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ㅈㅅㅎ (표지 2종 중 랜덤 발송) - 조금 사소하고 쓸 데 많은 제주 산호에 관한 거의 모든 것
녹색연합 외 지음, 박승환 사진, 조인영 감수 / 텍스트CUBE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p13 쓸모와 효율이 척도가 되고, 뭐든 경제적 가치로 대체할 수 있다고 믿는 세상에서 '존재'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마음에 콕 박혔습니다. 애초에 헤노코 바다에만 살던 존재니까 그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작고 끈질긴 이야기 말입니다.

p32 <산호초를 따라서>는 산호와 산호초에 대한 소개와 함께 호주의 거대한 산호초 군락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백화 현상을 추적한 다큐멘터리입니다. 과학자, 활동가, 다이버, 사진가 등이 백화 현상이 나타나는 곳을 찾아 산호의 변화 과정을 담은 영화죠. 다큐 마지막 즈음 찬란하게 아름다운 산호초와 새하얗게 변해 죽어가는 산호초가 나타난 순간, 울음이 터졌습니다.

p61 산호초는 파력의 90%를 흡수합니다. 산호초나 산호로 이루어진 방파제가 없으면 해안가에서는 파력을 그대로 받게 되는데 산호초는 열대에서 올라오는 파력을 상쇄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해안선을 지켜줍니 다. 우리나라 연안도 마찬가지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산호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탄산칼슘으로 몸체를 만들고 산호와 공생하는 조류가 산소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p62 산호는 움직임이 적어서 변화를 확인하기 쉽기 때문에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학계에서는 산호를 집중 적으로 관찰합니다. 돌산호와 일부 연산호 폴립엔 공생 조류가 함께 삽니다. 공생 조류는 광합성으로 만들어낸 영양분을 산호와 나누어 씁니다. 수온이 높아지거나 오염 물질이 들어오는 등 산호가 위험해지면 공생 조류는 살기 위해 산호를 빠져나 갑니다. 산호의 색은 공생 조류의 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공생 조류가 떠나면 산호는 하얗게 변합니다. 이것을 백화 현상이라 부르죠. 공생 조류가 제공하는 영양분에 기대어 살던 산호는 공생 조류가 떠나면 결국 굶어 죽게 됩니다.

넷플릭스 다큐는 볼만한것이 꽤 많은데, 그 중에서 'chasing coral(산호초를 따라서)'라는 다큐를 보고선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이 책에서도 언급된 것을 보고 무지 반가웠다. 나만 새하얀 산호를 보고 울컥했던게 아니구나, 나만 시린 위기감을 느낀것은 아니었구나 하며 공감했다. 산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재는 알지만 가치는 잘 알지못해서, 당장의 일상생활과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자연이 늘 그렇듯, 돌고 돌아오기때문에 현재 산호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나중에 나비효과처럼 호되게 겪게 될것같아 두려웠다. 그때부터 나는 집에서 주방용랩을 쓰지 않기로 맘먹었고, 샴푸와 바디워시를 비누로 바꾸고, 웬만하면 걸어다니기로 다짐했다. 지금도 여전한데, 뼈만남은 산호가 잊혀지지 않아서 부채감 같은게 지속되나보다.

물놀이는 물장구만 칠줄 알았지, 맑은 바닷속을 본건 오키나와가 처음이었다. 바다 밑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아름다웠다. 작은물고기들이 떼지어다니고, 예쁜 색깔의 물고기들이 산호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그래서 이런 바다를 보려면 해외를 가야한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 책의 소개를 보고선 부끄럽게도 제주 앞바다에 산호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것도 꽤 다양한 종류의 산호가 꽤 많이 있다는 사실을

1부에서는 산호의 종류, 번식 방법, 모양, 특징, 가치등을 쉽게 설명해주고, 2부에서는 제주바다에서 볼 수있는 산호 도감이 펼쳐진다. 3부에서는 우리가 지켜내고 살펴보아야 할 제주의 산호 포인트를 본격적으로 알려준다. 정말 '제주산호'라는 책 제목에 걸맞는 정직한 흐름이다. 제주는 이래저래 합하면 한 세달은 살았던것 같다. 지냈던 곳이 서귀포 였는데 맨날 보이던 앞바다에 저런 보물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유유자적했다. 다음 제주는 이 책을 들고 제주의 연산호 군락을 보러 가야겠다. 운이 좋아 별혹산호, 해송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산호 외에도 가파도와 마라도, 송악산과 산방산 등 제주에서도 가장 자연스러운 제주가 묻어나는 곳이 여러곳 언급된다. 이 책을 보고 있자니 올해도 제주의 여름을 조용하게 만끽하러 가고싶어졌다.

#제주산호 #녹색연합 #서평 #창비
<창비와 텍스트큐브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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