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감이 들 때마다 진경은 이아가 생각났다. 그때 진경은 맨션의 다른 사람들처럼 덮어놓고 이아 엄마를 비난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합리적인 의문들마저 폭력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p.161)
"위로는 받았어요. 위로라고 생각하고 받았어요. 위로와 배려를 받고 나니 그걸 준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따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결국 팔아먹은 게 됐어요. 그러니까 진경씨, 살면서 혹시 위로받을 일이 생기더라도 받지 말아요."
아니요. 위로받아도 됩니다. 위로와 배려를 받게 되면 받는 거고 받았더라도 따질 게 있으면 따지는 거고 그리고 더 받을 것이 있다면 받는 게 맞아요. (p.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