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인 당신이 작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 글쓰기에서 출판까지 실전 로드맵
백미정 지음 / 대경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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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의 흔적을 글로 남겨보자. 

너무 좋은 시도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제시하는 실전 로드맵!!

이제 가족보다 나라의 혜택을 더 많이 받게 된 나의 장여사의 기록을 출판까지는 아니더라도 책을 한 권 만들어보고 싶은 큰 그림을 그려보며 설레고 욕심이 생겼다.



세 아이의 엄마면서 글을 쓰는 작가라길래 라고 먼가 세상 차분하고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 같은 말을 사용할 것 같은 내 느낌적인 느낌따위 대신 꽉 들어찬 돌직구가 나를 반긴다.

사람들아 책 좀 사가란다. 나 취향 저격당했다-

그리고 어떤 구성의 책인지에 관해 설명을 한다.

예상을 빗나간 작가님의 글이 더욱 궁금해진다.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나 또한 배영 발차기를 배우던 수영장에서 버러플라이를 하는 옆 레일을 입 벌리고 쳐다보다 물싸다귀를 맞고 현타가 온적도 있고,

지하철에서 무심히 선을 행하곤 내가 더 감동해선 선택받음에 감사한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다.

당시엔 벅차고 유레카 같던 그 모든 시간이 지금은 어쩌다 떠오르기는커녕 이렇게 끄적댈 때나 아늑히 먼 곳에서 모자이크 처리된 것마냥 형태만 덩그러니 기억이 날 뿐이다.

좋은 기억들은 길이길이 남아 변하지 않아 내 삶을 변화시켜주면 좋을 텐데 나의 기억력은 망각의 축복을 받아 기록하지 않으면 이내 소멸되버린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그래서 난 가능한 기록을 많이 남기려 하나 그 또한 망각의 축복을 받아 잊어버리기에 십상이다


안 괜찮았지만 보는 눈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 때문에,

내 마음의 병이 쉽게 낫지 않은 이유

여태 했으면 됐어-

더이상 나 자신을 가둬놓는 그런 일 따위-

작가님의 말이 내 마음에 남았다.


Part마다 생각이 글이 되는 에세이 수다로 마무리가 된다.

이건 꼭 작가가 되기 위한 게 아니라 평상시에 일기라든가 가볍게 무언가를 끄적일 때 제법 그럴싸하게 글을 적게 만들어준다.

이전 Part는 작가님의 입담을 맘껏 보여 준 에세이 형식이었다면 Part3부터는 글을 쓰는 팁들을 알려주는 형식이다.

바로 적용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용한 팁들이다.

아직 잘할 수가 없다. 작가가 아니니깐!

지금은 생각나는 것들을 일단 어디에든 끄적거리는 습관을 기르는게 우선이다.


코코라는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산 사람들이 죽은자를 추억하며 기억해야 해

그렇게 죽은자를 기억해주던 마지막 사람마저 없어져 아무도 죽은자를 기억하지 않게 되면, 

죽은자들의 세계에서도 사라지게 되는 거야 그걸 마지막 죽음이라고 부르지


코로나가 끝나면 내가 받은 책들을 도서관에 기증하려 한다. 

작가님이 부탁한 가치 있는 죽음을 위해 글을 지금 쓰는 건 아니지만,

작가님이 책에 남겨준 내 이름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나를, 

정확히 말하자면 내 이름을 기억해주지 않을까?

어떤 의미에선 작가님이 부탁한 가치 있는 죽음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일면식도 없는 저의 이름을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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