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학교 | 섹스 - 섹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는 법 ㅣ 인생학교 1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미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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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학교란 2008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문을 열고 알랭 드 보통을 중심으로 삶에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강연과 토론 멘토링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며, 배움을 다시 삶의 한가운데로 돌리자는 의미를 가지고 시작된 글로벌 프로젝트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마주하는 문제를 위해 지식 아닌 지헤를 배워야 하기에 섹스 돈 일 정신 세상 시간에 관한 통찰의 시간을 가지게 하여 일상생활의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시도다.

 

 이 책은 뇌가 섹시해지는 서적인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읽고나면 흥분되는(?) 것이 아니라 한결 편안해진다.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기 곤란한 단어를 두고  긴장감 있는 관련주제를 열거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시에 치유하는 역할도 한다. 형광 핑크색을 배치한 것이 눈에 띄고 가끔씩 관능적이고 말초적인 묘사가 나와서 몸의 한구석이 찌릿하고 입이 바짝 타지만 그만큼 재밌다! 

 

섹스라는 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한 만큼 거의 대부분의 학문에서 직간접적으로 언급되는 것 같다. 특히 심리학, 인류학과 같은 사회분야와 생물학 신경학과 같은 과학분야에 두루 걸쳐서 나오기 때문에 해당 서적에서 어떻게 어디에 비중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할까 궁금했었다. 작가는 철학과 심리, 역사 및 각종 과학과 현상에 관한 것들을 불러내고 적절히 가상의 인물들까지 등장시켵 오묘한 설득력이 있는 지적탐험을 보여준다. 

 

 책은 상당히 다이나믹한데 가령, 포르노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와중에 치어리더의 나체를 언급하다 다음 장에서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의 발췌부분을 읽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식이다. 특히 포르노의 미래를 언급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작금에 음란물은 단속의 대상이자 논쟁 속의 잦은 화두인데, 알랭 드 보통은 앞으로 포르노가 기존의 자기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수준에서 나아가 수준높은 시나리오와 이미지로 채워진다면 밝히는 동물과 고매한 인간이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고통받지 않게 해야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총 4장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3장의 골칫거리라는 주제가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으며 다루는 소재면에서 제일 위험한(?) 부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흥미 있게 읽은 부분은 볼드체로 강조해두었다.

발기부전에 문화발전의 부작용이라 짚어내는 부분도 신선했다. 작가의 기존의 작품들을 봐도 알 수 있듯이 가끔 조소와 위트 그리고 날카로운 분석 등이 있지만 종국에는 따듯한 시선을 잃지 않는 매력적인 책이다.

 

 Part 1 들어가는 글 

왜 모두의 성생활은 ‘매우 이상’한가? 
무분별한 그 열정을 정중하게 인정하기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섹스의 난관들 
병원이 아니라 호스피스가 필요하다 

Part 2 섹스의 기쁨 
Chap 1 에로티시즘과 외로움 
그녀 혹은 그와 하고 싶어지는 의식적인 동기 
첫 키스와 외로움 극복의 순간 
보통의 연애의 점진적 발전 과정 
문제는 섹스와 일상의 격차 
Chap 2 ‘섹시함’은 심오해질 수 있는가? 
매력적인 사람들에게 매료당하는 진짜 이유 
외모, 우리의 유전적 운명 
내면적 특징에 대한 직관적 탐지 
그러므로 섹시함은 행복의 약속 
섹시한 옷차림에 담긴 그의 철학과 세계관 
Chap 3 나탈리냐, 스칼렛이냐? 
성적 취향을 결정하는 심리적 내력 
결핍을 채우고자 하는 동물적 본능 
스칼렛 요한슨이냐, 나탈리 포트만이냐? 

