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장은 나이 듦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체념하던 이들에게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사한다. 25세부터 정보 처리 속도 같은 ‘유동성 지능’은 줄어들지 몰라도, 축적된 경험과 통찰력으로 작동하는 ‘결정성 지능’과 감성 지능(EQ)은 우리가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발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무척 고무적이다. 결국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저속노화’의 핵심 키는 매일 먹는 음식, 행동, 말, 그리고 인간관계라는 일상의 습관에 달려있다.
우리는 진정 '행복을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저자는 헬렌 켈러의 일화를 통해 "행복은 결국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매일 변하는 자연의 사소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행복은 곁에 있어도 내 것이 되지 못한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논제와 마주하게 된다. ‘현대 사회의 노인 소외와 우울은 단순히 경제적·육체적 빈곤 때문인가, 아니면 행복을 느끼고 삶을 주도하는 정신적 근육(에이징 파워)의 부재 때문인가?’
치열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일수록 은퇴 후 자신의 사회적 역할이 사라졌을 때 급격한 상실감을 겪는다. 저자는 노년을 ‘상실과 쇠퇴’의 시기가 아닌 ‘성숙과 완성’의 단계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젊음을 억지로 붙잡으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은 추하게 늙어가지만, 다가올 시간을 경건하게 준비하고 초월적 태도를 지닌 사람은 영적인 단단함을 얻는다.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의지는 바로 이러한 내면의 평온에서 비롯된다.
지금 나의 위치에서 삶을 재설계하기
책을 덮으며 시선은 자연스럽게 내 주변의 아직은 노년이라 하기엔 젊은 어른들, 그리고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에게로 향한다. '노년 준비'라는 단어를 먼 미래의 은퇴 자금 마련 정도로만 치부했던 나의 안일함이 부끄러워졌다. 이 책은 노년이라는 특정 시기만을 위한 지침서가 아니다. 오히려 삶 전체의 지도를 펼쳐놓고 나의 태도와 행동, 언어 습관을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생의 전반에 걸친 재설계도'에 가깝다.
지는 해가 아름다운 이유는 세상의 모든 것을 따스하게 품어 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마지막 당부는 긴 여운을 남긴다. 해박한 과학적 지식과 93년이라는 삶의 궤적이 만들어낸 생생한 사례들은 백세시대라는 망망대해를 걷는 우리에게 따뜻하고도 명확한 나침반이 되어준다. 품격 있게 나이 든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해 준 이 뜻깊은 책을 접할 기회를 준 '특별한 서재'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 특별한 서재 신간평가단13기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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