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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임경남의 나 데리고 잘 사는 법
임경남 지음 / 수필과비평사 / 2021년 10월
평점 : 
평균 수명이 7~80이던 시절에는 30대가 인생의 변곡점이었다면 100세 시대는 50대가 변곡점이다. 50은 30대를 이미 지나온 우리가 '다시 서른이 되는 마법의 시간'이라는 작가의 표현에 시간을 다시 얻은 것 같아 황홀했으며 또 감사했습니다. 첫 번째 서른을 멋모르고 지나왔다면 다시 맞이한 두 번째 서른을 꿈꿀 수 있기에 저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우리의 사고가 아직 전세대에 머물러 있다면, 50은 사실 현실을 직시하고 노년을 맞을 준비단계로 여겨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50대이면 대부분 돌보아야 할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빈둥지 증후군'으로 우울하며, 이제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 막막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면 이제 자신에게 투자할 시간이 많아진 겁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좋고 나쁜 것은 없다. 그저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라고 했습니다. 이것을 바꾸어 " 늙고 젊은 것은 없다. 그저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로 표현하면 어떨까 합니다. 50은 물리적으로 노년이 아니니까요. (물론 물리적인 노년이 되었어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저명한 자기계발의 달인들이 쓴 책이 아니기에 오히려 더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어마무시하게 성과를 내신 분들의 책은 오히려 엄두가 안 나고, 그들과 나를 더욱 분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나는 그런 위대한 일을 할 사람이 아닌데, 그리고 나는 50대 평범한 아줌마잖아..."
그래서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50의 자기 개발은 반드시 사회적인 성공이 목표가 아니어도 된다고요. 사소한 목표를 세우고 사소한 성취를 해내는 즐거움입니다. 자주 웃고 자주 평화롭고 자신을 많이 사랑하고 자신과 잘 지내면 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나도 해 볼까' 동기가 생깁니다.
생각을 통제하는 방법( 부정적 생각이 들 때마다 포스트 잇 붙이기), 나에게로 출근하기( 스스로 삶의 루틴 만들기)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어떻게 자신을 성찰해 가면서 성장해 갔는지 알려 주셔서 분명 도전이 됩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와 문학책의 경계를 허물어 시적인 표현과 문학적인 글귀가 아름답습니다. 평소에 느끼던 감정이 맛깔나게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독서의 내공과 삶의 연륜이 느껴지는 풍부한 내용에 공감하게 됩니다.
자식과 남편 말고 온전히 내 것을 농사짓지 않으면 내가 아닌 것들에게(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매달려 걱정만 늘리는 일) 휘둘리기 쉽다고 하셨습니다. 젊어 공부는 숙제 같았지만, 삶과 앎이 같이 가는 50의 공부는 내가 나를 키우는 즐거움일 뿐 아니라 온전히 내 농사라고 하시네요. 그 결과물로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에너지를 만들라는 충고를 귀담아 들어야 겠습니다.
포스트 코로나로 인해 모든 자본이 의료에 집중되고 그 혜택을 받는 첫 세대가 오십대라니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산다는 말이 농담이 아닐 것 같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합니다. 앞으로 20여 년 남은 것이 아니라, 70여 년이 남았다고 생각하면서, 인생을 재건축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웠던 시선을, 남편을 키웠던 시선을 거두어
나를 키우는 일에 집중하셔야 할 50대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주옥같은 충고가 많아 사실 연령대를 구분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