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3
진 웹스터 지음, 애니메이션 <키다리 아저씨> 원화 그림, 허윤정 옮김 / 더모던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마운 도움을 주거나 대단한 호의를 베푸는 사람을 가르쳐 키다리 아저씨라는 말을 하곤 했다.

하지만 그 표현을 암시롱얺허게 사용하던 나는, 정작 어떤 내용인지는 몰랐다니 하하하하하


‘앤 셜리’에 버금가는 초긍정 캐릭터 ‘주디 애벗’의 이야기인 《키다리 아저씨》가, TV애니메이션 원화와 함께 읽는 「더모던 감성클래식」의 세 번째 권으로 출시되었다. 독자들로부터 “애니메이션 원화를 ‘만화책’처럼 구성해 넣은 삽화 덕분에 긴 분량의 완역본이지만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을 인정받은 바로 그 시리즈다.


겉표지도 좋은데 속표지는 더 좋다.

거칠거칠한 느낌의 재질이 e-book도 좋지만 넘기는 맛을 고집하는 이유에 힘을 실어준다.


애니메이션 원화를 ‘만화책’처럼 구성해 넣은 삽화 덕분인지

남의 편지를 훔쳐보는 즐거운?! 기분 때문인지 하나도 지루함이 없다.

삽화가 정말 너무 이쁘다



매달 찾아오는 우울한 수요일에 기적이 일어난 제루샤와 장님거미의 첫 대면이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각주퍼레이드는 내가 그동안 스쳐지나듯 안녕한 각주들이 얼마나 의미가 있었는지 깨닫게 해준다.



매달 우울하게 만들었던 첫째 수요일,

그중에서도 가장 끔직했던 그날의 수요일에 스치듯 안녕한 장님 거미의 조건부 후원을 얻어 '아흔일곱 명의 아이를 아흔일곱 쌍둥이’로 만드는 것이 교육철학인 고아원으로부터 기적처럼 탈출 기회가 생긴다.

글을 읽으면서 한번, 그림을 보면서 한 번 더 신나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

책은 둘째치고 애니메이션을 봤는지 안 봤는지 기억조차 없던 이 책이 손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하이텐션이다!



이 책엔 작품해설이라는 스포일러가 숨어있다.

그래서 조금은 난해한 부분들도 쉽게 이해되기도 하고, 주인공들의 감정변화를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굳이 이 애길 처음에 하는 건 혹시나 스포를 극혐까진 아니라도, 

미리 알고 싶지 않은 사람에겐 작품해설 읽음을 방지하기 위함이요,

나같이 마음이 급한 사람에겐 권하기 위함이다.



이제부터 그들만의 편지가 시작된다.

후원을 받지만 당돌하기 짝이 없는 아가씨다.



주디로 거듭난 제루샤 애벗-

언젠가 어떤 배우가 주인공의 친구면 카메라 등장 횟수가 많아지고 같이 살면 더 좋다고 했던 인터뷰가 갑자기 생각난다.

샐리 맥브라이드, 줄리아 러틀리지 펜들턴 그들이 그러하다 피식-




‘앤 셜리’에 버금가는 초긍정 캐릭터 ‘주디 애벗'이라 칭했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대학에 들어갈 나이지만 고아원 시절의 기억이 자신의 치부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동화이기에 밝은 부분이 부각되어 표현되진 않지만,

그녀는 대학에 갈 만큼의 나이가 되었음에도 고아원 생활을 했던 만큼 아무래도 자격지심의 크기도 컸을 것이다.

이곳저곳에서 은연중에 내비치는 고아로서의 자격지심이 못내 마음이 아프다.

마음은 어린아이에서 멈춰버린 그녀지만, 천성적으로 밝은 그녀이기에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아직은 어리기만 한 주디의 널 뛰는 감정표현이 그대로 나타나는 대목이다.

화를 내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는 아이가 화라는 감정을 표현하다 보니 가끔 극단적일 때가 있지만 그 정돈 애교로 넘어갈 만하다.

단지 조금 자주라는 게 안습이긴 하지만 꺼내 읽을 때마다 유쾌하다-



주디의 성장일기가 연애편지로 전환됐다.

아주 유치찬란 대환장파티다-

한창 그럴만한 나이지 않은가~후후

게다가 두 마리 토끼 어느 한쪽도 기울지 않는다.

에라이 불공평한 세상!


어머 나 지금 누구한테 화낸거니?크크크크크



[키다리 아저씨]가 출간된 1912년에 미국 여성은 선거권이 없었다. 

이 작품이1920년에 미국 여성이 선거권을 가지게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눈치 없는 여자의 의도치 않은 밀당에 요령 없는 남자가 전쟁을 선포한다 후후후

사랑에 빠진 남자의 실행력은 그 누구도 쫓아갈 수 없다.

마치 주디의 지니가 된냥 모든 것을 가진 남자가 사랑에 빠지면 이래도 되나 싶을 현실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키다리 아저씨가 키다리 아저씨 하고 있다-

됐고 니 들끼리 놀아

불쌍한 지미 냅둬 좀 

어차피 답은 저비스 팬들턴 너자나!



어릴 때 읽은 기억도 애니메이션으로 본 기억도 없지만,

그때 접했더라면 이해하지 못하고 재미도 못 느꼈을지도 모르지 않았을까?

어쩌면,, 지금이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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