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 수의사가 되고 싶은 수의사의 동물병원 이야기
김야옹 지음 / 뜻밖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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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물을 특별히 더 사랑하고 돌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 마음을 잘 알기에 김야옹쌤의 동물병원으로 초대를 매우 격하게 수락합니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나를 극대노하게 만든 사례가 나왔다.

구두 이혼을 여러번 요구한 김부장님의 마음까지 돌아서게 만든 반려견 유기 사건!

터져 나온 욕 방언은 쉽사리 멈추지 못했다!

내가 정말 화가 나는 건 저런 반려동물과 살 자격도 없는 영혼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는거다.

귀여워서 데려와 놓고 아프면 버리는!!!

최근에 상담 중에 소변 실수를 하는 고양이를 파양할 거라며 당당하게 밝힌 보호자가 있었다.

정말 말도 섞기 싫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교정이 돼서 그 아이가 파양 당하지 않길 바라며 내 속마음을 꾹꾹 눌러서 억지로 꾸역꾸역 상담을 해줬다.

이럴때마다 독일처럼 강력한 동물보호법이 좀 나왔으면 하는 갈증이 커진다.


어느 것 하나 안타깝지 않은 사연들이 없을 정도다.

야옹쌤이 울때 나도 울고 야옹쌤이 집중하지 못할 때 나도 그러했다.

하지만 모든 사연을 담을 수 없었기에, 선별이 된 것인지

아님 정말 다 좋은 결과를 맺었는지 모르겠지만, 사연들은 모두 잔혹 동화 같은 결말은 아니다.

책을 읽으며 느낀 건데 아마도 야옹쌤의마음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품은 작은 마음이 전해지고 전해져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따뜻한 결과를 만들어낸 게 아닐까-

하지만 야옹 쌤은 안 될 거란 걸 알면서도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자신이 할 수 없는 부분을 바로 파악하고 해결하려고 어떻게든 노력한다.

반면에 난 이런 사례들을 접하면 반려동물을 그렇게 만든 美친 영혼들에게 순간 최대 분노치를 끌어올려 앞뒤 가리지 않고 한방에 퍼붓고는 경멸하는 스타일이다.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없는 나 자신이 답답해서 더 그랬던 거 같다 그렇다고 속이 시원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뒷일이 걱정이 될 때가 태반이었다.

책을 읽고 아직도 어린아이 같은 내 행동들을 많이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화를 내다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다 언젠가 스치듯 봤던 나태주님의 시가 갑자기 떠올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던 그 마음,

미안함, 그리움 모두 희미해진 지금 다시 한번 초심을 찾아보려 한다.

며칠 전 SNS에 유기묘까페에서 봉사자를 모집하는 글이 올라 온 걸 봤지만, 평일 봉사자를 모집하는 글이었다.

그동안 바쁘단 핑계로, 피곤하단 핑계로, 코로나를 핑계로 외면했던 봉사활동부터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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