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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이 책을 펼치기 전에 먼저 정리할만한 장소가 있으면 청소를 한 이후에 이 책을 봤으면 한다는 것이다. 내 경우 이 책에서 딱히 어려운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동기를 가지고 읽지 않았더니 몰입하기가 약간 어려웠다. 뭔가 과학적이고 그럴싸한 이론이 나오면 자극을 받는 내 성향도 있겠지만 대개의 독자가 뭔가 대단한 정리에 관한 특별한 법칙이나 테크닉을 바라고 읽는다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엇다. 하지만 중반부에 책을 덮고 한 켠에 쌓인 서류와 책 가지를 정리하니 당장 어떤 종류로 분류해야 하는지부터 막막했다. 그래서 실제 정리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해당 목차로 가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살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아이템별 장소별 실전에 바로 사용가능한 테크닉을 알려주는 방식은 아침에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서도 자주 다루는 것이고 여타 잡지와 같은 서적에서도 많이 나오는데다 인터넷 신문의 생활면에서도 잊을만하면 나오는 것들이다. 즉 그런 것을 바라고 해당 책을 펼치면 실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정리가 가지는 추상적인 의미와 긍정적 영향에 더욱 집중해서 읽었다. 세밀한 방법론은 검색엔진에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를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 책은 아주 디테일하지 않아도 명쾌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저러한 세부적 기술을 늘어놓기 이전에 버리고 분류하는 기준을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수치로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가령 “1년 이내에 손대지 않는 책은 버려라” 이런 식이다. 정리의 대상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방식은 이 책의 장점이며 또한 버리지 못하는 심리에 대해서도 적재적소에 잘 지적하고 있어 설득력도 높다.
저자가 결국 정리의 진정한 의미와 재발견 그리고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을 말하고자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아가 정리 자체가 인생 전반에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 말한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이 있었던 이유는 첫째로 법정스님의 무소유란 책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재작년에 타지로 이사 오면서 물건을 많이 버린 것이 큰 계기가되었다. 문제는 저러한 계기가 있음에도 꾸준히 정리한다는 것이 쉽지않다는 것이다. 대청소란 단어도 그런 것에서 출발하게 된 것 아닐까. 게다가 보이는 부분만 정리되면 당장 급하지 않아서 금새 잊기 때문에 정리가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디서부터 손을대야할지 감이오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정리라는 것은 대개 마지막에 어지러진 것을 제자리로 돌린다는 의미가 있는데 책에서는 모두 원래 장소에 돌려놓는 것을 제로상태로 되돌린다고 표현하면서 책상 위의 상태와 머릿속의 상태는 링크되어 있다고 한다. 많이 경험하는 일일텐데, 시험기간에 부담감에 대한 회피성향으로 책상을 치우는데 시간을 할애한 경우가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시간 낭비이거나 딴짓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깨끗한 책상은 우리 머릿속 사고까지 깨끗하게 해준다는 저자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사람은 많은 경우에 외부 환경에 큰 영향을 받으니 말이다. 그러한 점에서도 정리의 의미는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나 정리는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대개 물건이 그 대상인데 자신의 자취와 다름 없으므로 잊었던 꿈이나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또한 이를 통해 변화의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만약 하루를 온전하게 살고 내일이 시작되면 어제는 죽는 것과 다름 없을테고 기억에서 멀어지거나 잊혀진 물건들은 종국에는 개개인의 유품과 다름 없다. 스스로를 추억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실린 신문기사라든지 어려서 땄던 메달이나 오래된 일기 속의 꾸물거리는 글씨로 쓴 자신의 꿈 이야기는 과거에 죽은 내가 스스로에게 주는 유품과 다른 없지 않을까. 무엇이든 간에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면 삶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다. 유품이라면 얼마 전 서평했던 하늘에 보내는 상자 - 메리 로우 퀸란이 있다. 남겨진 것을 확인해서 진정성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맥락이 비슷하다.
