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을 위한 세 가지 열쇠 - 결혼생활에 대한 현실적 충고와 명쾌한 조언
하워드 마크맨 외 지음, 권정혜.유지훈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기사를 보면 '이혼'이란 단어가 너무나 흔하게 나온다. 사회 경제적 여건 때문에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4쌍 중에 1쌍은 이혼 한다고 하니 누군가는 일종의 가족해체 현상과 같은 일종의 사회 문제라고 지적하는 이도 있다. 결혼은 행복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방향이 조금만 틀어져도 한음절만 바뀌면 불행의 시작이기도 하다. 

결혼하는 것 자체보다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주변에 오랫동안 해로한 부부가 있으면 눈여겨 보고 배울 것이 있다면 열심히 담아서 마음에 새기라고 충고해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부부란 것은 얼마나 내밀한 관계인가. 아마도 다른 모범 사례를 통해서 배우는 것도 좋겠지만 부부가 합심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이 책은 위기에 봉착했거나 보다 나은 관계 형성을 위해 부부 문제와 관련된 심리학 교수, 가정연구센터 교수, 정신과 클리닉 전문의 등, 여러 전문가들이 공동 저술한 책이다. 저자 중의 한명인 마크맨 박사는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이며 동시에 부부관계 강화 프로그램인 RPEP(The Prevention and Relationship Enhancement Program)의 창시자이다. 여기서 세가지를 강조하는데 개정판을 내면서 2가지를 더 추가한다. 이 책의 큰 줄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1. 부부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결정하기

2. 불변의 상대방을 탓하지 말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하기.
3. 부부 사이에 안전한 분위기 만들기.

4. 부부에게도 로맨스와 우정이 필요하다.
5. 결혼생활에 헌신하라.

이 방법은 개발된 이래로 30년 동안 현장에서 부부치료와 교육 및 상담에 쓰인 이론이며 책의 내용 전반에 걸쳐 다양한 예시와 함께 해결책을 제시한다. 특히 예시 자체는 일상적 사건에 기반한 대화체 형식이라 공감이 쉽고 이해가 용이하다.



전문가들이 집필한 책이니 만큼 상당히 조직적이고 한편으로는 책 내부에서 스스로 지적했듯이 약간은 작위적이다. 어떻게 보면 여기에서 시키는 대로 하나씩 해나가는 과정은 마치 회사에 출근해서 아침회의에 나오는 문제 해결 구조도 같기도 하다. 하지만 부부는 인생이란 사업의 최고의 파트너 아닌가. 시도하지 못할 정도로 과하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연습한다면 나중에는 틀에 따라 부부가 충돌 없이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나오는 법칙들은 자연스럽지가 않기 때문에 이론이 나오면 여러차례 훑어서 확인하고 따로 적든지 타이핑을 통해 인쇄한 것을 일정 장소에 두는 것을 추천한다. 책에서는 적재 적소에 자가진단이 가능하도록 테스트를 할 수 있는 란이 있기 때문에 이것도 상당히 유용하다.

책은 총4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으며 총 1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부부는 왜 싸우는가 

PART 2 부부는 결국 한 팀이다.  
PART 3 즐거운 부부가 잘산다. 
PART 4 노력하는 만큼 가까워진다.

1장인 부부가 싸우는 이유는 다양한 문제들이 제시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위험신호라고 부르며 하단의 네가지로 분류해서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부부간의 입장 차이와 선입견을 정리해놨다. 특히 대화회피 부분은 남자가 두배 가까이 높은데 이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마음에 든다.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스포츠나 군대 비즈니스에서는 갈등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지적한다. 그것은 바로 '룰'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나도 이런 부분에 적극 동감한다. 커플이 아닌 친구나 형제 사이더라도 암암리에 룰이 있으면 정도를 벗어나느 일이 적다.
 

1. 갈등고조

2. 인정하지 않기
3. 물러나기와 회피.
4. 부정적 해석

2장 부부는 결국 한 팀이다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을 때를 시작으로 싸우지 않는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도록 감정 조절하는 법과 룰을 알려 준다. 인상 깊은 점은 갈등하는 대립점을 카테고리화 시켜놓은 것을 핵심이슈라 부르며 크게 다섯가지다

통제와 권력 - 집안의 통장 관리는 누구의 몫인가?

