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계가 마을로 온 날 - 가장 어두울 때의 사랑에 관하여
짐 디피디 지음, 장상미 옮김 / 갈라파고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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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인지 모르는 채로 시작했다. 처음엔 '허구가 이렇게 실감난다고?' 하며 읽다가 첫째날에서 실화임을 확신하고 안절부절한 마음 뿐이었다.

첫째날, 9.11테러로 뉴욕과 워싱턴이 풍비박산나고 미국은 즉시 영공을 폐쇄한다. 당시 미국으로 향하던 탑승객들은 상공에서 불안에 떨다, 그 중 30여대가 캐나다의 작은 섬마을인 갠더로 비상 착륙하게된다. 갠더국제공항은 이전 군사기지와 급유 장소로 유명했던 곳이다. '북대서양의 구명정' 답게 갠더 항공교통통제센터에서는 조종사들에게 신속하게 지시했고, 긴급한 상황 또한 전달 되었다.

만이천명의 갑작스런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한 갠더는 일사분란하게 물심양면, 성심성의를 다해 도왔다. 읽는 나조차 인류애가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도 이렇게 살만한 세상인가?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이렇게 한 마음 한 뜻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는건가?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계속해서 들었다.

이 책은 한번 시작하면 도중에 멈출 수 없다. 시시각각 이슈들이 생기고, 서로를 도와 해결해나가면서 함께 분노하고 함께 안도하게된다. 미국을 향해 갔던 탑승객들의 여러가지 이야기들과 개인의 사정에 응원을 보내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애정도 생긴다. 이해하는 과정, 위로하는 과정, 우정을 나누고, 선의를 전달하는 과정들이 참 따뜻하고 벅차올랐다.

+ 수화물칸에 동물이 있을꺼라는 생각을 못한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인간중심사고에서 벗어나는 건 참 쉽지않다.

넷째날이 되자, 미국 영공이 열리기 시작했고 비행기들은 신속하게 이륙을 준비한다.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되돌아가는 비행기도 있고, 회항을 알자 탑승을 거부한 승객도 있었다. 갠더를 떠나는 승객들은 여태껏 따뜻하게 맞아준 마을 사람들과 포옹과 아쉬움을 남기고, 도착해서는 연락도 줄곧 이어졌다. 승객들 사이에서도 유대감이 끈끈해져서 둘도 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 이후 한참 지나서 출판을 위한 당사자들의 인터뷰도 실려있었는데, 그 사건은 승객에게나, 갠더사람들에게나 인생에서 큰 영향을 미친듯 보였다. 승객들의 남은 여생까지도 묘사되어있어서, 마지막까지 훈훈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넘쳐나는 애정과 헌신을 경험 했어요."그렉이 말했다. "인간이 저지를 수있는 일이 어디까지인가 생각하며 모두들 충격과 공포에 빠져있을 때 저희는 희망을 품을 기회를 얻었어요. 그리고 인간이 할 수있는 선한 행동이 어디까지인지 목격 할 수 있었죠."

책 에서도 언급되었지만,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깜깜한 상황에 놓여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방역을 위해 서로 단절되면서 개인주의 또한 짙어지고 있다. 공동체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한편으론, 구호물자 등을 수송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 자체로도 희망의 씨앗이 전달된 느낌이 든다. 인간은 서로 도우며, 공동체에서 성장하는데 언제쯤 다시 모여 이야기하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까? 어서 빨리 이 시국이 정리되어, 책의 뒷얘기처럼 '그땐 그랬었지'하며 팬데믹 시절을 잠시 추억할 수 있는 과거형이 되길 바란다.

#갈라파고스 #온세계가마을로온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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