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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여성을 위로하는 총 75편의 소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인생의 고비에 많은 이들이 독서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음을 증언하지만 그 순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형 책을 찾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여자들이 남자에게 시련당하면 드라마나 영화에선 다음 장면으로, 설탕시럽이 잔뜩 뜬 고칼로리 음료나 당분이 충만한 케익과 아이스크림으로 흐르는 눈물을 보충하는 모습을 그린다. 워킹맘이라면 살면서 직장의 벽과 양육에의 고충을 터놓을 기회가 없어 좌절하다 늦은 저녁 술을 가까이 하는 것이 우리 눈에 더욱 익숙한 장면 아닌가한다.
20, 30대 여성이 소설책의 주요독자라는 점에서 삶의 중요한 순간에 책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장면이 자주 묘사된다는 것은 실제 현실이 그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에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것이 남성에 비해 욕망을 분출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런 것인지 단순히 생물학적인 부분에 있어 여성의 두뇌와 호르몬이 여성의 경우에 더 자연적으로 소설을 좋아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를일이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과거에나 현재나 소설을 구입하고 감상하는데 열중하는 것은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더라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소설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책의 들어가는 말에는 18세기 후반의 동판화를 예시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한 손엔 책을 들고 다른 손이 치마 소을 더듬으며 요상한 자세를 취한 숙녀가 등장한다고 설명한다. 작금의 소설이 창의적이며 유익하고 때론 파격적인 상상의 보고이지만 과거에는 이러한 소설장르가 한때는 이렇게 냉담과 조소를 받던 악덕의 사징이었던 시절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물건이다. 플로베르가 신문에 연재한 마담 보바리가 그러한 예로, 당시 종교와 건전한 윤리를 해한다는 이유로 커다란 스캔들을 불러일으키며 법정에까지 서게 된다.
플로베르는 법정에서 분륜을 미화할 의도가 조금도 없었음을 설득하며 작품에속의 작가가 우주를 다스리는 신과 같기에 작가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서도 모습을 볼 수 없다 말하며 사건을 무죄로 이끈다. 해당 작품 속에 작가는 현실을 일탈한 보바리 부인에게 상당한 호감을 보인 점에서 그의 주장은 조금은 의아하지만 소설에 종종 등장하는 현실도피적이고 부도덕하며 발칙한 전개가 여성주인공을 마지막에 죽음에 이르게 하더라도 많은 여성들에게 그것도 과거에 읽혔다는 것은 그만큼 동성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날의 현실에서 손쉽게 여가를 보내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단이 많기에 형식도 복잡하고 집중을 요하는 소설이 과거에 비해 빛을 잃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이란 생물학적인 부분과 이로인해 사회적 부분에서 겪는 차별로 인해 여러가지 남성과는 구별되는 많은 사건들이 계속되는 한, 과거에 여성의 열정을 해방시키는 배출구 역할을 했던 소설이 지금에 와서 크게 그 의미가 퇴색되었으리라 생각치 않는다. 이것이 여성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목차의 제목을 보면 사랑이라는 이름의 굴레, 나의 깊은 상처는 어디에서 오는가, 세상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 나도 가끔은 주목 받는 생을 살고 싶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와 같이 굉장히 일상에 근접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의 작품마다 너댓장의 분량의 글로 작가의 생각을 풀어내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적은 분량임에도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 및 해설이 모두 담겨있다는 것이 특기할만하다. 이 책에서 더 나아가 독서를 하고 싶다면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을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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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 사랑이라는 이름의 굴레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당신에게 | 남자에게만 빠져드는 당신에게 |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면 | 아직 순정을 믿는 당신에게 | 과거의 추억이 일상을 억누른다면 | 상상의 섹스만 하는 당신에게 | 섹스의 열정이 식은 당신에게 | 사랑보다 일이 먼저인 당신에게 | 불륜에 빠져드는 당신에게 | 에로틱한 모험을 하고 싶다면 |복종에 길들여진 당신에게 | 이상형에게 실망한 당신에게 | 실연의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2. 