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타당한 통찰이다. 그런데 일단 알게 된다는 것은 돌이킬 수도 없는 일이어서 알기 전과는 나의 의식이 비가역적으로 달라진다. 그러면 이야기도 달라진다. 그래서 ‘아는 만큼 안 보이기‘도 한다.
(p.30)

인간의 뇌가 세상을 이야기로 인식하다 보니, 세상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특성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은 언어를 창조하고, 언어는 추상적인 의미마저 만들어 내고, 결국 우리는 존재하지도 않는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종(種)이 된 것은 아닐까? (p.40)

유머란 어떤 일에 몰두하다가도, 여유를 갖고 주의를 넓게 둘러보며 균형을 잡는 힘이다. 한 발 물러서면 시야가 넓어진다. 그렇게 넓혀 놓은 공간에 경직된 당위를 해제하는 합리적인 의심도 들어서고, 근시안적으로 보면 엉뚱해 보일지 모를 해결책을 찾아내는 창의성도 들어선다. 여유는 세상과 더 잘 지내기 위해 개인들이 애써 확보해야 할 공간이다. 그 여유 공간 속에서 날 선 감정들은 희석된다. 그리고 그 안에 유머가 채워진다.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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