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화된 혐오란 그날의 기분, 이유 없는 짜증, 그저 속에서 끄집어내고 싶은 흥분과 화로 인해, 혐오의 이유가 즉각 제조되는 한국 사회의 일면을 시사한다. 일단 여러 군데 혐오를 저질러놓고선, 일관된 맥락이 있다며 그것을 취향처럼 인식하기. 그러곤 자신이 떳떳이 내세울 설득력으로 포장하기.
어쩌면 취향화된 혐오에서 일관된 취향이란 없다. 자신의 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한 아집만 있을 뿐. (p.132)
누군가는 여전히 당신의 간절함을 손에 쥐고선 허황된 조언과 평가를 일삼는다. 하지만 당신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절실함의 순도와 등급을 제멋대로 매기는 자들 앞에서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자기 삶을 지켜내려고 묵묵히 버텨온 이들의 절실함과 그 품위를 비웃지 않는 품격. 당신은 놓지 않을 것이다.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