나의 깊은 상처는 어디에서 오는가 가족의 울타리가 장벽이 된 당신에게 |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형제자매를 끊임없이 질투하는 당신에게 |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 반항과 복종 사이에서 흔들리는 당신에게 | 부모와 정치를 논해야 한다면 |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은 당신에게 | 너무 빨리 결혼한 당신에게 | 무턱대고 과거를 미화하는 당신에게 | 워킹맘으로 살아가야 한다면 | 강한 여자로 낙인찍힌 당신에게 | 따돌림 당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 연인이 바람을 피웠다면 | 스토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다면 | 가장 가까운 사람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3. 세상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 질투로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 다가올 미래가 두려운 당신에게 |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 왜 사는지 회의가 밀려온다면 | 자신의 재능을 과신하는 당신에게 | 돈 때문에 걱정하는 당신에게 |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다면 | 아랫사람에게 자존심이 상했다면 | 하고 싶은 말을 반만 하는 당신에게 | 자신이 별종처럼 느껴지는 당신에게 | 갈등보단 타협이 편한 당신에게 | 우울함에 빠져 있는 당신에게 | 모든 것이 쓸모없다고 여겨질 때 | 강박증이 있는 당신에게 | 낯선 언어가 두려운 당신에게
4. 나도 가끔은 주목받는 생을 살고 싶다 극적인 성공을 바라는 당신에게 | 거만한 동료와 함께 일해야 한다면 | 직장을 잃고 절망한 이들에게 | 인정받지 못해 억울한 당신에게 | 우아하고 산뜻해지고 싶다면 |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다면 | 멀티태스킹이 힘겨운 당신에게 | 노동자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당신에게 | 못된 상사 때문에 괴로운 당신에게 | 행운이 당신만 피해간다면 | 권력다툼에 휘말린 당신에게 | 출신이 부끄러운 당신에게 | 위선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느낀다면 | 음모론에 끌리는 당신에게 | 돈벼락을 바라는 당신에게 | 부조리에 맞서고 싶은 당신에게
5.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권태에 시달리는 당신에게 | 휴식이 필요한 당신에게 | 자아도취에 빠진 당신에게 | 일상을 탈출하고 싶다면 | 과거가 발목을 잡고 있는 당신에게 | 안정된 세상에서 살고 싶은 당신에게 | 건강염려증에 걸린 당신에게 | 인터넷 중독에 빠진 당신에게 | 쇼핑을 끊기 힘든 당신에게 |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다면 | 나이 드는 것이 두려운 당신에게 | 죽음이 무서운 당신에게 | 삶의 변화가 필요할 때 |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싶다면 | 좋은 끝맺음을 위하여
옮긴이의 말 |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나 러디어드 키플링의 정글북 그리고 로렌 와이스버거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과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씨 등등 우리에게 익숙한 문학작품을 중간마다 만나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다. 아쉬운 것이 처음 만나는 작가나 작품을 검색하면 번역본으로 나온 책이 없어 굳이 읽으려 한다면 값을 더 치르고 원서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파스칼 메르시어의 페를만의 침묵이란 작품이다. 왜 사는지 회의가 밀려오는 경우에 읽기를 추천하는 책으로 주인공 필립 페를만은 세게적인 언어학자이다.
그는 관련 세미나에 초대받았지만 갑작스럽게 학자들이 벌이는 논쟁과 라이벌 의식, 그리고 치열한 경쟁에 욕지기를 느껴 타인들의 기대와 다르게 과제를 미루다가 마침내 공황 상태에 빠져서는 동료학자의 논문에 몰두하다 이를 번역해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이후에 전보가 도착하여 동료가 온다는 소식을 접하자 그를 살해하거나 자신이 자살하려는 마음까지 먹는다. 내용은 주인공의 마조히즘에 이를 정도로 자학하는 그의 인생에 관한 회의를 풀어놓지만 결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마침표를 찍는다.
표절도 들키지 않았고 그저그렇게 끝났지만 페를만은 결국 학자의 길을 포기하고 새로운 인생을 찾기로 한다. 요즘 한 여자 스타 강사의 논문 표절 문제를 필두로 다시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도용하여 학문적 양심을 거스르는 일에 대해 이야기가 많은데 이 책이 그러한 상황에 적절한 책이라 생각했다. 강박과 야망은 이러한 학문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우리네 삶에 다양하게 나타나는 집착이나 욕심에 결부시켜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 보는 기회를 주거나 자신의 실제 모습을 투영시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도록 도울 것 같다. 국내 번역본은 아쉽지만 없었다.
소설은 특성상 인생의 거의 모든 상황에 일어날만한 일들을 다루고 있고 좋은 소설들이 행간에 삶의 의미를 환기시키며 우리를 지지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기에 매순간 우리에게 위안과 충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설읽기는 좋은 힐링방법이다. 이 책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듯이 출판사에서 각각 홍보 국장과 주간을 역임한 두 저자 마르기트 쇤베르거와 카를 하인츠 비텔가 오늘날 여자의 인생을 지지하는 책들을 주제별로 모아놓은 엣세이 형식으로 책을 소개하며 여성들을 위로해준다. 사회생활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추천하는 바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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