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의 탄생은 그렇다고 쳐도 평범한 인간의 생일은 왜 축하하는 것일까? 그것은 고통으로 가득한 삶을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서로에게 보내는 환대의 의례일 것이다.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좋은 곳에 온 사람들끼리 환대하는 것은 쉽다. 원치 않았지만 오게 된 곳, 막막하고 두려운곳에 도착한 이들에게 보내는 환대야말로 값진 것이다.
생일축하는 고난의 삶을 살아온 인류가 고안해낸, 생의 실존적 부조리를 잠시 잊고, 네 주변에 너와 같은 문제를 겪는 이들이 있음을 잊지 말 것을 부드럽게 환기하는 의식이 아닌가 싶다. 괴로움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동료들이 주는 이런 의례마저 없다면 삶이 내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시작된 사건이라는 우울한 진실을 외면하기 어렵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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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제 할 일을 잊는 법이 없다. 한쪽 눈을 감아줄 때도 있겠지만 그건 한 번 정도일 것이다. 올 것은 결국 오고, 벌어질 일은 끝내 벌어진다.
불시에 형을 집행하듯, 운명이 내게 자객을 보낸 것이었다. 그것도 생의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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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따님의 신분이 고귀해지기를 바랐습니다. 따님은 천당에서 고귀한 신분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찌해서
따님이 구름 위 하늘로 높이 출세한 것을 보고도 이리 우신단 말입니까? 그대들이 따님에게 가진 애정은 진정한 애정이 아닙니다. 결혼하고 오래 사는 여자가 행복한 결혼을 한 것이 아니고, 일찍 죽는 여자가 최상의 결혼을 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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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선녀들은 와.
오고 또 와.
밟고 또 밟다 보면
바위는 닳아.
오래 걸려도
천년만년 수억 년이 걸려도
언젠가는 닳아 없어져.
한 번은 밟아.
한 번은 밟고 가야 돼.
이 세상 왔다 가는 도리야.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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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스, 결국 모든 길은 같은 지점에서 끝나기 마련이야."
"어떤 지점이요?"
"환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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