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일은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킬 뿐이며, 평화를 위해서도 통일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수주의자라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적국'으로 볼테지만, 만약 그가 동시에 평화주의자라면 그 '적국'과 어떻게 평화게 도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비록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한 "평화적 통일"의 상대방이지만, 국제법상으로는 중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외국'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일이야말로 안보와 통일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인식적 전제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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