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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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19살 미만에서는 300명이, 29살 미만에서는 1606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003년 이후 대한민국은 2017년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다.  더 큰 문제는 평균과의 격차인데, 평균의 2배에 가깝다.


청소년 자살


왜 이 땅의 청소년들은 희망찬 미래를 계획하고 꿈꾸며 가장 건강하고 활력과 의욕이 넘치는 시기에 '죽음'을 선택하는 것일까. 본격적인 조사와 분석에 근거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은 것도 한가지 이유일 것이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많은 청소년들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청소년기(靑少年期)를 희생하고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대학가기 위한 공부만 한다. 그러나 이것도 끝이 아니다. 대학에서는 '좋은(?)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스펙을 죽어라 공부하고 쌓는다. 그러나 그 '좋은(?) 대기업'에 입사하더라도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다. 기업내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계속되기 때문에 자기를 돌아볼 여유는 없다. 왜 공부하는지도,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땅의 청소년들은 인생의 중요한 기초가 되고 밑거름이 될 경험과 지혜가 없다. 기성세대의 잘못된 가르침과 먹고 살기 위한 얄팍한 지식만이 인생의 전부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잘못된 가르침과 얄팍한 지식이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 나아갈 수도 없고 되돌아 갈 수도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이어지는 자괴감과 후회는 이 땅의 청소년들을 삶에 대한 '절망'에 파묻히게 한다. 그러나 지식만 있고 경험과 지혜가 없기에 이 절망은 극복되지 않는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희망'은 절대 보이지 않는다. 문득 문득 머리속 저 어딘가에서 '죽음'의 달콤한 속삭임만이 들릴 뿐이다.


건강한 삶에는 나름대로의 내용과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젊은 기벤라트의 삶에서는 이미 그 목적과 내용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수레바퀴 아래서. p. 200

삶의 목적과 내용이 사라져버린 인생. 마지막 남은 선택은 '죽음' 아닐까. 문득 문득 저 어딘가에선 '희망' 대신 '죽음'의 달콤한 속삭임만이 들릴 뿐이다.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는 이 과정을 100년 전의 필체로 담담하고 아름답게 써 내려간 글이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지음 / 김이섭 옮김


우리의 아이들은 세상의 변화와 충격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경험과 지혜가 부족하다. 부모는 먹고 살 돈 벌기에 바쁘고 학교는 돈 벌기 위한 지식만을 가르치기에도 벅차다. 그래서 지식만 있고 경험과 지혜가 부족해 기형적인 모범생들이 넘쳐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로 인해 이 사회는 '지식' 타이틀은 넘쳐나지만 치료 불가능하고 희망이 사라진 '헬조선'으로 규정된다.


삶의 기준은 무엇일까.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모든 사람의 생각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삶과 행복의 기준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기성세대의 삶과 행복의 기준을 다음세대에 강요해서는 않된다. 다음세대가 진정 원하는 삶과 행복의 기준을 찾고(성찰, 나눔 그리고 실천) 선택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는 옆에 있어주고 원할 때 도와주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이 책 '수레바퀴 밑에서'는 기성세대의 삶과 행복의 기준이 다음세대의 삶과 행복의 기준으로 강요되었을 때, 다음세대가 어떻게 불행한 삶을 살게되는지 보여주는 성장기 소설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성장기 소설은 정말 많기 때문에 특별히 권장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과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에 대한 심리묘사는 정말 뛰어나다. 특히 엠마와의 사랑 놀이(?)에 대한 한스 기벤라트 심리묘사 부분은 정말 재미있다. 그래서 이 책은 조심스럽게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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