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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섬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1
다비드 칼리 지음,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이현경 옮김, 황보연 감수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평점 :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 다비드 칼리와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가 만들어낸 <그림자의 섬>은 책을 펼치고 접을 때까지 나오는 128종의 멸종 위기의 이거나 멸종된 동물들이 나온다. 신비롭지만 서늘하고, 아름답지만 슬픈 그림들을 통해 꿈같지만, 현실의 어두운 면을 동시에 보여준다.
어느 이름 없는 숲속에 '소원의 늪'과 '잃어버린 시간의 폭포' 사이에 자리 잡은 '꿈의 그늘'이라는 곳에, 동물들의 악몽을 치료해 주는 의사 왈라비 박사가 있다. 악몽을 먹어치우는 시리아와 함께 악몽 사냥을 나섰던 왈라비 박사 앞에, 새환자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 가 나타나 악몽을 이야기한다.
"모르겠어요. 꿈을 꾸면, 텅 비어 있는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깊고 깊은 곳에서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어둠만 보여요."
악몽이 아닌 멸종된 태즈메이니아 주머니 늑대. 그가 간 곳은 세상에 없는 동물들의 영혼이 모여 사는 유령의 섬.
인간들에 의해,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놓인 수많은 동물들. 왈라비 박사의 [악몽 사냥 설명서]에 나와있는 내용은 슬프게도 인간이 동물을 사냥할 때 쓰는 방법들이었다. 인간의 잔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멸종되었다고 등장한 태즈메이니아 주머니 늑대는 1936년에 동물원에 있던 마지막 한 마리가 죽음으로써 멸종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모든 동물 가운데 인간은 멸종될 위험이 가장 큰 동물이다.
우리는 판다와 바다표범을 걱정하지만,
판다와 바다표범은 우리를 보호해 줄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핵무기, 농약, 고엽제, 석유, 휴가철 별장 들과 함께
우리가 영원히 사라져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스테파노 벤니(철학자, 시인, 작가)
표지에 나타난 제목조차 부분 부분 지워져 보이고, 그림자처럼 처리된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의 디테일함이 돋보였던, 페이지 한 장 한 장 여러 번 들여다보게 만들어진 책.
인간들의 욕망과 욕심이 커질수록 지구에서 사라져간 수많은 생명들.
인간의 욕심이 타락시키고 있는 생명의 존엄성.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중. 인간과 환경과의 공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