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늘 압도적인 일인칭으로 벌어진다.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 압도적 현재형으로, 다른 인칭들, 다른 시제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p.137)

너는 공감과 반감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 인간의 마음에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감정들이 나란히 번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 너는 그간 읽은 책에 화가 난다. 단 한 권도 이런 것에는 대비시켜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가 엉뚱한 책들을 읽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아니면 엉뚱한 방식으로 읽었거나. (p.237)

그녀의 수치가 있다, 이것은 늘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너의 수치가 있다, 이것은 가끔 자존심으로 나타나고, 가끔 고상한 현실주의 같은 것으로 나타난다. 동시에, 대개는, 그냥 그 자체로 - 그저 수치로 나타난다. (p.240)

여기에서, 그는 그 자신을 한때 그랬던 모습으로 볼 의무가 있었다. 이상한 일이다, 젊었을 때는 미래에 아무런 의무가 없는데, 나이가 들면 과거에 의무가 생긴다. 하필이면 자신이 바꿀 수도 없는 것에.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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