시리즈다.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프라이버시와 감시, 자유냐 안전이냐?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8883881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사형제도, 과연 필요한가?) - 케이 스티어만
http://blog.naver.com/lawnrule/120164915246
인권, 인간은 어떤 권리를 가질까?(세더잘) - 은우근, 조셉 해리스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3563431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낙태, 금지해야 할까? l 세더잘 시리즈 18 - 재키 베일리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119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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