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의 섬진 산책
공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대표 작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 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개인적으로 세번의 결혼과 ㅇ이혼을 겪었고 현재 진행중인 소송이 다섯개이고 기사에 악플이 줄줄 달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 -2020.10.

 

책 날개 글. 그 많은 작품 중 '무소의 뿔처럼~'만 남긴 점, 일체의 약력을 생략하고 개인사의 굴곡을 담백히게 적은 점이 그녀의 자세, 결심을 알게 한다. 그런데  '개인사의 굴국'이라 적으면서 내 심장이 조여든다. 생략된 고통이, 그렇게 단단해 지기까지 그녀의 고독감이 한꺼번에 와닿아서 그런 거겠지.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하고 감탄하고 응원하면서 읽은 책이다. 많이 팔려서 그녀가 경제적으로 더 편해지면 좋겠고 무엇보다 지금보다도 더 당당해지면 좋겠다(이책을 읽은 건 작년 이맘때. 여기 리뷰를 쓰기로 마음먹었기때문에 공책에 썼던 글을 옮기는 중이다.) 

 

-프롤로그. 나는 죽어도 될 이유를 30가지도 더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물리적인 나이와 상관없이 한번쯤(아니면 그 이상) 죽고싶다는 생각을 떨치려고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본 사람. 실제로 자살을 실행에 옮긴 사람이야말로 지독한 이기주의자라는 생각에 공감했던 사람들이라면 그녀의 진심을 담은 글에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언제라도 다시 살다가 지독한 우울이 찾아 오면 다시 아무데나 펼쳐서 읽어볼 글들이 담겨있다.

 

기러기 -메리 올리버 (번역 공지영)
네가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
참회하면서 백마일의 사막을 무릎으로 길 필요도 없지.
단지 네 몸속의 부드러운 동물이
사람하는 것을 사랑하게 내버려 두면 돼.
나에게 절망을 말해봐, 네 절망 말이야,
그럼 나도 내 절망을 말해줄게.
그러는 동안 세상은 세상대로 굴러가겠지.
그러는 동안 햇살 그리고 굵은 빗방울
초원과 수풀, 산과 강이 있는 풍경을 가로질러 가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