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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BA
강시철.곽영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9월
평점 :
경영의 패러다임을 재설계하는 AI 시대의 필독서
『AI MBA』
경영학은 오랫동안 인간의 판단과 경험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트레이더가 차트를 보지 않고, 실리콘밸리의 마케터가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지 않는 시대. AI가 인간보다 더 정확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 순간, 우리는 경영의 근본적 재정의를 마주하고 있다.
『AI MBA』는 바로 이 대전환의 한복판에서 리더들에게 던지는 실전 가이드다. 저자는 서두에서 "제구포신(除舊布新)"이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명확한 메시지를 전한다.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펼쳐야 한다는 것. 이는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경영의 철학과 방법론, 조직의 가치 체계까지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근본적 제안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기술적 이해부터 전략적 활용, 윤리적 성찰까지 AI 경영의 전 스펙트럼을 다룬다는 점이다.
1장 '데이터 기반 경영'에서는 AI 시대 경영의 새로운 언어인 데이터를 어떻게 읽고 활용할 것인지를 다룬다. 2장에서는 RNN을 활용한 심정지 예측 사례처럼 구체적인 AI 도구들의 작동 원리와 실제 적용 사례를 제시한다. 미네소타주 병원에서 환자의 심박 데이터로 2시간 앞서 심정지를 예측한 사례는 AI가 단순한 효율화 도구를 넘어 생명을 구하는 혁신 기술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3장 'AI 조직 관리'는 특히 인상적이다. 저자는 "AI는 조직의 가치 체계를 재코딩한다"고 말하며, 정직·존중·책임 같은 전통적 가치들이 디지털 맥락에서 어떻게 재해석되어야 하는지 통찰한다. 투명성이 알고리즘 설명 능력을 포함하고, 존중이 디지털 프라이버시까지 확장되는 것처럼 말이다.
5장 'AI CRM'에서는 고객을 "심비언트(symbiont)"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재정의한다. 고객은 더 이상 단순한 소비 단위가 아니라 AI와 공생하는 디지털-생물학적 혼성체라는 것. 다소 철학적이고 시적인 표현이지만, AI 시대 고객 관계의 본질적 변화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8장 '윤리적 AI 경영과 지속 가능성'은 이 책을 단순한 기술 예찬서와 구별 짓는 핵심 장이다. 저자는 "AI가 세상을 읽는 눈이라면, 그 눈은 때로 우리가 준 거울에 비친 왜곡된 상을 학습한다"며 데이터 편향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아마존의 AI 채용 시스템이 남성 지원자를 선호했던 사례, 얼굴 인식 기술이 흑인 여성에게 35%의 오류율을 보인 사례는 AI의 중립성 신화를 무너뜨린다. 기술은 결코 가치중립적이지 않으며, 과거의 편견을 미래로 투사할 수 있다는 경고는 AI 경영을 추구하는 모든 리더가 새겨들어야 할 메시지다.
책의 폭넓은 범위는 장점이자 때로는 약점이 된다. 일부 장에서는 개념적 설명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시적 표현에 치우쳐 실무 적용이 모호한 부분이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AI 도입 초기 단계에 있는 조직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이 더 보강되었다면 현장 활용도가 높았을 것이다.
또한 책에서 제시하는 사례들이 주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중심인 점도 아쉽다. 한국 기업의 성공 및 실패 사례가 더 포함되었다면 국내 독자들의 공감대가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AI MBA』는 AI 시대를 맞이하는 경영자와 리더에게 필수적인 나침반이다. 이 책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경영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으로 바라본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AI 기반 조직 설계, 고객 관계의 재정의, 그리고 무엇보다 윤리적 책임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은 파편화된 AI 담론 속에서 전체를 조망하게 해준다.
"디지털 르네상스의 서막이 오르고, 지평선 너머로 AI와 비즈니스의 공생적 미래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첫 문장처럼,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입구에 서 있다. 이 책은 그 문턱을 넘기 위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새로 배워야 하는지 명확히 알려준다.
AI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리고 그 준비는 미래가 아닌 지금, 바로 이 순간 시작되어야 한다. 『AI MBA』는 그 여정의 가장 확실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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