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사형제도, 과연 필요한가?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11
케이 스티어만 지음, 김혜영 옮김, 박미숙 감수 / 내인생의책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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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은 생명형 자유형 재산형 명예형 신체형 등 여러가지 유형의 징벌제도를 두고 있는데 최극단의 형은 생명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형법 41조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살인의 죄로, 해당 범죄의에 있어 형벌의 최상한선이 사형이다. 대개의 형벌은 금전이나 물질로 완벽할 수야 없지만 사후구제가 어느 정도 선에서 가능한 반면, 생명형은 차후에 구제의 길이 원천봉쇄되기 때문에 그 논쟁이 더욱 뜨겁다. 


세계적으로 이를 존치한 나라도 있고 폐지한 나라도 있는데 2/3가 법적 사형 폐지국이거나 혹은 사실상폐지국이다. 우리나라는 법무부장관의 사인이 있어야만 사형이 집행되는데 사안이 무거운 만큼 이를 차기장관이나 정권에 미루는 형국이 되다보니 결국에 15년 동안 형의 집행이 없어 사실상 사형 폐지국이 되었다.  


이 책은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의 약자인 '세더잘'시리즈로 글로벌 시사 교양을 다룬다. 11번째인 이 책은 사형제도에 관해 엮인 책으로 두꺼운 하드커버로 양장처리되어있다. 총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목차를 확인하면 알 수 있듯이 목차자체가 흐름이 있어 자연스럽게 사형제도의 문제와 잇슈를 읽으면서 정리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고 매 챕터가 끝나면 간추려 보기라는 코너를 통해 챕터의 핵심 내용을 쉽게 정리할 수 있다.


 ▶ 차 례 

감수자의 글 
들어가며: 계속되는 사형제도 논쟁 

1. 사형제도란 무엇일까요? 
2. 사형제도는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3. 사형 - 최후의 심판
4. 사형제도가 ‘인간적’일 수 있을까요? 
5.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다
6. 사형제도는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까요?
7. 사형제도와 사회 

연표
용어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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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생이 되면서 하나 좋았던 점은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 단순히 교과서적으로 암기하거나 단편적으로 이해해야만 했던 지식의 파편들을 좀 더 역동적이고 다각화된 활동으로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능동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주제에 따른 자료에의 수집범위와 기간이 좀 더 넓고 길어졌다는 것. 법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학기 중에 많은 잇슈를 다루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면서 오래된 논쟁 중에 하나라서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바로 사형제도에 관한 논쟁이다. 







그래서 긴 방학기간 동안 이 제도와 관련해서 입장을 정리하고 싶어 검색을 통해 사형관련된 영화를 찾아서 보게되었고 데이비드 게일 (The Life Of David Gale, 2003)이란 영화를 봤었다. 장르도 줄거리도 심지어 주인공이 누구인지 조차도 모른채 특별한 생각 없이 봤었는데 결말이 내게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궁극적인 영화의 메시지는 사형제를 폐지해야한다는 것이었는데 요즘은 물론 흔하게 사용되는 플롯인 반전이란 기법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았다. 관련해서는 영화 데드맨워킹도 유명하니 여유시간에 이 책을 읽고 한번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교과서에 몇 줄 나온 것과는 다른 차원의 깊이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책을 모두 읽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이후에 영화 감상을 한다면 더욱 몰입해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 책도 페이지를 넘길수록 심경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치에 관한 입장 차이는 굉장히 유동적이다. 큰 사건이나 특정한 경험 때문에 그러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도 살아가면서 내가 처한 위치나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등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물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에서는 강간당한 여성이 자신의 낙태에의 권리를 주장하는 동안 판결까지의 기간이 길어져 결국 출산하는데 나중에는 낙태 반대 운동가가 된다.

우리나라 형법상 태아는 낙태의 대상이지 살인의 대상은 아니지만 제도 밖에서는 낙태 반대 입장을 취한느 사람들에게는 살인과 진배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에게는 Roe는 예비 살인자였던 사람이 이후에는 자신의 입장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독자들도 책을 읽으면서 어떠한 계기가 생기면 자신의 입장이 번복되진 않을까 생각하며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책의 서문의 들어가는 글에는 살해된 가족이 가해자에 대한 형벌에 대하여 인터뷰한 내용이 나오는데 심지어 이들 사이, 한배에서 나온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사형인지 종신형인지에 대해 모두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사자가 되더라고 입장이 갈리는 것은 다르지 않다. 책에는 논점마다 찬성VS반대 유명인들이 이와 관련해서 언급한 것을 실어놨는데 인상 깊었던 것을 하나 적자면,

 귀에 거슬리겠지만, 독극물 주사가 사랑하는 애완동물을 안락사 시키는데 쓸 정도로 좋은 방법이라면, 의도적인 살인을 저지른 범지ㅗ자들에게는 지나치게 좋은 방법일 것이다. - 로널드 베일리


사람이 둘만 모여도 룰이 생기고 집단을 이루고 살면 제도가 생기지 않을 수 없고 특히나 극악한 흉악범죄에는 사형이란 징벌의 필요성 논쟁이 꼭 따라 붙기에 세계는 아직도 사형관련 논쟁이 뜨겁다. 우리나라의 경우 얼마전 나영이 사건과 오원춘 사건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어느 사회에서나 논란이 되는 잇슈이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한번쯤은 시간을 내서 입장정리를 하고 지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해당 서적은 찬성이나 반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내용을 펼쳐나가고 있고 종종 문답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생각할 여지를 주며 도표와 이미지, 수치 자료가 적절한 분량으로 첨부되어 있고 쉬우면서도 큰 논점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어 주제자체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는데다 분량과 내용적 면에서도 교양서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양질의 책이라 본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생에게는 교과서의 깊은 이해를 위해서라도 꼭 읽는 것을 추천하며 특히 부록이 알찬편이라 간단한 연표가 있으며 굵은 글씨로 본문에 표시된 단어의 경우 용어설명을 통해 가석방, 구형과 같은 어린 친구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단어를 설명해준다. 더 알아보기는 각주를 대신해 관련기관과 관련법률을 실었다. 


중간에 사례탐구나 알아두기와 같은 소소한 읽을 거리도 나름의 재미다. 청소년 교양서라고 하기에는 성인 읽어도 좋을 정도로 구성이 좋고 내용이 알차다. 기초교양 자체를 위해서라도 시간이 난다면 세대가 몇번을 변해서 계속될 가치논쟁이며 다른 잇슈들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번쯤은 읽었으면 한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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