Part 3 섹스의 골칫거리들 
Chap 4 사랑과 섹스 
사랑과 섹스는 왜 함께할 수 없나? 
서로 다른 열망 
로맨틱과 에로틱에게 평등한 지위를 
Chap 5 이성에게 거절당한다는 것 
현대판 앨리펀트 맨 
거절의 이유는 훨씬 더 단순하고 덜 우울하다 
믿기 힘들겠지만, No는 그냥 No일 뿐이다 
Chap 6 욕망의 결핍 
뜸해지는 횟수 
창녀와 나쁜 남자의 공통점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루한 카펫과 거실 의자 탓일 수도 있다 
무심함과 권태로부터 오래된 관계 구제하기 
섹스와 결혼의 평화로운 공존 
Chap 7 더 이상 그것이 일어나지 않을 때 
두 사람 모두의 상처와 충격 
수컷들의 성관계를 파탄 낸 주범, 문명화 
서로에 대한 원망, 은밀한 공격과 앙갚음 
이 시대의 커플을 위한 성직자, 심리치료사 
지금 바로 옆에 있는 한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 
Chap 8 포르노 
포르노를 보지 말아야 할 마땅한 이유가 없다 
포르노에 소비되는 2억 인시 
남성의 설계적 결함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포르노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두 가지 근거 
우리를 함정에 빠트리는 ‘구속 없는 자유’ 
종교계의 경고 
고결한 인간 본성을 일깨워줄 미래의 포르노 
Chap 9 외도 
시작은 그녀를 알고 싶어 하는 욕망 
저지른 사람과 당한 사람 
사랑, 섹스, 가족에 대한 각기 다른 욕구 
궁극의 오류는 결혼과 외도에 대한 이상주의 
감정의 신성화 경지에 오른 결혼제도 

Part 4 맺음말 
섹스 문제만 없었다면 정말 즐겁게 살았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왜 이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일까? 

더 찾아보면 좋은 자료들

 

 

 단순히 섹스라는 행위 자체를 넘어 이를 대하는 자세와 기저에 깔려 있는 진정한 사랑과 가치에 관해서 이야기 한다는 점이 책의 깊이를 더해주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알랭 드 보통의 결혼과 성에 대한 분석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특히 외도파트가 그러한데, 탈선에 대한 욕망이 없다면 이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하면서도 결국 서로에 충실한 배우자는 칭찬 받아 마땅하다며 조금은 상투적이고 책의 의도상 당연하겠지만 윤리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더해서 오직 당신에게만 실망하리란 비관적인 결혼서약까지 제시한다.

 

 그가 말하길 완벽한 만족을 주는 결혼 상대자란 없으며 결핍을 느끼는 배우자가 외도를 벌이는 것인데 배우자를 배신하는 양상은 외도 이외에도 자신의 매력을 가꾸지 않거나 대화를 거부하거나 혹은 마음이 다른 데 가 있는 사람처럼 구는 것도 일종의 배신이란 것을 알아야한다고 강조한다. 불완전한 감정을 가진 인간은 순간순간 많은 감정과 스치고 상황과 마음의 불일치를 인간이라면 당연히 겪는 일이며 제대로 사는 신호라 말한다. 결혼이란 신성성과 이상주의에 대해 관대해지라는 메시지였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쉴새 없이 울며 젖을 찾을 때 엄마들은 아이의 목을 조르고 싶을 수도 있고 사소한 일로 남편과 싸우면 이혼해버리고 싶은 격정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것에 죄책감과 혼란에 빠져서 모든 감정을 일일이 존중한다면 우리의 일상은 전쟁과도 같을 것이다. 한편 생각해보면 외부에서 바라봤을 때 대개의 가정이 평화롭게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두 인격체가 그만큼 인내하며 서로 믿어온 시간이 잠깐 흔들린 시간보다 많다는 반증이기에 이것은 기적과도 같고 칭찬할만한 것이라 위기의 순간에 상기해 보며 너그러워지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 충고한다.

 

 성욕이 주는 쾌락에 비해 그에 수반 되는 고통이 큰 경우가 많음에도 우리는 왜 이를 감수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생물학적인 당연성을 넘어 인간 본연의 어리석음과 치욕을 절절히 깨닫고 건조한 사고방식을 벗어날 수 있게 하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남긴 다양한 예술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러한 성욕 때문에 달과 지구처럼 사이를 두고 공존하는 두개체가 서로를 원해서 남긴 것들이 시와 노래 같은 것들이 아닐까. 뭔과 인과과정이 반대가 된 것 같지만 동의하는 바이다. 

 

 섹스라는 키워드도 그렇지만 철학과 같은 여러 부분에서 접근하는 만큼 단순하지 않고 사유하는 것을 통해 성숙을 도모하는 책이니 만큼 성인남녀에게 권하고 싶다. 답을 내주는 책은 아니며 위로 주며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돕는 책이다. 애초에 주제 자체가 가슴을 확 풀어주는 정답을 내놓을 수 없지만 읽고나면 한결 마음이 가볍고 해방된 듯한 느낌을 준다. 마인드 맵으로 자신이 섹스라는 단어와 함께 상기되는 것들을 늘어놓고 작가와 마주한다면 더욱 즐거울 것이다. 역시나 그는 가끔 발칙하고 노골적이며 금지된 선을 밟은 느낌을 주다가도 금새 궤도로 돌아오고야 마는 역시나 타고난 이야기꾼이였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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