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설계>, ‘춤추는 술고래의 수학 이야기’는 과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을 유명한 과학서적들이다. 이러한 책을 지은 저자인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는 미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교수로 어렵고 난해한 과학주제를 쉽고 재치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이미 해당 서적은 뉴사이언티스트 닷컴에서는 2012년 주목해야 할 10권의 책 중 한 권으로 선정한 바 있다. 뇌와 관련해서는 뇌인지과확을 활용한 책인
이모션 -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http://blog.naver.com/lawnrule/120166456370
아이들 뇌와 관련한 정서 및 발달을 다룬 책을 각각 서평한 바 있다.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내 아이의 평생행복을 결정하는 아이의 뇌 - 김붕년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7046188
인간은 이성의 동물이란 명제를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자란 사람들에게 인간생활의 많은 부분이 감성과 무의식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은 초기에는 받아들이기 불편하고 납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근대에 많은 사상과 이론들이 계몽철학의 영향으로 인해 인간의 의식적 측면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무의식하면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떠올릴 것이다. 사실 그의 학문세계는 과학보다는 철학에 가깝다고 언급되는데 당시에 뇌과학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19세기에 과학자들은 신경활동이 혈류와 산소농도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았다.1990년대에 등장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장치가 개발되어 뇌의 활동량을 반영하는 미세혈류량을 읽어내 영상으로 표시하는 기술의 발명으로 뇌활동 데이터의 집적을 통해 진정한 과학적 의미에서의 무의식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된다. 비침습방식으로 뇌의 산소 소비도를 지도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책의 내용은 이러한 과학적 자료를 통해서 전개된다.
총 2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재미있었지만 유독 인상에 남거나 다시 참고하고 싶은 부분은 볼드체 처리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이 흥미로운 주제들의 향연이다. 특히 파트6은 일전에 서평한 몸짓의 연애 심리학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한다.
몸짓의 연애 심리학 - 토니야 레이맨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6525974
|
서문
1 _ 두 층위로 구성된 뇌 1 새로운 무의식 2 감각 더하기 마음이 곧 현실 3 기억과 망각 4 사회성의 중요성
2 _ 사회적 무의식 5 사람의 마음 읽기 6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기 7 사람과 사물을 분류하기 8 내집단과 외집단 9 감정 10 자기 자신
감사의 글 주 역자 후기 인명 색인
|
글이 마치 한편의 뇌의학 다큐를 보는 것 같다. 특히 9의 감정편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한데, 프로포즈나 고백은 흔들바위 근처나 높은 고층에서 하는 것이 분비된 아드레날린으로 하여금 상대방에 대한 호감에 착각을 불러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것은 유명한 예시다. 자신의 생리적 현상에 의한 것을 감정에 의한 것이라 잘못 생각한 것이다. 책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배우자를 고를 때는 그래서 한참 타오를 때가 아니라 한풀 꺽인 시기일 때, 그리고 미인에게 홀려서 일을 그르칠 수 있다면 외부적 상황 불안하지 않을 때 사무를 처리할 환경을 구비하고 수행해야 한다.
나아가 파티가 어땠냐고 묻는 대목이 있다. 누구나 그렇듯, 대개 즐거웠다고 말한다. 이유를 묻는다면 아주 뻔한 유쾌한 사람들에 관한 언급이나 아름다운 장식과 값비싼 술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 놓을 것이다. 문제는 스스로의 감정과 행동을 설명할 때 가장 그럴싸한 설명을 골라내는 것이지 그것이 그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 직접적인 사유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 흐릿한 인과적 공간을 자신의 의식세계에서 확신에 찬 마음으로 꾸며낸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를 곧이곧대로 믿어버리기까지 한다.
해당 챕터에서 고용실험이 나오는데 다양하게 차별화된 고용 조건들을 예시로 내놓고 과연 어떠한 조건이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학업 성적에 체크를 했고 커피를 쏟은 사소한 실수나 평가자가 나중에 상대를 만나리란 조건들에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후자가 실제 심리학에서 검증되었듯이 그 사람을 더 좋게 보이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대로 사실과 관계 없이 믿고 확신하는 것이다. 가장 신뢰할만한 내면의 소리가 실상은 진실과 다른 경우가 발생하여 의도치 않은 거짓말을 부른다.
따라서 마케팅을 위한 설문조사를 위해 집단조사를 하여 이유를 수집하여 그대로 적용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소비증가를 유도한다는 보장은 없을 수 있다. 우리의 무의식이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뇌에 저장단 데이타베이스 항목에서 사회적 규범에 가장 근사치 값을 가진 답변을 내놓도록 하기 때문인데, 책에서는 이를 묘사하길 진화는 인간이 자신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뇌를 설계하지 않고 인간의 생존을 돕도록 설계되어 세상을 살만큼만 이해하도록 하는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이렇게 재미있고 유쾌하며 지적인 책이 심심한 편집을 가졌다는 점에서 약간 아쉽다. 형광초록색의 겉표지는 원서와 동일하게 가기위해서 이런 색을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대학교양서적과도 같은 분위기다. 처음에는 원서의 페이퍼북을 종이질만 바꿔서 내용만 옮겨놨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쾌하고 지적인 내용을 담은 만큼 유려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디자인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합해서 이 내용이 더욱 널리 읽혀졌음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단순히 호기심을 채워주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부지와 착오를 교정하고 비판적이고 능동적인 행동양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식견을 제공한다. 연애와 정치 그리고 인종문제와 같은 사회적 화두 및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우리 뇌와 관련된 사례를 다루고 있으며 비전공자가 읽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간다. 뇌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은 물론 무의식과 관련하여 인적인 부분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심리와 비판적 사고의 고양이라는 취지에서 일맥상통한다는 면에서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여는 20가지 열쇠 - 제임스 R. 플린]을 추천한다.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3734329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