관심과 배려 - 당신 아침에 주스 갈아주면 안될까?/ 내가 왜?
진가를 알고 인정해주기 - 당신 집안 일이 보통 힘든게 아니지?
헌신 - 무슨 일이 있어도 너와 함께야.
인경 존중과 진실성 - 메일 함부로 읽지마/ 부부간에 비밀이 어딨어?

저자는 결국에 이를 수용하라고 조언한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수용에 대한 욕구로 표출되어 갈등이 표면화 된다는 논리다. 더불어 숨은 문제의 경우 이를 감지하는 방법을 유형별로 분류해 놨다.
 

쳇바퀴 돌기 - 너 또 시작이니?

사소한 문제 - 치약 좀 끝에서부터 짜!
회피 - 남편은 불교 나는 기독교인데 이야기 꺼내기 부담스러워.
점수 매기기 - 내개 이렇게나 노력했는데 기껏 과자쪼가리로...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다섯가지로 나눠서 이를 필터라고 부른다.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해석에 영향을 준다.

1. 주의산만 - 여유 없는 하루와 디지털 치매 등.

2. 감정상태 - 기분 나쁜 상태에서는 좋은 이야기도 부정적으로 해석
3. 기대와 믿음 - 내심 아니지만 상대의 기대에 맞춘 행동들.
4. 대화 패턴의 차이 - 차분한 아내와 평소 억양이 크고 거친 남편.
5. 자기보호 - 자신의 기대나 사실을 거정당할까봐 숨기는 것.

또한 싸우지 않고 말하는 방법으로 양쪽 모두 정서적으로 안정한 시기에 SLT(Speaker Listener Technique)기법을 소개한다. 

화자와 청자가 있으며 서로 한번의 발언권의 기회를 가진다. 


화자는 남의 속마음을 추리해서 이야기 말고 자신의 이야기만 한다. 청자가 듣고 이해할 만큼만 끊어서 이야기 한다 그리고 듣고 정리할 시간적 여유를 주고 다음 대화를 기다린다.


청자는 들은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동시에 화자 이야기 중간에 반박하지 말고 그가 주는 메세지에 집중한다. 진짜 경청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전달해야만 한다.

3장 즐거운 부부가 잘산다에서는 위에서 살펴본 해결책을 구체화 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우정을 만들고 유지하는 법으로 곁에 있어주기라든지 부부가 함께 노는 것 스킨십과 성생활 및 종교활동까지 아우르는 활동 방향을 제시한다.

4장인 노력하는 만큼 가까워진다에서는 기대가 생기는 매커니즘과 그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 그리고 부부가 엇나간 경우 이를 용서함에 있어 이에 대한 정의 및 회복되기까지의 단계를 보여준다. 이어서 5대 원칙 중에 하나인 헌신에 관해서 진단한다. 어떻게 보면 부부 관계를 지탱해주는 가장 핵심 개념이 헌신인 것 같다. 여기서는 헌신의 개념과 만드는 방법에 관해서 자세히 나온다.

특히나 이 파트에서 맘에 드는 격구가 있어서 여기에 옮겨 본다. 왠지 알랭 드 보통의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가 갑자기 다시 읽고 싶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울 만한 상황에서도 

그러지 않을 거라고 보장할 수 있는가?.... 

애당초 이성적인 이유로 

함께 살기를 원하는 사람을 선택하지 말고 

당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헌신할 수 있는 짝을 찾으라. 

- 스티븐 핑커 - 


아쉬운 점은 역시나 저자 모두가 미국인인 관계로 한국의 특수한 문제인 시댁 문제라던지 고부간의 갈등과 같은 논점은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최근 발간된 부부문제 코칭 서적의 목차가 가사나 육아와 같이 좀 더 세분화 되어있던 것에 반해, 이 책은 약간 추상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단연 이 책의 장점은 여러 사건을 통합하여 공식화를 해놨기 때문에 사건의 발로가 어떠한 것이든 이를 응용하여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가장 큰 매력이다.

여기에 나오는 큰 뼈대는 부부가 아니더라도 친밀감을 갖고 가까이 지내는 사람에게라면 한번씩 이용해 볼 수 있는 좋은 공식들이다. 굳이 부부가 아니어도 좋고 연인이나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 등 남녀사이에 같이 지내는 동안 충돌이 잦고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 나부터 변하겠다는 생각으로 한번쯤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미혼의 싱글 남녀는 읽으면서 결혼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이 책을 펼쳐도 좋다. 나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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