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래 더 예쁘게 사랑하는 팁 - 네이트판 최고의 연애 멘토 삼순이언니의 연애 레시피
황은경 지음 / 조선앤북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책을 받아 들고 조금 놀랐다. 사실 표지를 보고 책을 고른 것은 아니어서 별다른 생각 없이 택배 상자를 열었는데 새빨간 표지가 눈길을 확 사로 잡았기 때문. 사랑도 상대방에 대한 첫인상으로 단 1초만에 결정된다는데 이 책은 색상만으로 내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230페이지 정도이고 폰트가 작은 편이지만 여백이 적지 않고 글의 분량이 많지 않아 금새 읽을 수 있었다. 


인터넷 글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네이트판이란 웹을 잘 알 것이다. 나도 카톡으로 친구들이 관심 있거나 논란이 되는 글들을 보내주면 간간이 들린다. 그렇지만 아주 진지하게 구석구석 찾아다니면서 본적이 없어서인지 삼순이언니라는 필명은 내겐 낯설었다. 


주요 포탈에서 원채 유명한 전문 연애상담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메인에 걸어 두니 대개 그들의 글을 읽게 된다. 예를 들어 파워블로거 '라이너스'같은 분들의 글 말이다. 아니면 다음 블로거 '무한'의 연애상담글들. 아무래도 네이트는 거의 들리지 않아서 글의 연재를 몰랐던 것 같다.


책을 모두 읽고 네이트에 검색했더니 출간한지 얼마 안되어서 저자가 직접 책을 홍보하는 글도 있고, 여전히 책 제목과 같은 [더 오래 더 예쁘게 사랑하는 팁]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계속 연재 중이었다. 시간 나면 들려서 작가와 소통하는 것도 좋을 듯.


책 홍보.

그녀의 까페.

계속 연재 중인 글.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35가지 이야기로 나눠져있다.


part I. 사랑할 때 피해야 할 것들

part II. 남녀 사이 이런 문제, 어떻게 생각해?
part III. 사랑하는 만큼 말하고 행동하기
part IV. 우리 이거.. 권태기인 건가?
part V. 사랑은 노력이다


사실 책이 도착하기 전에 검색해서 어떤 글인지 감이라도 잡아 볼까 했지만 그마저도 읽는 재미를 반감시킬까봐 기대감을 아끼고 책을 폈다. 네이트판이란 곳이 대충 어떤 형태의 글이 올라오는 곳인지 알기 때문에 굳이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역시나 예상대로의 글이었다. 진짜 아는 언니가 쓴 것 같은 글이다.


네이트판이란 곳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네이트 닷컴에서 운영하는 익명 게시판이다. 카테고리가 세분화되어있고 연예소식이나 일상이야기를 게시하고 댓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싸이월드가 속해있는 포탈이라고 하면 아마 대충은 감이 올 것이다. 게시판 성격상 들어가서 훑어 보면 아기자기하고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많다. 이 책도 그러한 형태의 글이다. 


뭐랄까... 연애를 이제 막 시작하거나, 경험이 부족하거나 혹은 개선하기 힘들어서 누군가에게 조언을 듣고 싶을 때 읽으면 크게 위로 받을 수 있는 책이라고나 할까. 전문적인 칼럼이나 스킬이 가득찬 테크니컬한 상담사의 글과는 다르게 친하게 지내는 언니에게 듣는 정감 있는 연애 충고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100%는 아니지만 나와 사고방식이 닮은 부분이 많아서 읽는 내내 '어머 이거 내가 쓴 글인가?'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친구들과 연애 이야기를 하면 난 항상 섬에 갖힌 기분이 들었는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동성인이라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읽는 연애 서적이라 더 그랬을지도.


예를 들어 개인적인 공간인 미니홈피나 메신저, 핸드폰을 건드리지 않는 원칙이라든지 연인 사이라도 존경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그렇다. 그리고 특히 대화를 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부분은 내가 최고로 공감하는 부분이다. 연애의 시작은 물론이며 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대화라고 생각한다.


책 속에서 여러가지 갈등상황이 나오는데 하나 같이 등장하는 인물들이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만 봐도 소통은 제일 큰 과제이고 해결책. 커플이 무너지는 이유는 대개 의사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분명 문제가 발생하고 금이 가면 일단 채워 넣기 이전에 어디가 금이 간 것인지 알아야하는데 저것을 알아낸다는 것이 제일 힘든일인듯.




저자 필명이 삼순이 '언니'라서 어투도 내용도 여동생들에게 주고픈 말들이다. 그래서 내용은 대개 여자의 입장이 많이 반영되어 있지만 다 읽은 후에 드는 생각은 남자가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것. 남자의 입장이라면 여기에 나온 조언대로 해주는 여자친구라면 정말 괜찮겠다고 말할 것 같았다. 


여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이지만 남자 입장을 많이 배려해주는 내용이 많기 때문인데, 데이트 비용 문제가 대표적이다. 꼭 그렇게 남자가 다 쓰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냐며 남자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여자도 금전 부담을 하자고 말한다. 거기에 남자는 몸이 편해야 사랑도 생각난다며 남자 쉴 수 있게 배려해야 하고, 남자라도 위로 받고 싶을 때가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깨알 같이 여기저기 튀어나오는 대화글은 마치 실제상황 같아서 읽는 재미가 배가 된다. 마치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착각까지 드는데, 아마 저자의 경험이 그대로 투영된 까닭일 수도 있고 미디어에서 자주 나오는 단골 소재라서 내가 익숙해진 것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연애서적을 많이 읽어 봤고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시작으로 남녀 차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을 비롯해 생물학적 성에 대한 분석을 위해 심리학이나 진화학을 동원해 쓰여진 책까지 두루 섭렵했지만 여전히 연애가 쉽냐고 묻는다면 언제나 '아니요'다. 


인간관계 측면이라면 피붙이인 내 가족이나 형제도 쉽지 않을 때가 많은데 20-30년씩 떨어져 지낸 성별까지 다른 생명체가 21세기 첨단의 시대에까지도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붙어 있으니 말이다. 지금도 포스팅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싱글이 읽기에는 참으로 괴로운 글이다. 다음에는 솔로탈출이란 책으로 옮겨 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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