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달>이란 동화책을 읽고 서늘한 가을날의 밤하늘이 떠올랐어요. 한편의 서정시를 읽은 느낌이랄까...뭔가 절제된 듯 하지만 달의 모습과 바람의 마음이 머리속에 그려졌지요. 아니나다를까 이 그림책은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조지 맥도널드의 시를 동화로 만든 것이라네요.<바람과 달>에 등장하는 달은 고고하기 그지없습니다. 바람의 어떤 위협에도 변함 없고 바람의 힘이 닿지 않는 곳에서 홀로 빛나는 고귀한 존재로 비춰지지요. 바람은 이런 달을 질투하고 시기합니다. 나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바람은 달을 없애고 싶습니다. 너를 멀리멀리 날려 버릴 거라고 바람을 거세게 일으키고 힘껏 불어봅니다. 하지만 달은 꿈쩍도 하지 않아요. 그러던 어느날, 바람의 소원대로 달은 사라집니다. 단 하나의 흔적도 없이, 단 하나의 빛도 없이 말이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달은 다시 떠올랐어요 전보다 더욱 더 환한 빛을 내며 고귀한 자태로 밤을 밝히며 천천히 차올라 세상을 비추었지요. <바람과 달>은 달빛처럼 세상엔 변하지않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바람의 어떤 위협에도 변치않는 달빛처럼 우리에게도 어떤 시련에도 지켜가야할 가치가 있다는 걸 배울 수 있었어요.