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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소개소
임두건 지음 / 복고기봉 / 2020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의 소개를 보고 묘연을 주제로 한 소설이라 너무 기대가 되었고, 이미 기억에서 희미해진 콩이가 첫 의뢰묘였다니! 그 속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책을 한참을 읽은 뒤에야 이 책을 쓴 작가가 한국 사람이란 걸 알았다.
난 뭐땜에 그런 생각을 했을까? 일본작가가 쓴 책일거라는 근거없는 생각을...
어쩜 내가 가진 편견이 생각보다 어마무시하게 위험하단 생각이 문뜩 들었다.
응. 쓸데없는 소린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하겠다요
12개의 에피소드로 되어있는데 난 책을 읽으면서 묘연보다는....이란 생각이 자꾸 들었다.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는 묘연과 작가가 생각하는 묘연의 의미가 다를 수도 있는 거니깐.
암튼 그럼 이제 책을 한번 들다 보기로 한다.

궁금했던 고양이 소개소가 그 실체를 드러냈다.
사람의 직업소개소처럼 서로 필요한 조건을 맞추어 최선의 상대를 연결해주는 역활을 하지만 이곳은 의뢰인.... 아니 의뢰하는 사람.... 아니 의뢰를 하는 주체가 고양이! 바로 의뢰묘가 되시겠다-
휴..... 이 말하는 게 뭐 이렇게 참.......
뭐 어느정도 예상은 한 거라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다.

그렇게 궁금했던 콩이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콩이에게서 두부에게로 그리고 나비에게로 전해진 염원-
그렇게 이어진 묘연.
어쩌면 허무맹랑하고 억지스럽다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집사인 나에겐 그런 것이 허투루 들리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고양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반려견 뿌꾸가 생각이 나서 한동안 책을 볼 수가 없었다.

그냥 집사들 사이에서 말하는 간택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읽은 책은 참으로 무거웠다.
기다림의 행복은 전혀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꺼낸다.
집사들은 반려묘가 떠난 후를 걱정하는 것보다 혼자 남은 반려묘를 생각해 본적은 드물 것이다.
다양한 접근이 너무나 좋다.

이번엔 전문 서적에서나 만날 법한 지식이 튀어나온다.
집사들이 알아두면 좋은 유용한 정보들이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 그려져 있는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그리고 책과 함께 온 스티커 또한 마음을 흡족하게 만든다.

먼저 보낸 반려견 뿌꾸에게 몰라서 했던 실수들과 미안함 그리고 그리움은 때때로 크고 작게 날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나는 지금은 잘 알면서도 또다시 후회할 짓을 반복하고 있다.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당연한 것에 대한 소중함.
처음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았던 기쁨이 그리고 다짐이,
항상 곁에 있는 당연함에 익숙해져서 희미해져 버렸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