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이 왜 나를 좋아하지 않는지, 왜 나만 보면 그렇게 험상궂은 표정만 짓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로 말미암은 고통의 낙인이 뚜렷이 새겨지고 부당한 분노가 서려 있는 얼굴. 그 얼굴을 볼 때마다 나는 한없이 비참한 심경에 젖곤 했다. 그지없이 고결한 주인에게 추악한 골칫거리나 떠안기는 밉살스러운 고용인, 그 혐오스러운 인간이 나인가 싶어서….… (p.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