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머니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23
막심 고리키 지음, 정보라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0월
평점 :
시작부터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전형적인 스토리였으나, 심리묘사와 사건의 흐름들이 손에 땀을 쥐게하는 매력이 있다. 책이 꽤나 두꺼운데도 불구하고, 술술 읽힌다.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울정도인데, 하나 걸리는 점이 있다면,,, 책의 제목과 두께가 커다란 진입장벽이지 않을까,,,
열악한 환경에서 반복되는, 과한 노동이 불러온 우울감을 ’영혼의 병‘이라고 표현하면서, 육체적 피로와 여유없는 생활이 정신마저 피폐해지게 만든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희망없는 삶을 묘사한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다운 삶을 찾으려 배우고, 도모한다. 그런 아들을 둔 어머니의 시선은, 혼란스럽다가도 시간이 흐르며 담담한 열정으로 바뀐다. 처음엔 아들을 이해해보려 시작되었지만,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스스로움직이게 된다.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의 행동이라는 ‘어머니’의 말처럼, 읽으면서도 뼈를 맞는 기분이었다. 부끄럽게는 살지말자고 생각했지만, 정의롭지 않은 사회에서 눈 감고 귀막고 지나갔던 나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다. 노동권 역시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크게 없다. 이렇게까지 발전된 첨단 사회에서 인류는 아직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참 안타깝다. 소수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여전히 다수에 의해 매장당하고, 왜곡된다.
읽다 보면, 힘없는 자의 울분이 고스란히 드러나지만, 의지가 쉽게 꺾이진 않는다. 불의에 목소리를 내는 용기는 없을지라도,,, 외면하진 말아야지. 더 적은 자들의 편에 서야지.
👉우리들 노동자는 배워야해요. 우리는 삶이 어째서 이렇게 힘든지 알아내야 하고 이해해야해요
👉그런데 혹시 그 사람들 고문을 하니? 살을 찢고, 뼈를 꺾고? 그런 걸 생각만 해도, 파샤, 내 아들, 너무 무섭구나!
그들은 영혼을 꺾어요.... 그게 더 아파요, 더러운 손으로 영혼을 짓이기면....
👉우리는 그런 사회가 인간을 노예화하는 물리적이고 도덕적인 모든 방식에 맞서, 자기 이익에 맞추어 인간을 짓부수는 모든 관행에 맞서 싸우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노동자이며, 우리의 노동을 통해 거대한 기계부터 아이들의 장난감까지 모든 것이 만들어집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인간적 존엄을 위해 싸울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이며, 모두가 우리를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바꾸려 하고 그렇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모든 권력에 맞서 투쟁할 기회를 얻을 만큼의 자유를 원합니다.
*주석이 상당히 많다. 옮긴이의 친절한 설명들이 많은데, 찾아보기 귀찮다고 슥 넘겨버리지말고 본문과 함께 꼭 읽어보길 바란다. 주석 덕분에 배경지식도 늘고, 더 작품에 빠져들 수 있었다.
**옮긴이가 정보라 작가였다. 부커상 후보작인 저주토끼로 처음 알게되었는데, 역자로 만나니 또 느낌이 새로웠다.
***내용 자체가 뜨겁고, 빠르게 흘러가서 손쉽게 이해하기 쉬운 작품이었고, 러시아문학 입문서로도 딱일듯 하다.
#러시아문학 #소설 #고전문학 #도서협찬 #막심고리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