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한국에서 시민이라는 개념은 낯설기만하다. '국가'라는 개념이 워낙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에는 '국민'만이 존재할 뿐 '시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축구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의 축구 국가대표 경기에는 열광적으로 반응하지만 프로리그경기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매우 냉담한 태도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프로축구팀들은 각 지역에 연고를 두고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지역사회를 기반에 둔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이 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지역사회로 대표되는 '시민사회'야 말로 한국(프로)축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시민사회'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권력'을 정면으로 상대하며 '국민' 또는 '시민'을 적절하게 보호할 수 있는건 '시민사회'임이 분명하다. ... 현대의 민주적 헌법과 법체계에 담겨 있는 정치적 시민권을 바탕으로 '국가 권력', 즉 정부와 대의제 기구가 국민들에게 행사하는 권력과 마주보는 또 하나의 권력, 즉 '시민 권력'을 발전시켰다. 이 두 종류의 권력이 서로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현대 정치를 역동적이면서도 건설적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p.48-49) -촌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