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지고 싶어
비니 클라인 지음, 강성희 옮김 / 오늘의책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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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배우 이시영이 복싱을 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놀랐는데 일종의 신종 홍보수단이거나 단순 호기심에 일회성으로 참여한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 그녀가 대회 우승까지 했다는 소식에 외모가 중요한 배우란 직업을 가진 사람이 몸을 사리지 않고 도전했다는 것에 그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맘속으로 응원했다. 붉은 글러브를 둘러메고 링 위에서 주먹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에 경기장에 관중들과 시청자들은 열광하지만 한편으론 단순히 관심 없는 것에서 나아가 이를 야만적이라며 경멸하거나 무시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규칙이 있고 심판이 이를 감독하지만 사람들의 함성 소리에 간장과 흥분에 휩싸여 상대를 가격하는 모습은 합법적인 폭력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인 비니 클라인은 심리치료사로 일하며 예일대 심리학과 강사이자 라디오 방송에서 진행자로 일하는 사실상 운동과 친하지 않은 환경에 속한 사람이다. 그런 그녀도 발목 부상 때문에 받았던 물리치료가 아니었다면 권투에 대해서 계속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에서도 언급이 되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보기 전에 티브이에 격투기나 권투 같은 시합이 나오면 의례 채널을 돌리곤 했다. 스포츠 영화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어지만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루키와 같은 복싱 영화도 따로 찾아보는 것은 생각치 않을 정도로 전혀 흥미가 없었다.


주인공인 힐러리 스웽크의 비극과 그 과정에서 그녀가 권투를 통해 삶을 극복하는 모습에서 권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링은 사면이 모두 탄성 있는 줄로 막혀있어 링에 오르는 순간 도망갈 곳은 없으며 상대를 시간 내에 쓰러뜨려야하기 때문에 에어로빅이나 요가와는 다르게 순간순간 자신의 내부의 힘을 외부로 뿜어내야 하는 운동이며 승부를 내야하기에 스스로를 순간순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녀는 이러한 훈련 과정에서 자신의 가족과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돌아보고 약한 신체에 구속되어 스스로 활동에 제약을 두었던 과거에서 벗어난다. 



하단의 링크에서 그녀의 얼굴과 책에 관련한 소식을 볼 수 있다.

http://www.theglowingedge.com/blows-to-the-head-how-boxing-changed-my-mind/



 차례

 

프롤로그

 

1. 더러운 스포츠
2. 여자와 주먹
3. 나를 휘감고 있는 넝쿨
4. 날 받아 주세요.
5. 아버지가 있는 풍경
6. 뒤구르기와 수영
7. 희열의 드라마
8. 헤비급을 위한 진혼곡
9. 이상한 경험
10. 나와 다른 여자
11. 오래된 기억들
12. 자부심
13. 정신의 근육
14. 챔피언 이야기
15. 스파링
16. 만들어진 여자
17. 명사수의 슬픔
18. 여전히 남자의 세계
19. 터널의 끝
20. 나만의 링 위에서

 

에필로그


감사의 말
옮긴이의 글



권투에 대한 정보와 유대인에 대해 기존에 내가 몰랐던 내용이 많이 나와서 이런 점이 흥미로웠다. 쉰들러리스트를 보지 않은 유대인임을 수줍게 책에서 풀어 놓는 중년 연성의 위트 있는 권투 엣세이로 누구나 읽고나서 굳이 권투가 아니더라도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하고 싶은 욕구가 들 것 같다. 물론 내가 이 책으로 권투를 할 용기를 얻진 못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새벽 운동에 대해 또 다른 강력한 지지가 되어준 고마운 책이다. 허약한 육신 때문에 우울감에 빠지곤 했던 나와 비슷했던 지은이의 모습에 많은 위안을 얻었고 한편 즐거웠다.



기억에 남는 에필로그에 나온 신의 한 절을 옮긴다.


옛 속담에 이르길, "싸우다 도망치는 이는 

살아서 또 다른 날 싸우게 되리라."

그의 신조는 "싸워라,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든 도망치지 말고

머물러라.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삶에서 달아나게 되리라."


파란 눈 코쟁이의 전설

- 제이 클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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