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에 없는 아이 ㅣ 바다로 간 달팽이 16
김미승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9월
평점 :
"우리 마을에 고래를 닮은 아이가 ......."
갓 태어난 아기는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기의 두상은
영락없는 고래의 형상에 몸뚱이는 두 살배기는 되어 보이게 컸다.
누가 봐도 볼썽사나울 모습이었다.
그즈음 나라에서는 불길한 징조를 가진 아이들을 찾아서 죽이라는
명을 내린 시대였다.
고래를 닮은 아이도 피해갈 수 없었다.
기괴하고 흉측한 모습으로 태어난 아이를 죽이러 찾아온 궁궐
사람들에게 부모는 아이를 살리는 대신 13살이 되는 해에 궁궐 액막이로 보내기로 약속했다.
아기는 무럭무럭 자랐다.
툭 튀어나온 이마, 황소처럼 우람한 6척 거구……. 생김새도
덩치도 고래를 닮아 사람들은 이 여자아이를 '고례'라고 불렀다.
어느날 고례는 계곡 물살에 휩쓸린 한 도령의 목숨을 구했고,
도령은 고례에게 잃어버린 보따리를 찾아 달라고 부탁을 한다.
고례는 자신을 편견없이 보는 도령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고례는 몇달 후 자신이 ‘액막이’로 궁에 입궁할
처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고례는 자신의 비극적인 운명을 바꾸고 싶다. 그래서 도령이
잃어버린 보따리를 찾아들고 한양으로 향했지만 ......
도령도 고례의 운명을 바꿔 줄 수는 없지만 같이 새 세상을
만들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한다.
19세기 말 조선, 2미터가 넘는 거구로 ‘액막이 궁녀’를
지냈으나 갑신정변에 가담하여, ‘고대수’라는 별명으로 활약한 여성 혁명가가 있었다. 『세상에 없는 아이』는 바로 이 여성의 용기와 꿈을 모티프
삼았다. 고대수는 신체의 건장함이 남자
이상이었고,
체력이 보통 남자 5,
6명을 거뜬히 당해낼 정도였다고 한다. 일찍부터 개화당에 포섭되어 갑신정변 수행과정에서 도움을 주었던 그녀는
왕비의 총애를 받아 궁녀로 있으면서
수시로 궁중의 기밀과 동태를 알려주었다고 한다.
- 문화콘텐츠닷컴 -
『세상에 없는 아이』는 액막이 궁녀, 근대 조선의 사회,
갑신정변 조선 최초의 여성 혁명가 고대수 등을 소재로 오래품고있던 이야기를 작가는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오랜만에 괜찮은 소설을 읽어 기분이
좋았다. 그렇지만 뭉클했던 마지막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세상의 편견과 부당함에 맞선 고대수. 고례가 꿈꾸었던 세상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오롯이
느껴지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