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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도 괜찮아
문성철 지음 / 책읽는귀족 / 2019년 2월
평점 :

요즘은 우울증은 언제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마음의 감기'와 같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내 가족에게 우울증이 찾아오고 평소와 많이 다른 모습을 마주했을 때 그저 '지나가는 감기'라고 생각 할 수 있을까요? 많이 놀라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병원을 찾으며 어떻게든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고 싶어 애를 쓰게 됩니다.
저역시 저자처럼 가족에게 우울증이 찾아왔고 당황스럽고 피하고 싶은 시간이 있었습니다. 문성철님의 '우울해도 괜찮아' 책 소개를 보고 꼭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분은 그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정신의학과 의사 분들이 쓴 우울증에 관한 책은 많지만 환자가족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은 처음 읽어봤습니다.
이 책에선 우울증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다양한 사례과 조언들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우울증 때문에 힘드셨던 어머니에 대해 그리고 나중에는 자신도 우울증이 찾아와 힘들었던 시간을 이야기 해주고 병원선택과 극복방법까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치 작가님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이 책은 담담하면서도 눈물나고 꼭 필요한 정보까지 담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우울해도 괜찮아』의 저자는 어머니가 마음이 아픈 걸 옆에서 계속 지켜보면서 스스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을 곱씹으며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합니다.
“원래 인생은 즐거움, 분노, 슬픔, 기쁨의 롤러코스터다. 종착역이 슬픔일 수도 있고, 기쁨일 수도 있는 거다. 만약 병이 낫지 않을 수도 있단 걸 알았다면 전혀 다른 선택을 하며 살았을 것 같다. 결벽증처럼 치료에 집착하지도 않았을 거고, 가족을 구할 슈퍼맨이 되려고 매진하지도 않았을 테다. 그보다는 고통과 지혜롭게 동행하려 노력했을 거다. 정답만을 고집하지 않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상황에 맞게 유연한 해법을 더 고민했을 거다. 삶을 그래도 견뎌낼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 게 가장 중요한 본질이다. 이걸 절대로 놓치면 안 되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버렸던 거다. 그런데도 순간의 폭풍이 지나가면 반드시 기억해내야 한다. 특이한 행위 또는 예외적인 행동이 내가 아끼고 사랑하던 사람의 본질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
"어머니께서는 자살하지 않으셨다. 그제야 깨달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서도 몰랐다니. 엄마는 그렇게 힘겨운 삶을 사시면서도 끝까지 삶을 완주해냈다."
"그냥 옆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적극적인 추임새만 넣어줘도 환자는 후련해한다. 가장 좋은 대화는 '경청'이다."
우울증에 걸렸던 분들은 1번 이상 다시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어떻게든 완치되었으면 하고 조바심 내지 않고 그저 옆에서 들어주고 힘들지만 하루하루를 버텨주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것이 가족이 할 일이란 걸 배웠습니다. 화가 날 때도 있고 이해되지 않는 상황도 생길 수 있겠지만 환자의 본질은 나를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