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지음, 심연희 옮김, 이슬 낭독 / 다산책방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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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미친 듯이 바빴던 사라는 최근 들어 생긴 어지럼증을 이겨내려 내다본 창밖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보게 된다.



고양이와의 황당한 짧은 만남을 뒤로한 채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집을 빠져나갔지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눈앞에 벌어지고 극도로 긴장한 그녀는 결국 혼절하고 만다.



하지만 나쁜 일은 몰아서 온다고 했던가.

실려 간 병원에서 그녀는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

21세기의 흔한 감기라고 말하는 의사 말 따위가 들어올 리 없다.

낼모레면 마흔인 것도 억울한데 눈앞에 벌어진 이 모든 일이 서럽기만 한 그녀 앞에 아침에 꿈처럼 만났던 그 고양이가 다시 나타난다.


남의 속 타는 심정도 모르고 이 속편한 영혼은,

따라놓은 우유를 인터셉터 한 주제에 천연덕스럽게 감사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사라 너를 입양하러 온 시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쯤에서 사라를 찾아갔던거랑 비슷할 것 같은 현기증이 나를 찾아왔다.

분명히...전 세계 수백만 독자들의 삶을 안아준 특별한 힐링 소설이라고 했는데...

사라를 입양하러 온 시빌이 아니라 나에게 행복하라고 말해주는 시빌을 만나보고 싶었던 건데..

대췌 이 당황스런 전개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멀미가 나는것만 같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악몽은 끝이 났고,

찾을 수 없을 것만 같던 노트북을 찾은 사라는 어제를 보상 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어째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거니......

헤어지자는 말을 듣긴 했지만, 진실만을 말한다고 굳게 믿었던 호아킨의 2년간의 배신도 기가찬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호아킨의 실체에 직면한 사라는 판단력이 흐려져 사리 분별을 못 하는 지경에 이른다.

시빌마저 자신이 미쳐서 만들어낸 상상 속의 고양이일뿐이라며-

하, 이런 이단 옆차기로 싸대기를 맞고 쓰러져 고양이 똥에 코를 박을 영혼같으니!


생각한 거랑은 조금 다른 전개였지만,

소설에 나오는 사라의 이야기는 주변에 널리고 널렸다.


나만 억울하다고,

왜 나한테만 이러냐고 묻고 싶은 날이 셀 수 없었지만, 다른이들의 인생도 나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더이다.

그리고 망각의 축복이 넘치는 나는 또 그렇게 암시롱안허게 살아갔다.


하지만 부쩍 화에 도달하는 시간이 짧아짐을 느끼는 요즘

하나의 작은 생각에 갇혀 나의 큰 하루를 버리지 말자고 아무리 다짐해도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지나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란 걸 잘 알면서도 말이다.


그때마다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건가 후회를 전혀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이미 저질러진 걸 어쩌겠냐며 애써 쿨내를 풍길 때가 허다하지만,

이미 지나간 것에 안달복달 할 바엔 지금 남은 나의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을 그저 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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