총 네 개의 챕터와 51가지의 작은 제목으로 되어있다. 소제목이 끝나는 부분에 one minute point를 두어 내용을 간략해 요약해 나중에 짧은 시간을 들여 훑어보기 편하도록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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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rologue | 시작하며
STEP1 정리하여 이끌 것인가, 하지 않아 떠밀릴 것인가
리드하는 인생의 출발, 정리정돈의 시작
01 어제를 끝맺고 오늘로 리셋하라
02 무엇을 정리할 것인가
03 정리정돈은 끝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이다
04 정리정돈은 성공의 필수조건이다
05 기회를 받아들일 준비
06 물건, 공간, 사람을 살려라
07 정리정돈이 주위에 미치는 영향
08 사용하는 물건의 마음을 생각하자
09 낡은 기회란 없다
10 정리정돈 연습은 여행으로
11 정리정돈을 미룰 때의 핑계와 대처법
12 정리정돈의 우선순위
STEP2 정리정돈, 시간은 줄이고 효과는 높여라
단시간에 내 것으로 만드는 정리정돈의 기본동작
13 어디부터 시작할 것인가
14 정리정돈의 3대 규칙
15 정리정돈의 기본동작
16 정리정돈의 성역
17 악순환을 부르는 적, 집착
18 버릴 때는 이런 마음으로
19 냉정한 판단의 수단, 유효기간
20 버리고 후회하는 물건은 없다
21 판단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22 수납공간에 여유를 둬야 하는 이유
23 새 수납장은 도피처에 불과하다
24 사전에 차단하자, 수납의 악순환
25 물건의 활용도에 따른 수납방법
26 정리정돈의 전반, 중반, 후반
27 타입별로 알아보는 정리정돈 고민 해결법
STEP3 정리정돈에 마침표를 찍자
정리정돈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한 유지 방법
28 방심하면 찾아오는 5가지 함정
29 예외를 만들면 공든 탑이 무너진다
30 정리정돈, 한꺼번에 할 수 있을까?
31 습관이 되면 이렇게 좋아진다
32 습관이 주는 감각으로 컨트롤하라
33 매일의 1분이 큰 결과를 남긴다
34 정돈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
35 제 위치 규칙
36 타입 별 흐트러짐 대처법
37 의욕을 높이는 4가지 힌트
38 습관화의 첫걸음, 두 개의 기둥 세우기
39 곧장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
40 반대심리를 이용하여 극복하라
41 습관을 이용하여 극복하라
42 정리정돈은 전염된다
43 오늘의 정리정돈이 10년 후를 바꾼다
STEP4 정리정돈을 통해 변화를 직접 느껴보자
곧바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8개의 정리 포인트
44 추억이 깃든 물건 정리
45 잘 줄지 않는 옷 정리
46 신문, 잡지, 책 정리의 기준
47 서류 정리의 기준
48 생활의 능률을 높이는 PC 정리
49 소통의 기본, 메일 관리
50 활력의 원천, 냉장고 정리
51 내 재산 흐름이 뚜렷해지는 지갑 정리
epilogue | 끝맺으며 |
물건이 적을수록 생활에 집중할 수 있다. 엄마는 많은 화분을 기르시는데 정성을 들이신다. 하루에도 몇 번을 잎을 쓸고 물을 주시고 말을 거신다. 공간만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것도 부지기수인 것이다. 신경쓸 물건이 줄어들수록 우리 본연의 목표와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원하는 일에 진력할 수 있는 에너지를 늘릴 수 있다. 저자도 3개월 단기 어학연수에 자신의 짐이 고작 트렁크 하나 분량인 것을 보고 그것을 계기로 강사로 활약하고 책도 냈다고 말한다. 우리는 적은 물건으로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음에도 쉽게 이를 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우리는 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다. 과거에 필요에 의해서만 생에 필수적인 의식주에 밀접한 물건을 구매했었다면 지금은 나아가 취미와 흥미와 충동에 의해 혹은 자신의 표현을 위해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물건들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장소는 제한적이고 소유라는 인간의 본능과 미련과 게으름 그리고 추억들 때문에 정작 삶에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기기까지 한다. 궁금하다면 나처럼 백지를 꺼내서 오늘 하루 종일 내 곁에 쓰인 물건을 적어보자. 일주일 내내 내가 꼭 써야만 했던 물건은 정말 몇가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무척 놀랐다. 자극을 위해서라도 한번 해보길 권한다.
요즘 많은 자기계발서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방향으로 무언가 특별한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 대세인데 이 책은 정리정돈하는 것 자체를 습관으로 들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리란 것이 버리는 것이 주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존의 자기계발의 방향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 특별하다. 더해서 저자는 요즘 많이 보이는 21일 법칙을 이야기하며 이 기간 동안 여기 나오는 원칙들을 쉬운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면 결국 좋은 습관으로 남는다고 주장한다. 내 경우 서류와 책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산처럼 종이가 불어나곤 하기에 나도 당장 실천해야 할 문제다.
내가 좋아하는 법정스님의 말씀과 많이 닮은 책이다. 삶은 소유할 수 없고 소유하지 말아야 한다. 자연히 흐르는 세월처럼 버려야 자리가 나고 또 채워지는 것이다.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며 정리의 자세를 잡아줄 것이다. 인생이 안풀리는 것 같고 마음이 복잡한 사람이라면 마음을 정리정돈하는 기분으로 읽어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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