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
민혜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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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쓰여진 가곡 <아마릴리 >처럼 작가의 말대로 작가의 책을 열고 작가의 심장에 쓰인것을 보고 내 심장에는 다른 한편의 인생을 새기게 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작가와 함께 웃고 눈물나는 사연에 마음이 울컥해지기도 했다.

작가의 달달함이 묻어나는 추억, 애달픈 추억의 많은 날들을 모래시계가 여러번 뒤집히도록 함께 했다.

작가의 사연들은 어릴적으로 떠나기도 하고 어머니와 타인의 삶까지도 오간다.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 비아그라 두 알을 발견하게 되며 피식 웃으며 시작한 사연은
작가의 오만가지 상념과 함께 인간의 욕망에 외로움과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로 번져가며 내 마음까지 쓰려왔다.

평소 함께 했던 가족의 빈자리는 너무도 크다. 둘째가 100일즈음 되었을때 생명이 불어넣는 활기로 평온함을 느낄 무렵, 할머니의 온기가 식은 뺨을 부비며 통곡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그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

남자 화장실을 고치게 되면서 남편을 빌리기까지 하는 사연은 1인1가구 시대인 현재 여성들이 가장 공감할 이야기다. 뉴스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혼자사는 여성을 노리는 범행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방문하는 직업을 가진 여성들 또한 남자 혼자 집에 있는 경우는 어떠한가?

6~7년전에 알게 된 피부 미용을 하는 원장언니가 건장한 중년의 남자손님이 오는데 혼자만 샵에 있으려니 무섭다며, 혹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나에게 아기 데리고 3시간정도 함께 있어달라며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 그러다보니 정수기나 수도검침, 가스검침등을 관리 하는 분들이 대개 여성이라는 점에서 남성 혼자 거주한다거나 하면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을까? 여러모로 요즘의 뉴스들을 보면은 이럴 땐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그리고 여성 외에도 남성, 그리고 힘이 쇠해진 연세드신 노인분들도 충분히 공감하지 싶다. 남성들도 군대에서 성폭행, 성추행을 당하는 추세이니 말이다. 게다가 노인분들도 혼자 사시는 분들이 더 많이 늘고 있는 추세인 만큼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사연이다.

담배학생'과 ' 어떤 을'의 사연에서는 기분이 참 씁쓸해지고 썩소가 날려졌다. 사람의 사연에는 비슷한 연민을 느끼게 하는 사연들도 많지만 불의한 일들에 대한 불쾌감을 느끼는 사연들도 있게 마련이다. 상대방이 똑같은 일을 겪지 않으면 그 경험은 오롯이 '나 혼자만의 일' 일 뿐이다. 공감이란 것은 비슷한 경험이 일어났거나 경험했을때 비로소 얻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어려울 때 친하고 매일같이 함께 하며 도와주었던 사람이 잘 살게 된 것을 보면 기뻐하게 되건만 어려웠던 그들은 잘 살게 되면서 도와주었던 이들을 등지는 참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어이없기도 한데 , 마음을 할퀴고 간 그들의 흔적은 이내 야속하기만 할 뿐이다.

산과 자연을 사랑하고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이 좋다는 그녀는 낭만을 아는 파리지앵을 추구하는 소녀같은 감성을 품기도 하고 깊은 연륜이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의 수필들에 일일이 하나씩 글에 화답하자면 방대한 서평의 수필집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신화속의 임들이여.. 조용히 묵묵히 자신을 가리고 남들을 위한 조국을 위해 애쓰신 독립운동가 후손들께 경의를 표하며 ..

이 책은 다양한 세대의 시대를 어우르며 각자의 삶과 감정과 감성을 실어낸 작가의 감성과 삶, 사회문제를 직면한 현실, 그리고 죽음의 의미까지도 포장하지 않고 담아 내어준 총 56편의 고마운 수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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