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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원래 난 자기계발서류의 책은 잘 읽지 않는다.
처음에 이 책이 나왔을 때도 그저 유명한 사람이 쓴
조금 괜찮은 자기계발서이겠거니 했다.
책의 겉표지도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처럼
너무 화려하고 조잡해 싸구려 전단지같아 보였다.
지난 달 대학원 입학식 때 교수님중 한 분이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책을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아는 교수님들 가운데 자기계발서를 읽어보라고 권하는 분은
아직까진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교수라는 직업이 갖는 권위와 프라이드를 고려했을 때,
단순한 자기계발서류의 책이었다면 이 책을 권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외국서적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옮긴이와 감수자의 이력도
이 책을 읽게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저자가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개인의 재능 이외에
'환경'의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어진 훌륭한 환경 속에서 '1만 시간'이 넘는 피나는 연습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한다.
이 때 훌륭한 환경이란 단지 경제적 풍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가난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남쪽인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자랐는데,
그곳은 나중에 실리콘밸리의 중심이 된 곳이다.
잡스의 이웃집은 휴렛팩커드의 엔지니어들로 꽉 차 있었고
그 회사는 세계에 널리 알려진 전자기업 중 하나다.
무엇보다 이 책의 부제는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흔히 성공한 사람들의 대표로 알고있는 빌 게이츠나 비틀즈가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라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이런 물음을 던져 보았다.
나도 성공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까?
최근 심리학자 베리 슈워츠는 복잡한 입학 과정 대신 일정한 범위에 속하는 사람들을 무작위로 추첨할 것을 엘리트 학교에 권하기도 했다.
"사람들을 두 범주로 나누는 겁니다. 충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요. 충분한 사람들은 추첨 통에 들어가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못 들어가지요."
......
그러면 이 '범위효과'가 낳은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미시건 대학 로스쿨은 불리한 환경에 처한 지원자들을 위해 '적극적 차별 철폐(Affirmative Action)' 조처를 취하고 있다. 매년 가을 미시건 로스쿨에 새로 등록하는 학생 중 인종적 소수자의 비율은 약 10퍼센트이다......더욱이 로스쿨에 입학하는 인종적 소수자 학생과 백인 학생의 점수를 비교하면, 백인 학생이 더 낫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어떤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더 나은 학부 성적과 입학시험 성적을 받았다면 그들이 로스쿨 안에서도 더 좋은 성적을 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몇 년 전, 미시건 대학은 로스쿨을 졸업한 인종적 소수자 학생이 졸업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조사해보았다...... 실제로 미시건 대학은 현실 세계에서 성공의 지표가 될 만한 것은 모두 검토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우리는 인종적 소수자 학생이 대체로 잘 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졸업생 중 많은 수가 그럭저럭 해나가고 있긴 하지만 사실은 백인 졸업생에게 못 미치는, 다시 말해 절반 정도만 기대하고 있었죠.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결과가 나왔더군요. 졸업생들은 어떤 점에서도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졸업생이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잘 해나가는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인종적 소수자 학생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들이 백인 학생들만큼 성공적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연구결과가 보여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시건 대학의 기준에서 볼 때 인종적 소수자 학생이 백인 학생에 미치지 못하긴 하지만, 사실 로스쿨에 들어올 정도의 학생은 이미 높은 범위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충분히 똑똑하다. 단지 상대적 평가기준에 휘둘렸을 뿐이다(p.102-105).
-촌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