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당신을 잡아간 이후로 ‘최근에‘ 라는 단어의 뜻이 바뀌었어요. 오늘 밤은 그게 언제였는지 말하고 싶지 않네요. ‘최근에‘ 라는 단어는 이제, 지나간 시간을 모두 포함해요. 그 말이 몇 주 전이나 그저께를 뜻할 때도 있었죠. (p.21)
희망과 기대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어요. 처음에는 그저 지속되는 시간에서만 차이가 있는 줄 알았죠. 희망이 좀더 멀리 있는 일을 기다리는 거라고 말이에요.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어요. 기대는 몸이 하는 거고 희망은 영혼이 하는 거였어요. 그게 차이점이랍니다. 그 둘은 서로 교류하고, 서로를 자극하고 달래주지만 각자 꾸는 꿈은 달라요. 내가 알게 된 건 그뿐이 아니에요. 몸이 하는 기대도 그 어떤 희망만큼 오래 지속될 수 있어요. 당신을 기다리는 나의 기대처럼요. (p.40)
자발적 용기는 젊은 시절에 시작되죠. 나이가 들며 생기는 건 인내예요. 세월이 가져다주는 잔인한 선물이죠. (p.105)
가난한 자들이 역경을 받아들이는 것은 수동적이거나 체념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역경 뒤에서 가만히 주시하고, 거기서 이름 없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받아들임이다. 깨진 것은 특정한 어떤 약속이 아니라, (거의)모든 약속이기 때문이다. 꺾쇠묶음 같은 무엇, 그냥 두면 무자비하게 흘러갈 시간에 괄호를 두르는 일.
그런 괄호들의 총합은 아마 무한함일 것이다.(p.116)
침묵은 언제나처럼 압도적이죠. 내가 받는 것은 당신의 응답이 아니에요. 있는 건 항상 나의 말뿐이었죠. 하지만 나는 채워져요. 무엇으로 채워지는 걸까요. 포기가 포기를 하는 사람에게 하나의 선물이 되는 것은 왜일까요. 그걸 이해한다면, 우리에겐 두려움도 없을 거예요. 야 누르, 사랑해요. (p.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